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전기차 '돌핀', 일본 공동주택 규격에 맞춰 출시
보조금 감안하면 300만엔에 구입 가능
1월 출시한 전기 SUV는 700대 판매에 그쳐

중국 전기차 시장을 평정하고 유럽 등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선 중국 BYD가 일본 전기차 시장에 도전한다. 일본은 수익성 낮은 경차 중심 시장인데다, 도요타⋅닛산⋅혼다 등 자국 브랜드가 워낙 막강해 외산차가 유의미한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지 못했다. 

BYD는 소형 전기차 ‘돌핀'의 일본 판매가를 360만엔(약 3240만원)으로 책정했다고 20일 밝혔다. BYD는 이날부터 돌핀 주문을 받기 시작했으며, 이르면 다음달 초 고객들에게 인도할 계획이다. 

돌핀은 일본에서 인기가 높은 도요타 ‘야리스', 닛산 ‘리프'와 비슷한 크기의 전기차다. 야리스 판매가는 240만엔부터지만 휘발유차며, 리프는 전기차지만 돌핀보다 비싼 400만엔부터 판매한다. 돌핀은 전기차라는 점에서는 야리스보다, 판매가에서는 리프보다 경쟁력이 있다는 게 BYD의 판단이다. 

BYD가 일본에서 승용 전기차를 판매한 건 올해 1월 부터다. 연초 판매되기 시작한 ‘아토3’은 BYD의 플래그십 전기 SUV(스포츠유틸리티차)다. 한번 충전으로 420㎞를 주행하고, ADAS(첨단운전자보조장치) 등 고급 기능을 갖췄으면서도 판매 가격은 440만엔으로 낮췄다. 다만 아토3은 일본서 출시 이후 현재까지 700대 정도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일본은 아직 전기차 시장이 본격 개화하기 전인데다 해외와 다르게 SUV가 일본에서는 크게 인기가 높은 차종이 아니어서다. 지난해 일본의 전체 자동차 판매량 중 전기차 판매 비중은 2%에 불과했다. 자국 내 전기차 판매량이 글로벌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8%로, 중국(63.3%), 유럽(20.2%), 미국(10%)에 크게 못미쳤다. 

그나마 일본에서 판매량이 유의미한 정도로 늘고 있는 섹터는 소위 ‘케이카(kei car)'라고 불리는 경차 시장이다. 일본 전기차 시장에서 경차의 점유율은 지난 2021년 3%에서 지난해 46%로 크게 늘었다. 사실상 경전기차 판매량이 전체 전기차 시장을 이끌고 있을 정도다. 

돌핀은 일본 경차 시장을 겨냥한 만큼 차체 높이도 공동주택에 주차하기 좋은 크기로 낮춰서 출시했다. 또 일본 소비자들이 신경쓰는 급발진 현상을 억제했다. 일본 시장에 어필하기 위해 일본 자동차 문화에 맞게 개조한 것이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BYD 돌핀은 일본에서 보조금 수령 대상이 되며, 이를 통해 실제 구매비용을 300만엔까지 낮출 수 있다. 

최근 일본 정부가 추진 중인 전기차 시장 육성 정책도 BYD의 시장 안착에 날개를 달아줄 전망이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현재 3만개에 불과한 전기차 충전기를 2030년까지 총 30만개 신규 설치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도쿄도는 충전 인프라 설치를 위한 보조금을 늘리고 2025년부터 공동주택의 전기차 충전기 설치 의무를 부과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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