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MS는 어닝 서프라이즈, 글로벌 빅테크 3분기 실적 희비 갈라

 

세계적 공급망 대란속에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3분기 실적 희비도 크게 엇갈렸다. 물리적 상품 판매에 의존하는 애플·아마존은 공급망 차질의 직격탄을 맞아 기대 이하의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데 비해 온라인 사업 비중이 절대적인 MS와 구글은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달성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블룸버그 등 외신들은 진단했다. 이에 따라 뉴욕증시의 대장주였던 애플은 시가총액 1위 자리를 MS에 빼앗기기도 했다. 

애플과 아마존은 각각 지난 28일(현지시간) 시장 기대에 못 미친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애플은 7~9월 매출 834억달러를 기록했다. 1년 전에 비해 29% 늘었지만 월가 기대치였던 850억달러에 못 미쳤다. 애플의 매출이 시장 기대치를 밑돈 것은 지난 2017년 5월 이후 4년 만이라고 미 CNBC 방송은 전했다. 다만 순이익은 62.2% 증가한 206억달러, 주당 순이익으로 환산하면 1.24달러로 전망치에 부합하는 수준이었다.

애플의 부진한 실적은 반도체 부족 문제와 공급망 대란으로 주력 제품인 아이폰 매출이 예상보다 저조한 성적을 냈기 때문이다. 월가에서는 3분기 아이폰 매출액을 415억1000만달러로 내다봤는데 실제로는 388억7000만달러에 그쳤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에서 “업계 전반의 칩 부족과 코로나19 여파로 동남아시아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데 차질이 있었다”면서 “공급 제한으로 60억달러의 잠재 매출액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루카 마에스티르 애플 최고재무책임자(CFO)도 “프로세서 부족으로 인한 혼란이 아이폰 제품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예상보다 더 나빴다”고 평가했다.

아마존도 지난 3분기 부진하긴 마찬가지였다. 매출은 1108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지만 시장 컨센서스였던 1116억달러보다 적다. 지난해 3분기 62억달러였던 영업이익은 올해 3분기 49억달러로 급감했다. 순이익은 63억달러에서 32억달러로 반 토막 났다.

온라인 쇼핑 사업 성장세가 한풀 꺾인 것이 전체 매출 성장률을 끌어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매분기 두 자릿수 매출 증가율을 유지해오던 온라인 사업 부문은 지난 3분기 3% 늘어나는 데 그쳤다. 글로벌 공급망이 무너지며 제품이 제때 공급되지 못한 것이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임금 인상 역시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아마존은 3분기에 추가 급여와 인센티브 지급, 공급망 관련 제약 때문에 20억달러를 지출했다고 밝혔다.

아마존측은 “일부 상품이 제때 도착하지 않으면서 코로나19 확산 이후 처음으로 창고가 공간 부족을 겪지 않았다”며 “3분기에 공급망 관련 제약과 함께 추가 급여와 인센티브로 20억 달러를 지출해야 했다”고 밝혔다. 아마존은 직원을 유지하기 위해 시간당 평균 임금을 18달러 이상으로 올렸고, 일부 직원들에게는 3000달러 보너스를 지급했다.

그나마 클라우드 사업 부문 자회사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실적의 버팀목이 됐다. AWS의 매출은 1년 전보다 39% 증가한 161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CNBC는 “AWS의 막대한 이익이 없었다면 아마존은 3분기 손실을 기록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당초 이들 두 회사는 공급망 대란 등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을 거라는 예상이 많았다. 스마트폰과 전자상거래 업계 최강으로서 재고 확보 능력과 자금력에서 경쟁업체를 크게 앞선다는 평가를 받아왔기 때문이다. 예상을 깬 부진에 블룸버그는 “(우주에 있던) 애플과 아마존이 지구로 내려왔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이에 비해 MS와 알파벳(구글 모회사)은 괄목할만한 성과를 냈다. MS의 3분기 매출은 453억17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2% 증가했다. 모든 사업에서 매출이 뛰었는데 클라우드 부문 매출이 50% 성장하며 특히 선전했다. 3분기 순이익은 48% 늘었다. 이는 팩트셋 집계 월가 컨센서스인 매출액 440억달러, 순이익 157억달러를 훌쩍 상회한 것이다.

알파벳은 3분기 매출 651억1800만달러, 순이익 189억3600만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1%, 68.4% 늘었다. 매출과 순이익 모두 월가 예상치를 넘어섰고, 매출액은 14년 만의 최대치를 기록했다. 구글 역시 클라우드 매출이 44.9% 증가한 것이 돋보인다.

애플과 아마존은 부진한 실적 성적표에 주가가 시간 외 거래에서 모두 하락했다. 애플 주가는 장 마감 후 실적이 발표되자 3.5% 이상 하락했고, 아마존 주가는 4% 가까이 떨어졌다. 지난 29일(현지시간) 증시에서는 MS가 애플을 시가총액에서 역전했다. MS가 2.2% 올라 시가총액 2조4900억달러로 1.8% 하락한 애플(2조4580억달러)을 제치고 시가총액 1위에 등극했다. 애플이 MS를 제치고 시총 1위 자리에 오른 것은 지난 2010년이 처음이다. 이후 2018년까지 1위 자리를 지켜왔다. 그러다가 MS가 지난해 팬데믹 폭락 장세에서 애플을 제쳤고, 이번에 다시 역전했다.

애플과 아마존의 4분기 전망도 불투명하다. 공급망 대란이 연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다. 쿡 애플 CEO는 “칩 부족은 계속되고 있다. 얼마나 오래 갈지 분명하지 않다”고 말했다. 생산 차질도 우려된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중국 전력난으로 애플의 글로벌 공급업체 공장 중 약 14%가 내년 초까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했다. 마에스티르 애플 CFO도 “아이패드 등 아이폰 제품군의 매출이 공급 차질로 더 악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마존은 4분기 매출 잠정 전망치를 1300억∼1400억 달러로 제시했다. 월가 추정치인 1422억 달러보다 낮다. 앤디 재시 아마존 CEO는 “4분기에 임금 인상, 공급망 이슈, 화물·물류비용 증가로 소비자 사업 부문에서 수십억 달러의 추가 비용을 지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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