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삼성전자 등 주요 IT 업체 물망
5% 지분 확보에 4조원...응할지는 미지수

일본 소프트뱅크가 Arm 나스닥 상장 후 지분 10~15%를 애플⋅삼성전자 등 주요 IT 업체에 매각한다. Arm 대주주인 소프트뱅크 주도하는 비전펀드 투자 차익을 실현하는 한편, 중장기 주가 안정을 위해 ‘테크 자이언트’를 주주로 확보하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일본 닛케이아시아는 오는 9월 Arm이 상장한 직후, 소프트뱅크 비전펀드가 보유한 Arm 지분 10~15% 정도를 매각할 계획이라고 8일 보도했다. 현재 Arm 지분의 75%는 소프트뱅크 그룹이, 나머지 25%는 비전펀드가 보유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Arm 지분을 일반 투자자가 아닌 애플⋅삼성전자 등 주요 IT 기업에 매각함으로써 기업 가치를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른바 ‘블록딜’을 통해 지분을 넘기겠다는 뜻이다. 

Arm의 상장 직후 기업가치는 600억달러(약 78조8000억원) 정도로 예상된다. 5%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4조원이 필요하지만, 블록딜로 지분을 넘겨받을때는 이보다 할인된 가격에 해당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 

다만 소프트뱅크 기대처럼 IT 회사들이 Arm 지분 인수에 응할지는 미지수다. 소프트뱅크는 작년 말 이미 ‘프리(Pre) IPO’ 형식으로 테크 자이언트들에게 일부 지분을 넘기는 방안을 타진한 바 있다. 프리 IPO는 기업이 상장하기 전 마지막 자금조달 방식이다. IPO 대비 낮은 가격에 대규모 물량을 전략적 파트너에게 넘겨 자금을 확보하고, IPO 흥행도 유도할 수 있다. 그러나 작년 말 소프트뱅크의 Arm 프리 IPO 지분 매각은 성사되지 못했다. 

지난해 초 불거진 거시경제 이슈 탓에 글로벌 경기가 급락한데다 Arm 지분 인수를 통한 실익이 뚜렷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나 경영권 인수와는 거리가 먼 프리 IPO나 블록딜 방식이라면, 지분 인수 후 시너지를 노려보는 것도 쉽지 않다. 

한 반도체 산업 전문가는 “삼성전자가 ASML에 지분투자 했던 건 반도체 노광 기술 확보 차원에서 중요했기 때문”이라며 “IP(설계자산) 회사인 Arm 지분 일부를 보유한다고 해서 어떠한 시너지가 날 지는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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