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웨이가 LCD 패널업체 BOE와 손잡고 러시아 시장에 진출한다. 삼성⋅LG디스플레이 대비 저렴한 패널 가격을 무기 삼아 러시아 TV 시장을 선점한다는 목표다.

15일 중국전자보 등 중국 언론에 따르면 화웨이의 루리보(陆力博) 부총재는 “4K 고해상도 제품의 러시아 지역 공급을 위해 화웨이가 중국 LCD 기업 BOE와 협력키로 했다”며 “두 기업은 이미 러시아 영상 시장 공략을 위한 협의를 마친 상태”라고 말했다.

화웨이는 지난 20여년 간 러시아 시장 진출을 위해 노력해왔다. 최근 4K LCD TV 시장 성장세가 예상되면서 패널 업체인 BOE와 손 잡은 것이다. 루 부총재는 “러시아는 중국과 비교했을 때 4K가 아직 확산되지 않은 상태”라며 “4K TV 가격이 너무 비싸고 콘텐츠도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jpg

▲BOE의 TV용 패널 및 디스플레이 제품 /BOE 홈페이지 캡처



이번 협력을 통해 BOE는 TV를 직접 제조하고, 화웨이가 네트워크 영역을 맡아 러시아 통신사로 직접 공급하는 모델을 고려하고 있다.

BOE의 시장기획부 담당 둥푸즈(董富志)씨는 “최근 BOE가 희망하는 협력 모델은 BOE가 TV를 제공함으로써 브랜드 제조업체와 유통업체를 건너 뛰는 것”이라며 “화웨이가 네트워크를 제공하고 러시아 현지 통신사가 4K 고화질 상품을 러시아 시장에서 운송할 수 있다”고 전했다.

두 회사는 러시아 시장의 4K TV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 아직 시장 확대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마진을 줄이고 가격 경쟁력을 갖추면 한국 디스플레이 패널을 쓰는 것 보다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중국전자보는 “기술 우위와 연구개발 역량을 기반으로 BOE LCD 패널은 가격 경쟁력도 보유하고 있다”며 “삼성 및 LG와 비교할 때 BOE LCD 패널을 사용한 TV 가격을 절반 가량 저렴하게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BOE는 글로벌 스마트폰, 태블릿PC, 노트북PC 등 LCD 패널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디스플레이 패널 시장에서 글로벌 2위, TV 패널 시장에서 글로벌 3위에 올라있다.

 

두 업체는 이에 다음달 7일부터 사흘간 모스크바에서 개최되는 제19회 러시아 국제 통신설비전시회에 참가한다. 동유럽 지역 최대 방송 및 위성 통신 전시회다. 최근 중국 기업의 해외 진출이 잇따르면서 러시아 국제통신설비 전시회에서 중국 기업의 존재감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화웨이⋅BOE⋅하이센스⋅하이실리콘 등 10여 개 중국 기업이 참여해 상품과 솔루션 등을 전시한다.

화웨이는 이 전시회에서 한 러시아 온라인 영화 기업과 협력도 맺는다. 러시아 시장에서 신기술을 통해 콘텐츠 전송을 가능케 하면서 4K 고화질 시스템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다. 이 러시아 온라인 영화 기업은 4K 고화질 콘텐츠를 제공하게 된다.

루리보 화웨이 부총재는 “화웨이는 이번 전시에서 ‘영상의 산업 사슬’ 업체로 참여한다”며 “고품질의 영상은 물과 전기, 공기처럼 인류에게 없어서는 안될 기본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KIPOST(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