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 테일러시에 짓고 있는 파운드리 공장 모습./사진=경계현 사장 SNS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 테일러시에 짓고 있는 파운드리 공장 모습./사진=경계현 사장 SNS

 

삼성전자가 최근 파운드리 수율을 4나노는 75% 이상, 3나노는 60% 이상 수준으로 각각 끌어올린 것으로 추정됐다. 3나노‧4나노 등 최첨단 공정은 수율이 60% 이상이면 안정적인 수준에 도달했다고 업계에서는 본다. 이에 따라 그동안 대만 TSMC로 이탈했던 대형 고객사들을 다시 유치할 수 있는 가능성도 점쳐진다. 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중인 파운드리 공장 건설도 순조롭게 진행중이어서 내년말 4나노 칩 현지 양산에 차질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 11일 발간한 파운드리 보고서에서 최근 삼성전자가 4나노 수율 공정 개선에 성공하며 퀄컴과 엔비디아가 다시 삼성전자 파운드리를 통해 위탁생산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박상욱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10나노 미만 공정부터 제품 출시가 지연되고 수율 개선에 더딘 모습을 보여주면서 애플‧엔비디아‧퀄컴 등 주요 고객사들이 TSMC로 이탈했다”면서 그동안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고전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2022년 TSMC의 설비투자와 생산능력이 각각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의 3.4배, 3.3배까지 벌어진 상황”이라며 “7나노 미만 초미세공정에서 TSMC 점유율이 90%로 두 회사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분위기를 반전시켜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이탈한 고객사를 다시 확보할 수 있는 이유로 박 연구원은 ▲3∼5나노 파운드리 수율 개선 ▲경쟁 업체 중 유일하게 차세대 가펫(GAAFET) 기술 양산 성공 ▲TSMC 고객사의 이원화 수요 증가 등을 꼽았다.

업계에서는 올초까지만 해도 4나노 수율을 TSMC 70∼80%, 삼성전자 50%대로 각각 추정했다. 최근 삼성전자의 4나노 수율이 75% 정도에 이르렀다면 TSMC에 거의 근접한 수준이다.

박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단기간 내 수율을 개선한 배경에는 업황 부진이 있을 것”이라며 “팹 가동률이 낮아지면서 삼성전자는 테스트 웨이퍼 투입량을 늘렸는데, 이 과정에서 파운드리 7나노 미만 초미세공정 수율을 개선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와 함께 “3나노 이하 파운드리 자체 난도도 높기 때문에 이미 3나노 수율이 60% 이상 올라온 삼성전자가 2나노 경쟁에서도 유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TSMC와 삼성전자 모두 2025년 양산을 목표로 2나노 기술을 개발중인데, 삼성전자는 최근 2나노 이하 공정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인공지능(AI) 시대에 대응하는 최첨단 공정으로 TSMC를 따라잡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한편 삼성전자의 미국 파운드리 공장 건설도 순항하고 있다. 삼성전자 경계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사장)이 최근 현장을 찾아 공사 현황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4일 경 사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테일러(미국 텍사스주) 팹 공사가 한창이다. 첫 번째 공장 외관 골조가 완성되고 내장공사가 시작됐다”며 “내년 말이면 여기서 4나노미터(nm) 양산 제품이 출하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1년 11월 170억 달러(약 21조원) 규모의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 설립을 발표하고, 지난해 상반기 공장 착공에 돌입한 바 있다. 테일러 공장 부지는 약 500만㎡(150만평) 규모로 기존 텍사스 공장 보다 약 4배 크다.

테일러 공장 가동 예정 시기는 내년 하반기다. 극자외선(EUV) 노광기 등이 투입돼 초미세 공정을 가동할 수 있다. 4나노 반도체는 물론 2~3나노 칩까지 확장할 수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테일러 공장에서 근무할 인력도 모집하는 등 정상 가동을 위한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경 사장은 “미국의 주요 고객들은 자신들 제품이 이곳에서 생산되기를 기대한다. 인공지능(AI) 열풍은 여전하다. 클라우드에서의 제너러티브 AI에서 출발해서 엣지에서의 온 디바이스 AI 논의도 활발하다”고 설명했다. 테일러 1라인에서 AI, 고성능 컴퓨팅(HPC), 5세대(5G) 통신 등 첨단 반도체 위주로 제품이 양산될 것이라는 뜻이다.

경 사장은 또 “칩온웨이퍼온서브스트레이트(CoWoS), 인터포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공급망 부족으로 하드웨어 공급은 당분간 원활하지 않겠지만 미래에 대한 투자는 모두 열심”이라며 “부품 업체로서 고객 요구에 더 부합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면서 가치 창출 및 획득을 위해 무엇을 더 해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할 때”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테일러 2라인도 구축할 계획이다. 이곳에서는 ‘쉘 퍼스트’ 전략이 도입된다. 이는 클린룸을 선제적으로 건설하고 시장 수요와 연계한 탄력적인 설비 투자를 단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주문량에 맞춰 시설 구축 속도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2라인 기초공사도 적절한 시기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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