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VD 코팅은 상위 두개 모델에만 적용할 듯
애플처럼 경량화 소구 전망
올해 애플이 ‘아이폰15 프로' 시리즈에 첫 적용한 티타늄 프레임을 삼성전자가 내년 초 ‘갤럭시S24’에 도입한다. 삼성전자는 베트남 내작 라인에서 일반 모델용 티타늄 프레임을 생산하고, 협력사 두 곳으로부터 플러스⋅울트라용 티타늄 프레임을 공급받을 예정이다.
BYD⋅에버인, 티타늄 프레임 공급 예정
티타늄 프레임은 지난달 애플이 새로 출시한 아이폰15의 고급형 모델(프로)에 한정 적용한 소재다. 기존 프레임 소재로 쓰던 알루미늄 대비 내마모성⋅내부식성이 뛰어나다. 강도 대비 무게는 가벼워서 아이폰15 프로가 프로 시리즈 중 역대 가장 가벼울 수 있는 비결이기도 하다.
각 라인업에서 가장 무거운 ‘프로맥스'를 기준으로 전작인 아이폰14 프로맥스가 206g, 아이폰15 프로맥스가 188g이다. 스펙상 무게 감소치는 18g 정도로 크지 않지만, 출시 이후 구매자들에게 가장 큰 소구점으로 ‘가벼운 무게'가 꼽힐 만큼 체감 만족도는 크다.
삼성전자 역시 내년 초 내놓을 갤럭시S24 시리즈에 티타늄 프레임을 적용한다. 삼성전자가 티타늄 프레임을 수급하는 경로는 세 가지다. 우선 베트남 내 내작(자체생산) 라인에 일부 공정을 구축하고, 나머지는 중국 BYD와 에버인으로부터 공급받기로 했다.
내작 라인에서 생산된 프레임은 일반 모델에, BYD⋅에버인이 공급하는 티타늄 프레임은 플러스⋅울트라 모델에 적용된다. ‘갤럭시S23’을 기준으로 울트라 모델 판매 비중이 60%에 육박하고, 플러스와 일반 모델이 각각 20%씩을 차지한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내년에 갤럭시S24에 탑재될 티타늄 프레임은 내작 보다는 BYD⋅에버인을 통한 수급 비중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티타늄은 스마트폰용 프레임으로 장점이 많은 소재지만 큰 부피로 가공하는 게 극히 어렵다는 게 단점이다. 이 때문에 프레임 전체를 티타늄 100%로 만들지는 못하고, 알루미늄 모재(뼈대)에 티타늄을 PVD(물리증착) 방식으로 코팅해 생산한다. 단면으로 자르면 알루미늄 위에 티타늄 박막이 올라가 있는 구조다.
애플은 이 PVD 작업을 고상확산공정(Solid Phase Diffusion)이라고 명명했으며, 이후 열처리를 통해 알루미늄과 티타늄 박막이 완전하게 접합되도록 보강한다고 설명했다. 프레임과 달리 후판은 티타늄 코팅이 이뤄지지 않으며, 티타늄 공정이 끝난 뒤 용접으로 이어 붙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PVD 작업은 바이탈잉크…일반 모델은 PVD 생략
스퍼터링으로 불리는 PVD는 또 다른 진공증착 기술인 ALD(원자층증착)⋅CVD(기상화학증착) 대비 생산성이 높은 편이다. 공정 온도도 낮아 효율이 높다.
그러나 진공 조건에서 공정이 진행된다는 점에서 잉크젯⋅스프레이 등 상온상압 공정들과 비교하면 처리 속도가 매우 느리다. 애플은 지난달 열린 아이폰15 신제품 발표를 통해 티타늄 프레임 PVD 공정을 마치는데만 14시간이 소요된다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티타늄 프레임을 대규모 생산하기 위해서는 여러대의 PVD 설비가 동원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BYD⋅에버인으로부터 공급받는 물량에 대해서만 PVD 방식 티타늄 기술을 적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PVD 작업은 BYD와 에버인이 각각 중국 내 표면처리 전문업체인 바이탈잉크(Vitalink)에 맡긴다.
나머지 삼성전자가 내작 라인에서 생산해 일반 모델에 탑재하는 티타늄 프레임은 PVD가 아닌 다른 코팅 기술이 동원될 것으로 예상된다. PVD를 동원하지 않고도 티타늄을 알루미늄 위에 안정적으로 코팅되게 하느냐가 관건이다.
한 스마트폰 산업 전문가는 “PVD 공정이 기존 코팅 기술과 비교하면 워낙 느리고 비싸기에 일반 모델에까지 적용하지는 못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아노다이징 같은 기술로 티타늄 같은 느낌만 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