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E "중국 내 공급과잉 해소 차원"...이해 안 가는 명분
중국 꼬리표 떼기, 인건비 절감 차원으로 이해

/사진= BO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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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E가 베트남 디스플레이 모듈 생산라인을 확장한다. BOE는 베트남 투자 명분으로 ‘중국 내 과잉생산 해소’라는, 다소 설득력이 떨어지는 이유를 내세워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BOE는 베트남 남부 바리어붕따우(Ba Ria-Vung Tau)성 내 디스플레이 모듈 생산라인을 확장하기 위해 20억위안(약 3600억원)을 투자한다고 28일 밝혔다. 확장공사는 14개월 소요된다. BOE는 이 공장에서 TV용 LCD 모듈을 생산하고 있으며, 삼성전자⋅LG전자를 비롯해 인근 TV 세트 업체로 공급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BOE는 바리어봉따우 공장 투자를 놓고 중국 내 과잉생산 해소를 명분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이는 글로벌 공급망 체제로 돌아가는 TV 및 디스플레이 산업 현황을 감안하면 앞뒤가 맞지 않다. 중국만 외따로 존재하는 디스플레이 시장이란 존재하지 않기에, 해외 공장 투자가 디스플레이 공급과잉을 해소하는데 기여하지 못한다. 

따라서 BOE의 베트남 공장 건설은 ‘메이드 인 차이나’ 꼬리표 떼기 노력 차원으로 이해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원산지가 중국인 제품의 미국 시장 수출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 기업들도 중국 밖 제조기지를 물색하고 있다.

이는 중국 내 제조기지를 접고 해외로 빼는 게 아니라 중국 공장을 그대로 둔 채 해외 기지를 확장한다는 점에서 ‘차이나 플러스 원(China Plus One)’ 전략으로 불리기도 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 광둥성의 헬멧 제조 기업인 둥관타오뤠운동기기는 3000만달러를 들여 베트남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애플 최대 협력 업체인 대만 폭스콘은 최근 인도 카르나타카주와 베트남 응에안 지역에서 각각 부지를 매입하는 등 해외 공장 신설을 준비하고 있다. 

중국 경제 성장에 따라 인건비가 급격히 상승한 점도 중국 기업들이 해외 생산을 타진하는 이유다. 중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3년 4만6341위안이던 제조업 연평균 급여는 작년 기준 9만7528위안으로 치솟았다. 10년만에 두 배 이상으로 높아진 셈이다. 

최근 중국 내 청년실업이 20%를 돌파하는 등 고용 사정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기업인 BOE가 ‘탈 중국’, ‘인건비 절감’을 이유로 베트남에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하기는 어렵다. 이에 중국 내 과잉생산 해소라는 어색한 이유를 내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한 디스플레이 산업 전문가는 “이미 LCD 모듈 공정은 중국에서도 수지타산이 맞지 않을 정도로 저부가가치 산업이 됐다”며 “이에 BOE도 수출 물량은 해외에서 생산하는 차선책을 내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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