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피코 레이저로는 미세화 한계

삼성전기가 일본 ORC로부터 엑시머 레이저 드릴을 도입한다. 패키지 기판에 미세 비아홀을 가공하기 위해서다. 최근 반도체용 패키지 기판의 배선폭이 점차 얇아짐에 따라 비아홀 직경도 축소되는 추세다. 

21일 삼성전기 관계자는 “비아홀 직경이 10μm(마이크로미터) 이하로 줄어들면서 기존의 방법으로는 정확하게 뚫기가 어려워졌다”며 “이 때문에 ORC로부터 엑시머 레이저 장비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비아홀은 고다층 기판 내에서 각 층간의 신호 전달을 위해 뚫어주는 구멍이다. 기판 수직 방향으로 구멍을 뚫고 내부를 동도금으로 채우면 비아홀이 완성된다.

비아홀은 기판 내에서 각 레이어의 신호 전달을 위해 뚫는 통로다. /자료=시에라서킷
비아홀은 기판 내에서 각 레이어의 신호 전달을 위해 뚫는 통로다. /자료=시에라서킷

현재 PCB 업체들이 사용하는 레이저 드릴 중 가장 미세 비아홀을 가공할 수 있는 기술은 피코 레이저다. 피코 레이저는 1조분의 1초를 뜻하는 ‘피코초’ 단위로 조사하는 레이저를 뜻한다. 피코 레이저로는 10μm 안팎의 직경까지 가공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FC-BGA(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 등 높은 라우팅 밀도를 요구하는 제품들이 늘면서 비아홀 크기도 10μm 이내로 축소돼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기가 엑시머 레이저를 비아홀 가공에 이용하려는 건 이 때문이다. 엑시머 레이저를 사용하면 5μm 크기까지 오차를 최소화하면서 비아홀을 뚫을 수 있다. 

엑시머 레이저는 불활성 기체를 이용해 발생시키는 단파장 광원이다. 레이저는 파장이 짧을수록 개별 펄스(Pulse)의 에너지가 높아진다. 동시에 분자간 결합을 끊어내는 광화학(Photochemical) 작용이 우세해진다. 반도체 노광공정에 사용하는 ArF(불화아르곤)⋅KrF(불화크립톤) 광원이 대표적인 엑시머 레이저다. ArF의 파장은 193nm, KrF는 248nm다. 

삼성전기에 엑시머 레이저 드릴 공급하는 ORC는 일본의 광학장비 전문업체다. 원래 PCB(인쇄회로기판)의 회로 패턴을 포토마스크 없이(Mask-less) 노광하는 다이렉트이미지(Direct Image) 장비로 유명한 회사다. 

그동안 삼성전기가 사용하는 레이저 드릴은 국내 레이저 장비 업체인 이오테크닉스와 일본 미쓰비시 등이 공급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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