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에 이은 TSMC 3nm 두 번째 고객사
내년 상반기 양산

미디어텍이 TSMC 3nm(나노미터) 공정의 두 번째 고객사가 됐다. 

미디어텍은 내년에 출시될 ‘디멘시티’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신제품 생산에 TSMC의 3nm 공정이 적용된다고 7일 밝혔다. 디멘시티는 미디어텍의 스마트폰용 플래그십 AP 모델명으로, 퀄컴 ‘스냅드래곤’과 함께 안드로이드 진영의 AP로 널리 채택돼 왔다. 

TSMC의 최신 생산라인인 3nm 공정은 현재 애플이 대부분의 생산능력을 잠식하고 있는데, 디멘시티는 남은 생산능력을 활용해 내년 상반기부터 양산될 예정이다. 따라서 디멘시티 신제품을 탑재한 스마트폰은 내년 하반기에 출시된다. 

주목할 건 디멘시티 관련 보도자료가 미디어텍과 TSMC 공동명의로 나왔다는 점이다. 통상 특정 칩이 어느 파운드리를 활용했는지는 칩이 양산 출시되는 시점에 칩 성능과 함께 공개된다. 그러나 이번에는 미디어텍이 TSMC 3nm 공정을 활용한다는 사실을 칩이 생산에 들어가기도 전에 두 회사가 스스로 발표했다. 

이는 최근 3nm 공정 파운드리 주도권을 놓고 경쟁하고 있는 삼성전자를 의식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TSMC가 여전히 최선단 파운드리 사업에서 삼성전자 대비 우월한 실력을 증명해내고 있지만, 앞서 7nm나 5nm에서 보여줬던 월등한 격차는 아니다. TSMC도 5nm 양산시 수율 확보에 애를 먹으면서 공전 전환 속도가 지연됐다. 

3nm는 삼성전자가 GAA(게이트올어라운드) 방식을 택한데 비해 TSMC는 여전히 핀펫 공정을 고수하고 있다. 내년에 삼성전자가 3nm 2세대 공정을 적용할 예정이어서 시장의 주목을 받는 시점이다. 이에 TSMC가 3nm 공정 관련 여론몰이를 위해 미디어텍과의 협력 사실을 서둘러 발표한 것이란 해석이다. 

한 반도체 산업 전문가는 “미디어텍의 TSMC 선택은 같은 안드로이드 진영 AP를 공급하는 퀄컴을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며 “항상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손을 들어줬던 퀄컴이 어떤 선택을 할 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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