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경제 권역 분리되면 인도가 중국 역할
지금이 OSAT 및 레거시 파운드리 사업 진출 적기

/사진=타타그룹
/사진=타타그룹

인도 타타그룹이 수년 내 반도체 OSAT(외주 패키지 및 테스트) 사업에 진출한다고 나타라잔 찬트라세카란 타타썬즈 의장이 8일 닛케이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찬트라세카란 의장은 우선 미국⋅일본⋅한국⋅대만 내 파운드리⋅IDM(종합반도체회사)과의 연합을 통해 OSAT 사업을 시작한 이후에는 전공정 팹을 짓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인도에서는 최근 베단타 그룹이 폭스콘과의 협력을 통해 레거시 파운드리 라인을 착공하는 등 반도체 사업과 관련한 투자가 들끓고 있다. 타타그룹은 자동차⋅철강⋅생수⋅소금 등 원자재부터 생활 필수품까지 광범위하게 생산하는 인도 대기업 그룹집단이다. 국내서는 상용차를 생산하는 타타대우상용차의 모회사로 알려져 있다. 영국 고급차 브랜드인 재규어랜드로버 역시 타타그룹이 인수, 자회사로 두고 있다.

찬트라세카란 의장은 “현재 복수의 파트너들과 OSAT 사업 진출을 위한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며 “그룹 자회사 중 하나인 타타일렉트로닉스가 관련 사업을 영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6월 타타그룹은 일본 자동차 반도체 전문업체 르네사스와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최근 베단타그룹에 이어 타타그룹이 반도체 사업에 본격 진출하려 하는 건 미중 반도체 분쟁이 극심해 지는 지금이 관련 사업을 시작할 적기라는 판단 때문이다. 향후 미국을 중심으로 한 경제권과 중국 중심의 경제권이 완전히 분리되면, 중국에 공장 대부분이 위치한 OSAT 산업과 레거시 파운드리는 대체국을 찾아야 한다. 

두 산업은 기술 집약도는 낮고, 노동 집약도는 상대적으로 높다. 인구가 많고 세트 산업이 근접한 국가가 대체지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인도는 애플 아이폰 조립업체 폭스콘⋅페가트론⋅럭스쉐어 등이 신공장을 짓거나, 라인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미국⋅중국 경제권이 분리될 것을 감안해 이미 인도를 신규 생산기지로 검토하고 있었는데, 최근 중국 정저우 공장 소요사태가 벌어지면서 생산 라인 이전 속도가 더 빨라졌다.

베단타⋅타타는 이처럼 세트 산업이 인도로 이전해 오고, 인도의 낮은 인건비를 활용하면 OSAT 사업을 영위하기에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리쇼어링(제조업 국내복귀)을 추진하는 미국 입장에서도 비동맹주의를 유지하는 인도가 반도체 산업의 다운스트림을 담당하는 건 외교적 리스크가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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