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가제로 적용시 ESR 낮추고 신뢰도 높여

‘꿈의 신소재’로 꼽히며 상용화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는 그래핀이 MLCC(적층세라믹콘덴서)용 외부 전극 첨가제로 검토되고 있다. 그래핀은 강철보다 200배 강도가 강하고, 전기 전도도는 구리보다 100배 높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2000년대 내내 상용화가 추진됐지만, 아직 실제 양산단계로 접어들지는 못했다. 

 

베스트그래핀, MLCC 외부전극용 첨가제로 공급

 

그래핀 기술전문업체 베스트그래핀은 국내 한 MLCC 제조사와 그래핀을 외부 전극용 첨가제로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MLCC는 전기가 잘 통하지 않는 세라믹 유전체층과 전기가 잘 통하는 내부 전극층을 샌드위치처럼 교대로 쌓아 만든다. 외부 전극은 수백층 켜켜이 쌓여 있는 세라믹층과 내부전극층을 양 옆에서 감싸는 소재다. 내부 전극은 니켈, 외부 전극은 구로로 구성된다. 

베스트그래핀은 이 외부 전극을 이루는 구리에 그래핀을 첨가해 MLCC의 특성을 개선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기본적으로 MLCC는 스마트폰이나 TV 등 가전제품 내에서 전류 수급을 조절해준다. 불안정하게 들어오는 전류를 댐처럼 가둬뒀다가 인접한 반도체에 안정적으로 흘려 보내는 역할이다. 

삼성전기 전장용 MLCC. /사진=삼성전기
삼성전기 전장용 MLCC. /사진=삼성전기

따라서 내외부 전극에서 전류가 원활하게 흐르는 게 중요한데, 그래핀은 외부 전극의 구리 알갱이 사이사이를 메워 빈공간을 없앤다. 마치 콩과 쌀을 한데 섞으면 작은 쌀알이 콩과 콩 사이를 메우듯 그래핀이 구리 사이를 채워가는 것이다. 이를 통해 MLCC 안팎으로 오가는 전류 흐름이 원활해 질 수 있다. 

MLCC 외부전극에 그래핀을 적용함으로써 ESR(직렬등가저항)을 낮추면서 신뢰성은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SR이 낮을수록 MLCC의 전력효율이 높아지는데, 자체 테스트에서 기존 레퍼런스칩 대비 ESR을 40% 가량 낮출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베스트그래핀측은 “MLCC를 감싸는 외부 전극에 그래핀을 첨가함으로써 수분이나 산소에 대한 차단 성능도 개선할 수 있다”며 “현재 고객사와 실제 제품에 적용해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가정 내 가전제품이나 스마트폰에 사용되던 MLCC가 전기차에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신뢰성 확보 문제가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일반 가전과 달리 전기차용 MLCC는 진동과 온도 변화에 쉽게 노출되기 때문이다. 

한 그래핀 기술 전문가는 “MLCC는 1개당 단가가 워낙 낮기 때문에 그래핀을 첨가한다고 해서 단가를 높이기는 쉽지 않다”며 “얼마나 싸게 신뢰성 있는 그래핀을 확보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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