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이 지난 24일(현지 시각) 발표한 ‘스냅드래곤 X 엘리트’ 칩과 레퍼런스 디자인.
▲퀄컴이 지난 24일(현지 시각) 발표한 ‘스냅드래곤 X 엘리트’ 칩과 레퍼런스 디자인.

 

각각 모바일 칩 시장과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 선두주자인 퀄컴과 엔비디아가 Arm 기반 PC용 CPU 시장에 줄줄이 진출을 선언하면서 반도체 업계를 넘어 IT 산업 전반에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전통적인 PC CPU 시장 절대 강자인 인텔은 물론, 이미 Arm 기반 CPU 채비를 서두르고 있는 경쟁사 AMD 또한 치열한 격전이 불가피해 보인다. 나아가 MS와 경쟁하는 애플 외에 Arm, 삼성전자, TSMC 등 주요 빅테크들도 향후 직접 영향권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퀄컴은 지난 24일(현지 시각) 이날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스냅드래곤 서밋 2023’에서 PC를 혁신할 강력한 CPU 솔루션으로 '스냅드래곤 X 엘리트 플랫폼(Snapdragon® X Elite platform)을 공개했다. 퀄컴은 앞서 지난 2016년 ARM 기반의 PC용 칩을 내놨는데 2021년 반도체 설계기업 누비아를 인수한 뒤 자체 개발에 속도를 내 왔다. 특히 스냅드래곤 X에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하기 위해 특별히 설계된 기능이 포함될 예정이다.

이 제품은 모바일 컴퓨팅 분야의 새로운 맞춤형 통합 퀄컴 오라이온 CPU(Qualcomm Oryon™ CPU)를 탑재해 경쟁사 제품 대비 최대 2배 빠르고, 3분의 1 전력으로 경쟁 제품 최대 성능에 필적하는 성능을 구현한다고 회사측은 강조했다.

AI 중심 설계로 130억 개 이상의 매개변수를 보유한 생성형 AI 모델을 온디바이스로 실행하고, 경쟁사 제품 대비 4.5배 빠른 AI 처리 성능을 제공한다. 퀄컴측은 오는 2024년 중반부터 스냅드래곤 X 엘리트 기반 PC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업계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AI칩 선두주자 엔비디아가 조용히 PC칩 개발에 나섰다”며 “Arm의 반도체 아키텍처(설계기반)를 활용해 오는 2025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엔비디아의 CPU 시장 진출 또한 그 여파가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당장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업체는 인텔이다. 인텔은 자체 x86 아키텍처 기반의 제품을 통해 PC용 CPU 시장에서 절반 이상의 점유율로 아성을 구축해왔다.

하지만 저전력이 강점인 Arm 아키텍처가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이어 PC까지 ‘표준’으로서 인텔의 x86을 대체하려 하는 것이다. 인텔에 이은 CPU 2위인 AMD까지 오는 2025년을 목표로 Arm 기반 PC용 CPU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당장 반도체 업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일단 현재로선 Arm이 최대 수혜 기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저전력을 내세워 모바일 CPU 표준을 주도했던 Arm은 향후 PC와 노트북에서도 인텔 x86 계열 프로세서의 독점적인 지위를 무너뜨릴 기회를 잡았다. 애플은 이미 노트북용 M2 등 고성능 ARM 칩셋을 선보이며 독자적인 시장 지위를 구축했다. 여기에 엔비디아, AMD, 퀄컴까지 가세하면 설계 분야에서는 Arm이 사실상 표준이 될 가능성이 커진다.

반도체뿐만 아니다. 엔비디아의 CPU 진입은 PC 시장까지 뒤흔들 수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소식통은 로이터통신에 “MS는 윈도 호환칩 개발을 위해 퀄컴과 독점 계약을 맺었다”며 “내년 계약 만료 이후 복수의 경쟁 업체에게 시장 진입을 권유할 것”이라고 전했다. 과거 인텔처럼 단일 업체에 의존하지 않고 여럿에게 칩 생산을 독려해 지배력을 높이는 한편, 경쟁중니 맥PC(애플)를 견제하려는 포석까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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