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공정 미세화에 따라 CMP(화학기계적평탄화)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면서 관련 부자재 시장도 커지고 있다. CMP 패드는 이미 조단위 산업으로 성장하면서 글로벌 업체들이 주름잡고 있지만, 이를 재생하는 컨디셔너 산업은 국내 다이아몬드공구 3사 활약이 두드러진다.

CMP 패드용 컨디셔너. /사진=이화다이아몬드
CMP 패드용 컨디셔너. /사진=이화다이아몬드

다이아몬드공구 3사, 국내 시장 석권

 

CMP 공정에 사용하는 CMP 패드는 폴리우레탄 재질로, 표면에 미세 돌기와 기공이 형성돼 있다. 수많은 돌기가 기판과 기계적으로 접촉하며 기판의 울퉁불퉁한 면을 평탄화 하는 것이다. 그러나 소모품인 CMP 패드는 사용 횟수가 늘수록 돌기가 무뎌지고, 표면에 연마 잔여물이 쌓이는 ‘눈막힘 현상’이 일어난다. 

컨디셔너는 이처럼 무뎌진 돌기와 연마 잔여물을 제거하기 위해 사용된다. 금속판 위에 인조다이아몬드를 전착(전해석출)시킨 형태다. 사용 시간이 길어질수록 CMP 패드의 연마력이 떨어지게 되는데, 컨디셔너가 이를 실시간 복구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현재 CMP 패드 시장은 미국 듀폰과 캐봇이 90%에 가까운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컨디셔너는 국내 업체들 활약이 두드러진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사용하는 CMP 패드용 컨디셔너는 새솔・이화・신한다이아몬드 3사 제품이 대부분이다. 세계적으로는 3M과 대만 키닉(Kinic) 제품도 있으나, 국내 시장 만큼은 새솔・이화・신한 3사 점유율이 100%에 근접한 것으로 추정된다. 

CMP 공정에서의 CMP 패드와 컨디셔너. /KIPOST
CMP 공정에서의 CMP 패드와 컨디셔너. /KIPOST

국내 업체 중에는 새솔다이아몬드 점유율이 가장 높다. 새솔다이아몬드는 이화다이아몬드 출신의 맹주호 대표가 지난 1999년 설립한 회사다. 맹 대표는 CMP 패드용 컨디셔너 시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국내 다이아몬드공구 업계서 가장 먼저 관련 설비 투자에 뛰어 들었다. 덕분에 현재까지 제일 높은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새솔다이아몬드 관계자는 “국내 CMP 패드용 컨디셔너 시장은 1000억원, 세계적으로는 3000억~40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이화다이아몬드는 CVD(기상화학증착) 방식의 컨디셔너를 만들어 해외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기존 컨디셔너는 금속판 위에 다이아몬드를 석출 시켜 생산한다. CVD 방식은 말 그대로 CVD 장비에 금속 디스크를 넣고, 표면에 다이아몬드를 성장시킨 형태다. 종전 방식 대비 다이아몬드의 크기가 고르게 분포하는 게 특징이다. 이화다이아몬드의 CVD 방식 컨디셔너는 한 미국 반도체 회사가 양산 라인에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CMP 공정 자체가 늘어날 것을 감안하면 CMP 패드 컨디셔너의 시장 전망도 밝다. CMP 공정이 처음 보편화 되기 시작한 게 2000년대 들어 알루미늄 배선 공정이 구리 배선으로 바뀌면서다. 그러나 최근에는 공정 미세화에 따라 막질의 평탄도 확보가 중요해지면서 CMP는 각 공정 앞뒤로 추가되는 추세다. 

한 반도체 소재 업체 대표는 “원래 CMP 공정은 구리 도금 후 절연막 위에 쌓인 불필요한 구리막을 제거하기 위해 적용됐다”며 “최근에는 ‘반도체 8대 공정’에 꼽힐 만큼 다양한 공정에 CMP가 추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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