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학물질 등록기준 완화…"반도체·전자기업 2000억 경제효과"

환경부는 24일 국무조정실 주제로 열린 제4차 규제혁신전략회의에서 연말까지 추진할 '화학물질 관리 등 환경 킬러규제 혁파 방안'을 보고했다.

이번 환경 규제 개혁 방안은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화평법)과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 개정을 통한 맞춤형 규제가 골자다. 사업 규모나 성격에 따라서 '덩어리 규제'가 아닌 '특징별 규제'를 시행해 기업 부담을 줄이겠다는 설명이다.

우선 현행 연간 0.1톤 이상 활용 시 해야 했던 신규화학물질 등록 기준을 연간 1톤 이상으로 완화한다. 이는 유럽연합(EU) 등 화학물질 관리 선진국의 기준을 준용한 것이다. 

환경부는 기준 완화를 통해 반도체·전자 분야 등의 기업 700곳이 등록비용을 절감하고 제품 출시 속도를 앞당기면서 2030년까지 총 2000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 UNIST, 2차원 물질 기반 고성능 p형 반도체 소자 개발

UNIST는 신소재공학과 권순용 교수팀과 이종훈 교수팀이 몰리브덴 텔루륨화 화합물반도체를 이용한 고성능 p형 반도체 소자를 제작하는데 성공했다고 24일 밝혔다.

2차원 물질은 차세대 반도체로 각광받고 있지만 두께가 매우 얇아 같은 공정시 구조가 쉽게 파괴된다. 특히 2차원 물질은 일반적인 3차원 금속전극을 형성할 때 계면에서 다양한 결함이 발생하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들이 진행됐지만, 대부분의 연구는 n형 반도체에 집중돼 있었다. 연구팀은 이와는 반대로 p형 반도체 중 몰리브덴 텔루륨화 화합물반도체(MoTe2)를 적극 활용했다.

 

㈜세종피아 김학도(사진 왼쪽) 연구소장과 박우찬 교수.
㈜세종피아 김학도(사진 왼쪽) 연구소장과 박우찬 교수.

◇ 세종대ㆍ세종피아, 사운드 트레이싱 시스템 반도체 기술 개발

세종대학교 컴퓨터공학과 박우찬 교수팀이 세종대 교원창업 회사인 세종피아와 공동으로 초실감 3D 음향을 위한 실시간 사운드 트레이싱 반도체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 논문(제목: An architecture and implementation of real-time sound propagationhardware for mobile devices ‘모바일 기기에 적합한 실시간 음향 전파 하드웨어 구조 및 구현’)을 ‘Siggraph Asia 2023’에서 발표한다. 

사운드 트레이싱 기술은 이러한 레이 트레이싱 기술을 기반으로 3D 오디오 기술을 결합한 것이다. 현실적인 공간감을 부여하는 궁극의 초실감 3D 오디오 기술이며, 메타버스, 확장현실(XR)/혼합현실(MR), 게임 분야에 적합하다.  

 

◇ GIST "리듬을 피부로 느끼는 '햅틱밴드' 개발"

광주과학기술원(GIST) 연구팀이 음악의 리듬과 선율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햅틱(haptic, 촉각)밴드'를 개발해 26일 배리어프리(Barrier-free) 기획공연에서 선보인다고 24일 밝혔다. 

햅틱밴드는 외부공연 음악(사운드)을 감지하여 엔벨롭 팔로어(최저음 분석), 트랜션트(리듬 시작 부분), BPM(음악의 빠르기) 요소를 분석하여 햅틱의 강도와 진동수로 변환해주는 장치로 수어공연이 전달하는 리듬감을 더 풍부하게 전달하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 UNIST·KAIST, 레독스 흐름 전지에서 바나듐 대신할 물질 찾았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이현욱 교수 연구팀이 바나듐에 비해 값이 싸고 원소가 풍부한 철-크롬과 철-망간을 이용한 레독스 흐름 전지를 선보였다. 레독스 흐름 전지의 성능과 상용화 가능성을 높이는 연구 결과다.

이현욱 교수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서동화 교수의 공동 연구팀은 산화-환원하는 물질에 안정한 리간드를 붙여 레독스 흐름 전지의 성능을 크게 개선했다고 22일 밝혔다.

레독스 흐름 전지는 배터리의 양극재와 음극재에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활물질을 통해 산화-환원 반응이 일어나면서 에너지를 저장하는 시스템이다. 리튬 이온 배터리보다 폭발 위험이 낮아 안전한 배터리로 주목받고 있다.

문제는 바나듐이다. 레독스 흐름 전지에 쓰이는 바나듐은 특정 국가에 매장량의 대부분이 있어 가격 변동성이 크다. 낮은 작동 전압과 느린 산화-환원 반응 속도로 인해 배터리의 성능 향상에도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철과 크롬, 망간 같은 전이금속 이온에 사이아나이드 리간드가 여섯 개 붙어 있는 팔면체 모양의 ‘헥사시아노메탈레이드’를 음극 전해액으로 사용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레독스 흐름 전지를 선보였다. 

 

◇ 중증 노인성 질환 지표 '글루타민', 혈당 측정처럼 쉽게 잰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천연물소재연구센터 서문형 책임연구원 연구팀과 천연물인포매틱스연구센터 박근완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함께 복잡한 측정과 고가 분석 장비 없이도 글루타민 농도를 빠르고 정확하게 잴 수 있는 단백질 센서 기술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글루타민은 혈액 내 단백질 합성이나 세포 에너지원으로 쓰이는 아미노산이다. 특히 암이나 당뇨, 퇴행성 뇌 질환 등 중증 노인성 질환에서 세포나 혈액 속 글루타민 농도 변화 사례가 보고되고 있어 이들 질환을 진단하는 지표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글루타민에만 잘 달라붙는 천연 단백질을 2개의 인공 단백질로 분리하고, 여기에 글루타민에 달라붙었을 때 빛을 내는 물질을 붙인 센서를 개발했다.

이를 통해 측정할 수 있는 글루타민의 최저 농도는 1마이크로몰(μM, 1몰의 100만분의 1)로, 연구에서 많이 쓰이는 효소반응 분석법보다 20배 민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재욱 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양자소재연구실 선임연구원이 고품질의 TbInO3 단결정을 합성하기 위해 사용되는 레이저 부유 용융로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
김재욱 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양자소재연구실 선임연구원이 고품질의 TbInO3 단결정을 합성하기 위해 사용되는 레이저 부유 용융로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

◇ 상온에서 양자컴퓨팅 구현할 소재 찾았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자력연)은 김재욱 첨단양자소재연구실 선임연구원 연구팀이 ‘터븀인듐산화물(TbInO3)’을 양자컴퓨터 소자에 쓰이는 양자스핀액상(QSL)으로 쓸 수 있다는 사실을 실험적으로 증명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세대, 미국 럿거스대도 참여했다.

양자컴퓨터는 양자 얽힘 현상과 더불어 양자 하나가 동시에 여러 가지 상태로 존재할 수 있는 ‘양자 중첩 현상’을 이용해 계산능력을 크게 높인 컴퓨터다. 슈퍼컴퓨터로 풀면 1만년 걸리는 문제를 구글 양자컴퓨터가 3분 20초 만에 풀어내기도 했다. 미래 산업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문제는 양자 얽힘과 중첩을 구현하는 게 매우 어렵다는 점이다. 안정적인 양자 상태를 만들려면 절대온도(-273.15도)에 가까운 극저온 환경을 구현하는 것을 비롯해 여러 까다로운 조건을 만족시켜야 한다. 온도 변화, 불순물, 외부 전자기장 등 미세한 자극에도 다양한 오류가 발생한다.

 

◇ 저장용량 확 늘린 이차전지 국내 개발…충전되면 색깔 변화도

KAIST는 김일두 신소재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최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이런 내용을 포함한 논문을 게재했다고 21일 밝혔다.

이차전지는 재충전을 통해 몇 번이고 사용할 수 있는 배터리로, 정부의 12대 국가전략기술 중 한 분야다. 최근 이차전지 개발은 단순한 에너지 저장 기능을 넘어 색깔이 변하는 스마트 시스템인 '전기변색소자'가 주목받고 있다. 

이에 KAIST 연구팀은 전자와 이온의 이동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파이 결합 간격재'(Spacer)가 내장된 고분자 양극재를 설계하고 합성했다. 이를 통해 스마트 아연 이온전지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파이 결합은 구조 내 전자이동을 향상시켜 이온 이동 속도가 매우 빨라지고 이온 흡착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이 과정을 거치면 에너지 저장 용량이 높아지고 고속 충전이 가능해진다.

 

 

◇ KAIST, 더 선명하고 정확한 3D 홀로그래픽 구현

일반카메라에 비해 홀로그래픽 카메라는 물체의 3D 정보를 획득하는 능력 덕분에 현실감 있는 영상을 제공한다. 하지만 기존 홀로그래픽 카메라 기술은 광파(光波)의 간섭 현상을 이용하는 빛의 파장·굴절률 등을 측정하는 장치인 간섭계 때문에 복잡하고 주변 환경에 민감하다는 단점이 있다.

카이스트(KAIST)는 물리학과 박용근(사진) 교수 연구팀이 3차원 홀로그래피 이미징 센서 기술의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도약을 이뤘다고 23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복잡한 간섭계를 사용하지 않는 혁신적인 홀로그래피 카메라 기술을 발표했다. 이 기술은 마스크를 이용해 빛의 위상 정보를 정밀하게 측정하며, 이에 따라 물체의 3D 정보를 더욱 정확하게 재구성할 수 있다.

연구팀은 제시한 혁신적인 방법은 수학적으로 특정 조건을 만족하는 마스크를 일반 카메라에 추가하고, 이를 통해 측정한 레이저 산란광을 컴퓨터 상에서 분석하는 방식이다. 복잡한 간섭계가 필요하지 않고, 더욱 단순화된 광학 시스템을 통해 빛의 위상 정보를 효과적으로 획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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