◇ 과기부, 반도체·배터리·슈퍼컴 등 ICT R&D에 1324억 투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미래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첨단전략기술인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초고성능컴퓨팅, 초전도 분야 연구개발에 올해 1324억원을 투자한다고 18일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이런 내용의 '2023년도 ICT 원천연구개발사업 시행계획'을 이날 확정했다.

올해 투자 규모는 작년 1557억원에 비해 15% 줄어들었다.

다만 이는 양자컴퓨터 사업이 ICT 원천연구 분류에서 빠진 데 따른 것으로 양자컴퓨터를 제외한 지난해 예산 1212억원과 비교하면 9.2% 늘어난 것이라고 과기정통부는 설명했다. 분야별로는 반도체 분야에 839억원을 투자해 지능형반도체, PIM반도체, 화합물반도체 등 차세대 유망분야 기술을 개발하고 전문인력 양성도 지원한다.

 

◇ 韓 연구진, 신소재 활용 발광소자 세계 최초 개발…수명 3000배 향상

1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서울대학교 이태우 교수 연구팀은 금속 할라이드 페로브스카이트와 유기발광 소재를 결합한 고효율 장수명 하이브리드 탠덤 발광 소자 개발에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과기정통부 기초연구사업(리더연구)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Nature Nanotechnology)'에 16일 게재됐다.

페로브스카이트는 차세대 태양전지 소재로 널리 알려져있다. 전기적 특성과 색 순도가 우수하고 가격이 저렴해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자로 주목받고 있으나, 기존 유기발광소자(OLED)보다 효율이 낮다는 점에서 한계를 갖고 있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 중 하나는 서로 다른 특성의 소자를 결합하는 '탠덤(Tandem) 구조'를 이용하는 것이다.

 

◇ 생산기술연, 혼자 모종 옮겨 심는 '스마트팜 정식 로봇' 개발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특수목적로봇그룹 양승환 수석연구원 연구팀이 로봇 전문업체인 코보시스, 전동특수차 전문업체 화인특장과 함께 무인 자동화 스마트팜 정식(定植) 로봇을 공동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정식은 모종을 다른 장소에 옮겨 심는 작업이다. 두 개의 로봇팔과 자율주행 이동체로 구성된 이 로봇은 한쪽 팔이 모판에서 개별 모종 위치를 파악해 한 개씩 뽑고, 다른 팔로는 재배용 배지(培地)를 파내 모종을 정식하는 작업을 수행한다. 

로봇이 모종의 위치와 정식할 배지 위치를 정확히 인식할 수 있는 것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영상인식 기술 덕분이다. 

연구팀은 스마트팜 농가에서 가장 많이 재배하는 토마토, 파프리카 모종을 옮겨 심을 수 있는 무인 자동화 로봇 구현을 위해 활용도가 높은 40공 모판을 활용했다.

 

◇ 한국연구재단, 1V 전압으로도 빛 조절 가능한 기술 개발

매우 낮은 전압으로도 빛 신호를 효과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신소자가 개발됐다.

한국연구재단은 광주과학기술원(GIST) 송영민 교수와 멜버른대학교 김세정 교수팀이 능동물질을 활용해 1V 이하의 전압만으로 빛을 조절하는 새로운 구조의 '광 변조 소자'를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능동물질은 외부에서 전압을 가했을 때 광학 특성이 변화하는 물질이고, 광 변조 소자는 전기적 신호를 사용해 빛 신호를 제어하는 물질이다. 이번에 공동연구팀은 광 변조 소자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저전압 동작에서 광변조를 가능케 하는 새로운 구조와 재료 발굴에 나서 단순한 구조설계로 능동물질과 빛 간 강한 상호작용을 유도하는 스위치 소자 개발에 성공했다.

 

◇ '동물실험 없이 신약 개발'…화학연, 새 생체모사 장기 칩 개발

한국화학연구원은 이성균·김홍기 박사 연구팀이 새로운 생체모사 장기 칩(Organ-on-a-chip)을 통해 인체 내 만성염증 환자의 염증 분석과 치료제 효능 평가에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장기 칩은 다양한 인체 유래 세포들을 동전 크기 미세 유체 칩의 3차원 환경에서 배양해 복잡한 인체 장기를 따라 할 수 있게 하는 체외 플랫폼 기술이다.

연구팀은 반도체 공정 없이 3D 프린팅을 이용해 장기 칩을 새롭게 설계·제작했다. 칩의 일부 구획을 의미하는 '채널'과 '채널' 사이 물리적 구조가 없어 세포 이동을 관찰하기 쉽다.

연구팀은 이 장기 칩에 만성 폐쇄성 폐 질환 환자 혈장을 주입해 인체의 선천성 면역세포 중 하나인 호중구가 혈관 벽을 뚫고 염증 부위로 이동하는 현상을 자세히 관찰할 수 있었다. 

 

◇ 고려대, 고성능 광전소자 개발…친환경 양자점 개발

려대 화공생명공학과 백세웅 교수와 충북대 김한슬 교수팀이 무독성 AgBiS2 양자점의 결함을 제어하고 광전 소자의 효율을 올릴 수 있는 '리간드 앙상블' 표면 개질 기술을 개발했다고 지난 11일 전했다.

연구팀은 AgBiS2 양자점의 결정면 중 기존에 연구가 많이 이뤄지지 않은 전하중립면의 표면 제어를 성공했다. AgBiS2 양자점을 이용한 태양전지 중 가장 낮은 개방전압 손실 및 적외선 광센서 중 가장 빠른 응답속도를 기록했다. 고성능 무독성 양자점 광전소자 개발로, 에너지변환뿐만 아니라 자율주행, 첨단로봇, 실감형 디스플레이 등에 필요한 적외선 소재와 부품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고 평가받는다.

콜로이달 양자점은 입자의 크기에 따라 흡광 및 발광 등 물리적 성질이 달라지는 나노입자다. 다른 용액공정 반도체 소재와 달리 근적외선 영역을 넘어 기존 유기반도체 소재나 페로브스카이트가 흡수하기 어려운 적외선 대역까지 광응답을 할 수 있다. 

 

◇ 디지스트 연구진 CO2→에틸렌 촉진 전기화학 촉매 개발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디지스트)과 서강대학교 공동연구팀은 이산화탄소(CO2)에서 에틸렌(C2H4·식물호르몬의 하나로 화학구조가 지극히 간단한 탄화수소로 과일의 성숙, 개화, 잎의 떨어짐 등을 유도하거나 조절)으로 전환을 촉진시키는 새로운 전기화학 촉매를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이산화탄소의 전기화학적 환원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 저감과 미래 청정 원료 생산이라는 친환경 에너지의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기존의 전기화학 촉매들은 높은 전류밀도에서 촉매 활동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이산화탄소의 에틸렌 전환에 있어 필수적 요소인 일산화탄소 중간체가 제한적으로 형성되고 이산화탄소 환원 반응 대신 수소생성반응이 유도되는 문제가 존재했다.

이산화탄소의 원활한 환원을 위해서는 전기화학 촉매를 통해 높은 전류밀도에서 일산화탄소 중간체가 안정적으로 형성되고 두개의 일산화탄소 중간체가 결합하는 이량체화(동일한 두 분자가 중합되어 만들어진 물질)를 촉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디지스트 남대현 교수팀은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은 환경에서 과일의 비타민 C 함량이 감소하는 현상을 활용해 비타민 C의 산화환원반응(물질간의 전자 이동으로 산화와 환원 반응이 동시에 일어나는 것)을 전기화학적 이산화탄소 환원 반응에 접목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 적은 광자 수로 민감도 최대치 '양자센싱' 기술 개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임향택 양자정보연구단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중앙대,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등과 공동으로 높은 정밀도의 분산형 양자센서를 구현하는 데 성공해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지난 11일 공개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분산형 양자센서는 넓은 영역에 분산된 여러 개의 변수를 기존 센서보다 높은 정밀도로 측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말한다. 공간적으로 분산돼 있는 여러 개의 물리량을 정밀하게 측정하는 방법이지만 이를 위해선 측정하고자 하는 물리량보다 광자 수가 많거나 같아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연구팀은 측정하고자 하는 물리량보다 적은 광자 수로도 양자의 최대 얽힘 상태를 만들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구현했다. 얽힘 상태에 있는 2개의 광자로 서로 멀리 떨어진 4개 위상에서의 물리량을 측정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 KAIST, 인공지능으로 '인간의 음악 본능' 원리 규명

KAIS는 물리학과 정하웅 교수팀이 인공신경망 모델을 활용해 사람 뇌에서 특별한 학습 없이도 음악 본능이 나타나는 원리를 규명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다양한 문화권에서 음악 정보처리의 공통된 기저가 형성되는 데 있어 자연의 소리 처리를 위한 진화적인 압력이 기여했다는 근거를 제시하고 이 원리가 다른 선천적 기능의 발생에도 적용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음악은 다양한 문화권에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문화적 보편 요소지만 이런 보편성이 어떻게 발생하는지에 대해선 명확하게 이해되지 않고 있다"며 "어떻게 음악정보처리 회로가 특별한 학습 없이도 뇌에서 나타날 수 있고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이해하고자 했다"고 연구배경에 대해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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