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셜텍이 개발한 비운의 기술 ‘매트릭스 스위칭(MS) 터치스크린패널(TSP)’이 다시 조명받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11년 급성장하는 스마트폰 시장 공략을 위해 MS TSP 기술을 개발했지만, 터치스크린 기능이 디스플레이에 합쳐지면서 상업화되지 못했다. 

 

몇 년 동안 회사가 적자를 내면서도 MS TSP 기술 개선에 투자를 단행한 결과, 구조를 단순화해 원가 경쟁력을 높였을뿐 아니라 포스터치(force touch)까지 구현하는데 성공했다. 

 

현재 중국 업체들이 MS TSP를 자사 스마트폰에 적용하기 위해 크루셜텍에 잇따라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크루셜텍은 올 상반기 중 스마트폰에 MS TSP를 적용해 샘플 테스트를 완료하고, 이르면 하반기 늦어내 내년에는 상업화한다는 계획이다. 투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중국 TSP 업체와 합작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크루셜텍 MS TSP, 더욱 강한 제품으로 귀환

 

MS TSP는 우선 터치스크린 구조가 단순하다. 기존 터치스크린 기술은 x, y 좌표를 인식하기 위한 2개의 인듐주석산화물(ITO) 센서층이 필요하다. 

 

MS TSP는 터치스크린 표면에 바둑판처럼 좌표가 정해진 셀을 구성해 사용자 손가락 위치를 인식할 수 있다. 즉 ITO 센서 층이 하나 밖에 필요 없다. 

 

또 센서층을 이어붙일 접착필름(OCA)이나 접착 레진(OCR)이 없어 공정이 단순하고 소재 소요량도 적다. 기존 TSP보다 원가 경쟁력에서 크게 앞선다.

 

기존 정전용량 방식과 달리 TSP 테두리 부분에 금속 배선 처리할 필요가 없다. 즉 베젤(디스플레이 테두리)가 필요없는 셈이다. x, y 축 표면 사이 공간에 칩으로 연결되는 배선을 구현했다.

 

통상 정전용량방식 터치칩은 터치스크린 표면에서 발생한 신호를 인식하기 위해 낮은 저항값이 요구된다. 표면 저항이 금속 배선을 통과하면서 터치칩이 처리하기 쉬운 낮은 저항값으로 바뀐다. 

 

그러나 크루셜텍이 개발한 칩은 높은 저항값에도 터치 신호를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는 알고리즘으로 구현됐다. 금속 배선을 없앨 수 있는 이유다. 

 

패널 두께가 얇아 디스플레이 투과율도 상당히 개선된다. 이는 배터리 전력 소모를 줄일 수 있는 장점으로 이어진다. 동일한 전압으로 더 밝은 디스플레이 빛을 내기 때문에 발광량을 줄여 배터리를 오래 쓰게 할 수 있다. 

 

 ▲ 크루셜텍 MS TSP / 크루셜텍 제공 

 

MS TSP, 곧 포스터치(Force Touch)도 구현된다

 

크루셜텍은 차세대 중국 스마트폰 시장을 타깃으로 포스터치를 구현한  MS TSP를 개발 중이다. 베젤 부분에 압전소자를 포함한 잉크를 인쇄하는 방식이다. 베젤이 필요없어 이 공간을 포스터치를 구현하는데 활용할 수 있다. 

 

포스터치는 애플이 처음 스마트폰에 적용한 혁신적인 사용자환경(UI)/사용자경험(UX) 기술이다. 얼마 전 화웨이도 국내 업체 하이딥이 제공한 솔루션을 채택해 포스터치를 구현한 제품을 내놓은 바 있다. 삼성전자도 차기 전략 모델에 포스터치를 적용하기 위해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통상 포스터치를 구현하려면 압력을 감지하는 칩과 디지타이저, 탭틱 엔진(모듈)이 필요하다. 

 

그러나 크루셜텍 방식은 TSP 자체로 포스터치를 구현할 수 있어 원가 부담이 적다. 다만 애플처럼 높은 수준의 UI/UX를 구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UI/UX 수준에 따라 고가 스마트폰 시장을 타깃으로 할지 중저가 제품을 타깃으로 할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크루셜텍은 중국 여러 고객사와 MS TSP 샘플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크루셜텍 지문인식모듈 최대 고객사인 화웨이가 MS TSP 상용화에 가장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크루셜텍은 지난 2011년 천안 공장에 월 50만개(5인치 기준) 생산능력을 갖춘 MS TSP 생산라인을 구축했다. 국내 TSP 시장이 급속도로 침체되면서 사업이 중단된 이후에도 연구개발은 꾸준히 진행해왔다. 인적, 물적 투자를 꾸준히 해온 덕분에 터치칩부터 패널에 이르기까지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다만 크루셜텍이 향후 MS TSP 사업화를 진행하려면 풀어야할 숙제도 적지않다. 패널을 양산하려면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데, 당장 크루셜텍 재무구조상 쉽지 않은 실정이다. 현실적인 대안은 중국 파트너 업체를 찾아 합작사를 설립하는 것이다. 

 

크루셜텍은 MS TSP에 포스터치까지 구현한 후 중국 현지 합작사를 물색할 계획이다. 기술은 크루셜텍이 대고, 자금은 중국 현지 파트너가 부담하는 형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트룰리 등 중국 업체들이 합작 파트너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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