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TG + PET 구조의 필기 복원력 한계

폴더블 스마트폰용 보호필름 기재를 PET(폴리에스터)에서 투명 PI(폴리이미드) 바니시로 교체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PET는 저렴하고 내구성도 강하지만, 폴더블 패널에 부착할 때 쓰는 PSA(점착제)의 복원력이 낮은 탓에 S펜 필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많았다. 

보호필름이 투명 PI 바니시로 교체되면 현재 삼성전자 IM부문 주도로 짜여진 서플라이체인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유색 PI 바니시. 투명 PI 바니시는 물성은 비슷하지만, 색상이 투명하다. /사진=UBE
유색 PI 바니시. 투명 PI 바니시는 물성은 비슷하지만, 색상이 투명하다. /사진=UBE

UTG+ PET, S펜 필기에 부적합

 

삼성전자의 폴더블 스마트폰 라인업인 ‘갤럭시Z 폴드⋅플립’ 시리즈 디스플레이 최외곽에는  보호필름으로 PET이 한 장 붙는다. PET은 외부 충격으로부터 UTG(초박막유리)가 파손되는 것을 방지하고, 설사 깨지더라도 유리조각이 날리지 않도록 막는다. 현재 이 보호필름은 SKC가 생산한 PET에 세경하이테크가 코팅 공정을 거쳐 삼성전자에 공급하는 구조다.

PET 타입 보호필름이 폴더블 스마트폰에 적합하지 않다는 얘기가 나온건 삼성전자가 폴드 시리즈에 S펜 기능을 적용하면서다. S펜은 필압에 따라 선 굵기를 조절한다. 세게 누를수록 굵은 선이 그려진다. 

그러나 굴은 선을 그리기 위해 S펜을 세게 누를 경우 보호필름과 UTG 사이의 PSA가 늦게 복원되는 게 문제다. 마치 점성이 있는 진흙을 손가락으로 긁으면, 다시 평평해지는데 다소 시간이 걸리는 것과 유사하다.

한 필름 기술 전문가는 “손가락으로만 터치할 때는 괜찮았는데 S펜으로 필기를 하면 눌러진 부분이 덴트(Dent, 움푹 들어간 형태)해 보이는 게 문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갤럭시Z 폴드4.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갤럭시Z 폴드4. /사진=삼성전자

PET 보호필름의 대체제로 투명 PI 바니시가 부각되는 건 이 때문이다. PSA의 낮은 복원력이 문제라면 보호필름을 올리는 과정에서 PSA가 필요 없고, 강한 내구성과 광투과성이 보장되는 소재여야 한다. 투명 PI 바니시는 끈적하고 투명한 액체다. UTG 위에 펴 바른 뒤 퍼니스(오븐)에서 가열해 수분을 날리면 단단한 레이어를 형성한다. 

액체 상태로 코팅된 바니시가 굳고 수축하는 과정에서 부피가 줄어드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를 제어하는 기술이 관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구조는 이미 중국 폴더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생산업체 로욜에서 테스트 한 바 있다. 로욜은 폴더블 OLED 커버유리로 투명 PI를 적용했었는데, 그 위에 투명 PI를 한번 더 코팅한 2중 PI 구조였다. 로욜의 양산 투자가 지연되고,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자리잡지 못하면서 이 구조 역시 표준화되지 못했다. 

 

삼성디스플레이, 2019년 이후로 개발 진행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미 지난 2019년 이후로 스미토모(동우화인켐)⋅코오롱인더스트리 등 투명 PI 바니시 공급업체와 관련 R&D(연구개발)를 추진해 왔다. 

다만 현재 서플라이체인 구조상 UTG 위에 올라오는 소재는 삼성전자가 주도하고 있다. PET 타입 보호필름을 제치고 투명 PI 바니시가 솔루션으로 채택되기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투명 폴리이미드 필름. /사진=코오롱인더스트리 
투명 폴리이미드 필름. /사진=코오롱인더스트리 

특히 PET에 비하면 투명 PI는 단가가 비싸다. 외부에서 위탁 가공하는 PET과 달리 코팅과 퍼니스 등의 생산설비를 삼성디스플레이 내에 갖춰야 한다는 점에서 추가 설비 투자도 필요하다. 모두 솔루션 채택에 따른 비용을 증가시키는 요인이다. 

한 필름 코팅업계 전문가는 “PET을 투명 PI 바니시로 교체하면 대략적으로 계산해도 1장당 두 세배 이상 단가가 비싸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실제 양산에 채택되기 위해서는 단가를 낮추려는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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