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전환하는 중국 시장에 대응 실패
지난해 가동률 20%에 그쳐

해외 자동차 브랜드들의 ‘죽음의 땅’으로 돌변한 중국에서 일본 미쓰비시가 합작사 철수 수순을 밟는다. 중국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지만 전기차 전환과 함께 토종 브랜드들이 득세하면서 전통의 내연기관차 브랜드들이 사업을 축소하고 있다.

GAC미쓰비시모터스는 최근 임직원들에게 대표 명의의 메일을 보내 “최근 판매량이 기대에 크게 못미치고 있다”며 “잠정적으로 생산을 중단한다”고 밝혔다고 닛케이아시아가 14일 보도했다. 겐이치로 야마모토 합작사 대표는 최근 중국 자동차 시장이 내연기관에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로 급격하게 트렌드가 바뀌면서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측은 닛케이아시아측에 생산중단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미지수며, 이와 별도로 구조조정도 단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작년말 기준 합작사 임직원 수는 2700명 정도다. 

GAC미쓰비시모터스는 중국 GAC(광저우자동차)가 지분 50%를, 나머지 50%는 미쓰비시자동차와 미쓰비시 지주사가 나눠서 보유하고 있다. 2018년 14만4018대의 자동차를 판매해 판매량 정점을 찍었지만, 그해 11월 단행한 생산능력 확대가 발목을 잡았다. 생산능력을 연 20만대까지 늘려놓은 것과 반대로 판매량은 뒷걸음질 쳤다. 지난해 GAC미쓰비시모터스의 차 판매량은 3만3000대 정도에 그쳤다. 공장 가동률은 20% 미만으로 떨어졌다. 

중국에서 해외 내연기관 브랜드들이 어려움을 겪는 건 미쓰비시 뿐만이 아니다. GAC는 지난해 스텔란티스와의 합작사를 청산했다. 미국⋅유럽에서 판매량을 크게 늘리고 있는 현대차⋅기아도 중국 내 시장점유율은 1%대다. 판매량은 지난해까지 6년 연속 감소했다. 2016년 두 브랜드를 합쳐 180만대 가량 판매했으나, 지난해에는 34만대 정도에 그쳤다. 

이번에 생산을 중단한 GAC미쓰비시자동차는 합작 청산에 대한 계획을 밝히지 않았지만, 자동차 업계는 미쓰비시가 중국 시장에서 오래 버티지 못할 것으로 본다.

이는 중국이 전기차 시대로 전환하면서 수많은 로컬 전기차 회사들이 판매량을 늘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BYD만 해도 테슬라와 어깨를 견줄만큼 성장했으며, 니오⋅샤오펑⋅리오토 등 고급 모델만 전문으로 판매하는 브랜드도 즐비하다. 중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상반기 중국서 판매된 자동차의 절반이 중국 현지 브랜드였다. 

가뜩이나 ‘애국 소비’ 성향이 강한 중국에서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생산하지도 못하는 브랜드의 설자리는 갈수록 좁아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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