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eFlash 대비 고용량화
낸드보다 읽기 속도 빠르고 신뢰성 높아

/사진=인피니언
/사진=인피니언

자동차용 반도체 1위 회사인 독일 인피니언이 SDV(소프트웨어정의자동차)용 메모리 솔루션으로 새로운 노어(NOR)플래시를 들고 나왔다. 노어플래시는 스마트폰⋅PC에 탑재되는 낸드플래시 대비 쓰기 속도가 느리고 고용량화에 불리해 전체 메모리 산업에서 틈새 시장만을 형성해왔다. 

대신 신뢰성이 높고 읽기 속도가 빨라 SDV 시장에서는 노어플래시의 장점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인피니언은 9일 서울 잠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SDV용 신규 노어플래시 신제품 ‘Semper X1 LPDDR 플래시(이하 Semper X1)’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Semper X1 기존 노어플래시와 마찬가지로 데이터 저장단위인 셀을 병렬 구조로 배치했다. 덕분에 데이터를 읽어오는 속도가 낸드플래시 대비 빠르고, 데이터가 소실될 위험성도 극히 낮다. 

에어백, 트랙션(접지력) 컨트롤처럼 운전자 안전에 직결되면서 즉각적인 판단이 요구되는 기능의 전장화에 노어플래시가 적합하다는 게 인피니언의 설명이다. 라이너스 웡 인피니언 매니지먼트 디렉터는 “스마트폰에서 사진 한두장 사라지는 건 크게 문제될 게 없지만 자동차가 에어백 작동 관련한 정보를 소실하는 건 큰 사고를 불러온다”며 “SDV에 Semper X1이 필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지금은 안전에 직결되는 모듈을 컨트롤하는 부분에 임베디드플래시를 쓴다. 임베디드플래시는 컨트롤러와 동일한 다이 위에 온칩(On Chip) 형태로 만든 플래시 메모리다. 같은 실리콘 다이 위에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속도가 빠르지만 역시 용량을 늘리는데 노어플래시보다도 한계가 크다. 

특히 SDV 진화 방향을 감안하면 앞으로 용량이 제한된 임베디드플래시로는 다양한 데이터를 실시간 처리하는 게 점점 어려워질 게 분명하다. 그동안의 자동차는 조향⋅엔진(모터)⋅트랜스미션⋅안전장치 등 각 기능별로 각각의 MCU(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가 붙어 제어하는 형태였다. 

SDV는 자동차를 영역별로 나눠 컨트롤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자료=인피니언
SDV는 자동차를 영역별로 나눠 컨트롤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자료=인피니언

앞으로는 차를 전⋅후⋅좌⋅우 영역별로 나눈 뒤, 하나의 컨트롤러가 한 영역 전체를 컨트롤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단 한개의 컴퓨터가 자동차 전체를 관장하게 하는 게 자동차 업계가 바라보는 방향이다. 

문제는 이처럼 컨트롤러 수가 줄면 한 개 컨트롤러와 메모리가 감당해야 하는 데이터량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는 점이다. 단일 칩 위에 만들어지는 임베디드플래시로는 SDV 데이터 처리가 불가능한 이유다. 

Semper X1 같은 노어플래시는 기본적으로 D램이나 낸드플래시 같은 외부 메모리다. 노어플래시가 낸드플래시보다 고용량화에 불리하다고는 하지만 임베디드플래시보다는 훨씬 유리하다. 

지난해 연간 메모리 반도체 시장 규모는 1930억달러, 이 중에 노어플래시 시장 점유율은 2% 정도에 불과했다. 여전히 시장의 97%는 D램과 낸드플래시다. 인피니언은 향후 SDV 내에서 안전과 직결된 분야를 중심으로 Semper X1이 적용되는 사례가 늘면서 전체 노어플래시 시장을 성장시킬 것으로 예상한다. 

Semper X1은 대만 파운드리 UMC의 40nm(나노미터) 공정으로 제조되며, 내년부터 양산 출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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