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도 애플 제외하면 선단공정 고객사 전망 하락

파운드리 공장 내부 전경. /사진=TSMC
파운드리 공장 내부 전경. /사진=TSMC

중국 IT 전문미디어 중관춘온라인은 대만 TSMC가 EUV(극자외선) 노광장비 중 일부 가동을 연말까지 정지할 예정이라고 5일 보도했다. 현재 TSMC의 EUV 반입 대수는 80대 정도로 추정되는데 그 중 4대를 연말까지 가동 중지한다는 것이다. 중관춘온라인은 반도체 서플라이체인 내 소식통을 인용해 이 같이 보도했으나, 정확한 근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TSMC 역시 보도의 진위에 대해 확인해주지 않았다.

다만 최근 파운드리 업황 하락세를 감안하면 가능성이 전혀 없지는 않다. EUV를 사용하는 TSMC 선단공정 고객사는 애플⋅AMD⋅퀄컴⋅엔비디아⋅미디어텍 정도다. 이 중에 애플을 제외하면 나머지 고객사들은 최근 경기위축 신호에 따라 일제히 생산량 전망을 축소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 2분기 퀄컴의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출하량은 전분기 대비 4% 감소했고, 미디어텍도 9.6% 줄었다. AMD⋅엔비디아는 최근 2분기 실적발표에서 단기 가이던스(매출 전망치)를 각각 하락 조정했는데, 미 정부로부터 일부 하이엔드급 GPU(그래픽처리장치)의 대 중국 수출마저 금지당했다. 

중관춘온라인은 “AMD의 최신 PC용 CPU인 ‘라이젠7000’은 이전 시리즈와는 다르게 출하 지연이 전혀 없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며 “이 역시 TSMC의 선단공정 생산능력이 여유가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사실 TSMC를 제외하면 다른 중화권 파운드리들의 공급부족 해소 내지는 공급초과 신호가 2분기부터 감지됐다. 이미 1분기 말부터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IT 세트 수요가 크게 감소하면서 팹리스들이 일제히 반도체 위탁생산 물량을 축소했기 때문이다. 이에 UMC 관계자들이 국내 최대 고객사인 삼성전자를 방문해 주문량 확보에 나서기도 했다. 

업계 2위인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의 경우, 공식적으로는 여전히 공급 대비 수요가 견조하다고 밝히고 있으나 연말과 내년 상반기까지 업황을 장담할 수는 없는 단계다. TSMC와 마찬가지로 일부 생산능력 가동을 중단해야 하는 시기가 올 수도 있다는 뜻이다. TSMC에 비하면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고객사 기반은 구색이 떨어진다. 대형 고정 고객사라 할 만한 회사가 삼성전자 MX사업부(스마트폰) 정도다.

한 번 가동에 들어가면 1년 365일 24시간 가동해야 하는 메모리 반도체와 달리, 파운드리는 주문량이 바닥나면 라인 가동률을 하락 조정한다. 대신 막대한 설비투자에 대한 감가상각비를 손실로 감당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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