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프로젝트 보그’ 준비 절차가 지연되면서 관련 소재⋅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사들이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다. 매년 초 나오던 준 프리미엄급 제품 발주가 3월까지 확정되지 않으면서 생산 채비 확보가 줄줄이 연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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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최근 중국에서 진행한 갤럭시S9 시리즈 발표회 현장. 삼성전자의 '프로젝트 보그'는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계획됐다./삼성전자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연말 선보일 프로젝트 보그 제품용 협력사를 아직 선정하지 않고 있다. 프로젝트 보그는 삼성전자의 준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인 ‘갤럭시A’ 단종 이후 내놓을 신제품이다. 


갤럭시A 계승보다는 ‘갤럭시S’의 파생모델로 내놓을 예정이어서 라인업 전반적으로 프리미엄 제품군이 강화된다. 


삼성전자는 통상 프리미엄급 제품의 협력사와 보급형 제품의 협력사를 별도 지정했다. 여러 협력사와 선행 개발을 진행한 뒤 그 중 몇 곳을 공급사로 지정하는데, 연초 프리미엄급 모델의 1·2차 공급사를 정하고 연이어 갤럭시A·J 시리즈의 공급사를 정한다. 


각종 신규 기능이 도입되는 갤럭시S·노트 시리즈는 스펙이 자주 바뀌지만, 갤럭시A·J시리즈는 상대적으로 스펙이 빨리 결정되고 잘 바뀌지 않는 편이다. 그만큼 선행 개발이 일찍 종료되고 공급사가 정해졌다.


하지만 갤럭시S9 시리즈의 출시일이 앞당겨졌고, 프리미엄 시리즈의 협력사 지정이 완료된 현재까지 갤럭시A 시리즈 후속 모델의 협력사와 스펙은 확정되지 않았다. 


이에 중저가형 스마트폰 협력사뿐 아니라 프리미엄급 협력사도 수주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예년에 갤럭시S 물량을 대응하느라 A시리즈 소재⋅부품 수주에 집중할 여력이 없었다면 올해는 다르다. S시리즈 협력사들이 A·J 소재⋅부품을 대거 동시에 수주할 수 있다. 


이번 갤럭시S 파생모델은 엄밀히 따지자면 ‘프리미엄’이지만 스펙으로는 A시리즈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프리미엄급 제품군 협력사에게는 물량을 확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갤럭시A·J 시리즈를 공급하던 업체는 물량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전력을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프로젝트 보그를 이르면 연말 혹은 내년 초 선보일 예정이다. 부품에 따라 다르지만 늦어도 3~4월 중 공급사가 선정돼야 제때 출시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급 제품 협력사들은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낮은 저가형 모델 개발에 적극적이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얘기가 다르다”며 “갤럭시A·J시리즈를 공급하던 업체는 물량을 뺏길 경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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