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반도체 메모리 사업 매각 작업이 아직 진행형인 가운데 ‘도시바 출신 인재 영입전’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소식이 나왔다. 경쟁기업이 생산 설비를 확장하면서 도시바의 기술인력 유출이 심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과 미국, 그리고 중국 기업이 모두 적극적인 인재 영입전에 뛰어든 상태다.


중화권 및 일본 매체에 따르면 최근 도시바 내부 엔지니어 응집력이 약해지면서 경쟁사의 스카웃이 활발하다. 최근 욧카이치시 공장 남문에는 헤드헌팅 회사 직원들이 파견을 나와있다. 남문은 개발 건물과 가장 가까운 문으로, 헤드헌팅 회사 직원들이 프로세스 엔지니어 직종 고급 기술인력을 겨냥한 헤드헌팅 활동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한 헤드헌팅 회사에 따르면, 중국 반도체 업계의 투자 활황으로 최근 반도체 영역에서 우수 기술 인력의 소개비가 많게는 1인당 1000만 엔(약 1억 131만5000원)에 달한다. 이 헤드헌팅 회사 관계자는 구인 회사의 이름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칭화유니그룹 등 중국 기업의 스카웃이 활발한 상태라는 소문이 업계에 파다하게 퍼진 상태다. 과거에는 주로 한국 기업의 인재 수요가 많았지만 지금은 중국 기업의 수요가 많다는 것이 헤드헌팅 업계의 전언이다.



▲도시바 인재 영입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진 칭화유니그룹. /칭화유니그룹 제공



칭화유니그룹 산하의 창장메모리는 후베이성 우한시에 20조원 이상을 투자해 메모리 공장을 설립하고 있다. 회사는 내년 이전까지 수천 명의 기술인력이 필요하다고 공언한 상태다.


칭화유니그룹은 미국 실리콘밸리에 연구개발 기지를 설립하면서 반도체 공장 기술 인재 영입에 공력을 쏟고 있다. 이에 일본의 설계 기지에서도 일본 기술인재를 영입하기 위한 노력을 더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 7월 모 반도체 제조장비 업체의 영업 책임자는 도시바 욧카이치시 기술 인력에 “이런식이면 납품이 어렵다”며 “빨리 납품 여부를 결정해달라”고 독촉했다. 예전 같으면 도시바가 ‘갑’이었겠지만 지금은 상황이 뒤바뀌었다.


반면 메모리 사업의 전망을 밝게 내다 본 한국 기업들은 생산력을 증강하고 있다. 자동화 기술이 진보하면서 파운드리에 주력하던 TSMC 등도 공장 건설에 나서면서 글로벌 제조장비 공급이 부족한 사태를 맞았다. 이에 도시바의 투자를 기다리던 장비업자들의 인내심도 상당부분 극에 달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그간 도시바와 웨스턴디지털은 합작을 통해 양측의 설계 연구개발 측면에서 견고한 협력 관계를 맺은 덕에 삼성 등 경쟁사와 실력을 겨뤄 왔다. 하지만 도시바가 6월 웨스턴디지털의 불법 기밀정보 탈취를 이유로 웨스턴디지털과의 정보 유통 경로를 막고 회의 참여도 금지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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