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칩테크놀로지가 삼성전자·SK텔레콤 등 내로라하는 국내 대기업들로부터 지분 투자 관련 러브 콜을 받고 있다.

 

사물통신(IoT)·핀테크(Fintech)·포스 터치(Force Touch) 등 최근 급부상한 신성장 동력 산업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대거 보유한 덕분이다.



이노칩테크놀로지, 삼성전자와 SK텔레콤 중 누구의 손을 잡을까

 

당초 SK텔레콤은 IoT 등 신성장 동력 기술 확보 차원에서 이노칩테크놀로지를 인수합병(M&A)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이노칩테크놀로지가 세라믹 소재부터 부품, 모듈에 이르는 기술을 수직계열화한 것에 주목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도 지분 투자를 추진하면서 복잡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내년 출시할 갤럭시S7 포스 터치용 압전소자를 안정적으로 조달하기 위해 이노칩테크놀로지 지분 15%를 확보하려 하고 있다. 압전소자는 압력을 가하면 전기가 발생하는 물질로 포스 터치용 액추에이터를 구현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애플은 스마트폰 업체로는 처음 아이폰6S에 포스 터치를 채택한 바 있다. 마그네틱을 써 압력을 인식하는 방식이다.

 

삼성전자는 내년 초 타깃으로 갤럭시S7에 압전소자 방식 포스터치를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무라타와 이노칩테크놀로지가 포스터치용 압전소자를 공급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삼성벤처투자를 통해 지분을 확보하거나 아예 직접 투자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우선 기존 이노칩테크놀로지 주주로부터 구주를 블록 딜로 인수하는 방안이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 구주 인수가 여의치 않을 경우 제3자 배정 신주를 받는 방법도 가능하다.


삼성전자가 이노칩테크놀로지 지분 투자에 적극 나서면서 SK텔레콤은 M&A 추진 동력이 상당히 약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커먼모드 필터. /이노칩테크놀러지 홈페이지 캡처

 

 

이노칩테크놀로지, 세라믹 부품 시장의 ‘히든챔피언’

 

이노칩테크놀로지는 코먼모드 전자파 차폐 필터(CMEF, Common Mode EMI Filter)를 주력 생산하는 업체다. 최근 스마트폰에 메탈 케이스와 핀테크를 위한 근거리무선통신(NFC) 안테나 등 새로운 하드웨어 부품이 채택되면서 CMEF 수요는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플라스틱 케이스와 달리 메탈 소재는 전자파를 모으는 특징이 있다. 전기 전도성도 높아 정전기와 전자파를 줄이는 게 숙제다. CMEF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이유다. NFC 등 핀테크 관련 부품이 채택돼 스마트폰 회로 복잡도가 증가한 것도 CMEF 수요 확대에 긍정적이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포스터치가 적용되기 시작한 것도 이노칩테크놀로지에 상당한 기회다. 포스터치로 인해 스마트폰 내 정전기 및 노이즈가 많아져 세라믹 칩도 많이 필요하다. 갤럭시S7 포스터치용 압전소자를 직접 공급하면 상당한 규모의 신규 매출 효과도 더해진다.


이노칩테놀로지는 세라믹 공정 기술을 기반으로 CMEF를 세계 처음 상업화했다. 기존 정전기(ESD) 필터와 전자파(EMI) 필터를 하나로 구현했다. 스마트폰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CMEF 시장은 급성장했다. 현재 고가 스마트폰에는 대당 10개 이상, 중저가 스마트폰에는 5~8개 CMEF가 탑재된다. 롱텀에벌루션(LTE)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CMEF 수는 3세대(3G) 스마트폰 갑절 수준이다.

 

이노칩테크놀로지는 글로벌 CMEF 시장에서 점유율이 30% 이상이다. CMEF 시장에서는 일본 무라타·TDK 등 글로벌 기업도 후발업체에 불과하다. 지난해 중화권 스마트폰 고객 비중이 28%를 차지하는 등 거래처 다변화에도 성공했다. 현재 이노칩테크놀로지는 중국 스마트폰 세라믹 부품 시장에서 40~50% 수준의 점유율을 차지한 것으로 추정된다.

 

연내 고주파 전용 노이즈 필터인 기가비즈(Giga beads)와 전류 흐름을 일정하게 유지해주는 파워인덕터 등 신제품 매출도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2분기부터 중국 스마트폰 업체에 압전스피커를 공급하고 있다. 압전 스피커는 기존의 스피커 보다 두께가 상당히 얇고, 구멍이 없어 방수/방진에 유리하다. 초슬림 스마트폰뿐 아니라 점차 소형화되는 전자기기에 적합한 제품으로 손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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