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처럼 테스트 공정만 외주화
국내서 원익피앤이도 테스트 서비스 확대

일본 배터리 검사장비 전문업체 에스펙은 8억엔(약 72억원)을 투자해 배터리 검사라인 내 80대의 장비를 추가한다고 5일 밝혔다. 배터리 검사장비 공급 업체에서 외주 검사(테스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테스트 하우스’로의 전환을 가속화 한다는 목표다. 

이 같은 검사 공정 분업화는 반도체 산업에서는 일반적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서 팹 공정을 끝낸 웨이퍼는 OSAT(외주패키지테스트) 업체에서 후공정을 진행한다. OSAT 회사에 따라 테스트 공정만 제공하기도, 패키지까지 일괄 서비스하기도 한다. 테스트 공정만 제공하는 회사는 따로 ‘테스트 하우스’라고 부른다.

배터리 산업의 경우, 아직까지는 셀 업체가 테스트 공정까지 마친 뒤 완성차 회사로 직접 출하하는 게 일반적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전극 조립과 모듈화까지 끝낸 제품을 직접 충방전하고,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평가한 뒤 고객사로 인도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배터리 업체들의 생산능력이 급속히 확대되면서, 상대적으로 인건비 비중이 높고 공정 난이도는 낮은 테스트 공정은 외주화를 통해 투자 효율을 높이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테스트를 외주화하면 절감한 비용과 인력을 핵심 공정 확장에 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서도 원익그룹이 인수한 원익피앤이가 검사장비 공급 사업을 확장해 테스트 하우스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사업 모델이 일반화되면 향후 반도체 산업처럼 다수의 테스트 하우스들이 탄생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마치 배터리 재활용 업체가 셀 회사, 전기차 회사에 전속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듯 테스트 하우스들도 유사한 생태계를 형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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