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신기술 및 정책소식] 전자·에너지산업 핵심 금속 구리, 폐수에서 회수하는 캡슐

2025-11-21     KIPOST
반도체 웨이퍼. /사진=eletimes.com

◇ 산업부, 반도체·이차전지 등 첨단 소부장기업 1200억 지원

산업통상부는 18일 국가첨단전략산업위원회 기술소위원회를 열고 '국가첨단전략산업 소부장 중소·중견기업 투자지원금' 지원 대상 21개사를 최종 선정했다고 밝혔다. 

투자지원금 지급 대상에 선정된 주요 기업은 솔브레인(반도체 소재), 주성엔지니어링(반도체 장비), 동화일렉트로라이트(이차전지 전해액), 아미코젠(바이오 배지) 등이다.

투자지원금은 반도체·이차전지 등 첨단산업의 국내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올해 국비 700억원 규모로 신설된 사업이다. 총 1조2000억원 규모의 62개 투자계획이 접수됐고 검토를 거쳐 1211억원(지방비 포함)의 투자지원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 원주 반도체 소모품 실증센터 ‘첫 삽’

강원도와 원주시는 19일 반도체 소모품 실증센터를 착공했다.

실증센터는 오는 2027년까지 원주 부론산업단지에 지상 3층 연면적 2562㎡ 규모로 지어진다. 세라믹 등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소모되는 부품의 성능과 안정성을 검증한다.

실증센터 건립에는 국비 150억원과 도비 125억원, 시비 152억 3000만원 등 총 472억 3000만원이 투입된다.

 

◇ 초나노 반도체 상용화 난제 풀리나?…UNIST, 새 이론 제시

'포스트 실리콘' 반도체 소재로 꼽히는 2차원 반도체 소재 상용화의 최대 난제였던 '접촉 저항' 문제를 해결할 결정적 단서가 나왔다.

국내 연구진이 접촉 저항을 유발하는 에너지 장벽의 이론 예측값과 실제 실험값이 불일치하는 원인을 찾아낸 것이다. 정확한 반도체 성능 예측 가능해져 2차원 소재를 이용한 초나노 반도체 칩 개발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반도체소재·부품대학원 정창욱·권순용 교수팀은 2차원 반도체 소재와 바일 금속이라는 준금속이 맞닿을 때 생기는 이론적 에너지 장벽이 실험 결과와 일치하지 않는 원인을 밝혀내고, 이를 설명하는 새로운 예측 공식을 제시했다고 19일 밝혔다.

 

◇ '꿈의 배터리' 리튬황 전지서 새는 에너지 막는 촉매

포스텍은 김원배·조창신 화학공학과·배터리공학과 교수, 박관현 화학공학과 통합과정생, 산디아 라니 망기셰티 박사후연구원 연구팀이 주석 금속-카본 복합 촉매를 개발해 리튬-황 전지 양극 촉매로 적용해 높은 에너지 저장 성능과 효율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연구팀은 주석 금속과 탄소를 결합한 새로운 촉매를 만들었다. 질소·붕소가 동시에 도핑된 그래핀 나노시트와 탄소 나노튜브를 합성해 주석 미세 입자와 결합시킨 주석-카본 복합 촉매를 만들었다. 개발한 촉매는 전자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고 반응이 잘 일어나는 표면을 제공해 배터리 내부에서 황 성분이 안정적으로 반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촉매를 배터리에 적용한 결과 전해질-촉매-도전재 간의 ‘3상 계면(three-phase interface)’이 효과적으로 구축됐다. 3상 계면이란 배터리 안에서 전기화학 반응이 일으키는 전해질-촉매-도전재가 만나는 접점이다.

용해성 폴리설파이드의 전환 반응과 리튬 설파이드(Li₂S) 증착 반응이 크게 개선됐다. 폴리설파이드는 리튬-황 전지 내에서 황과 리튬이 반응하며 전해질에서 녹아 만들어지는 황화합물이다. 황화합물이 전해질 내에서 이리저리 떠다니다가 전극에 붙였다 떨어지며 셔틀링 효과를 일으킨다.

 

◇ 아세톤으로 리튬배터리 성능 5초만에 23~135% ↑

포스텍은 화학공학과 김진곤 교수와 김건우 박사, 조항준 석사, 배터리공학과·화학공학과 조창신 교수 공동 연구팀이 아세톤을 용매로 써서 재료가 순식간에 반응하고, 응축하는 초고속 응축 유도 자기 조립(CISA) 전략을 통해 차세대 리튬 배터리 음극 소재 설계의 난제를 해결했다고 20일 밝혔다.

기존에는 넓은 표면적을 가진 ‘메조 다공성 금속산화물(MMOs)을 만들기 위해 ‘블록공중합체(BCP) 자기조립’이라는 방법이 주로 사용됐다. 그러나 이 방식은 유독성 용매를 사용해야 하고 합성 시간이 매우 길다. 전도성을 가진 나노물질을 MMOs 내부에 균일하게 섞는 것도 어려웠다.

연구팀은 이를 아세톤으로 해결했다. 아세톤이 금속 알콕사이드(금속 산화물 전구체)를 빠르게 반응·경화하는 특성에 주목한 것.

연구팀은 "카본나노튜브(1차원)와 MXene(2차원) 같은 고전도성 나노 소재가 단 5초 만에 MMOs 내부에 골고루 분산된 나노 복합체 제조에 성공했다"며 "수 시간에서 몇일 씩 걸리던 공정을 대폭 단축했을 뿐 아니라, 균일성과 재현성까지 확보했다"고 부연설명했다.

 

◇ 배터리 폭발 막는 '분자 방탄조끼'...포스텍, 분리막 기술 개발

포스텍은 박수진 화학과 교수, 한동엽 화학과 박사후연구원, 이태경 경상국립대 나노신소재융합공학과 교수, 이지윤 경상국립대 연구원, 송규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박사후연구원 등 공동연구팀이 '분자조절 멤브레인(molecularly engineered membrane)' 기술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연구팀은 양극과 음극 사이 리튬금속전지의 분리막을 분자 수준에서 기능을 하도록 변형했다. 단순한 분리막 표면에 플루오린(-F)과 산소(-O) 기반 극성 작용기를 화학적으로 붙여 전극 경계면에서 일어나는 반응을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다. 

그 결과 리튬 금속이 쌓이는 음극에서는 리튬 플루오라이드(LiF) 보호층이 고르게 만들어져 덴드라이트 생성을 막았다. 양극에서는 해로운 불화수소(HF) 생성을 차단해 전극이 무너지는 것을 막았다. 한 장의 얇은 분리막이 양극과 음극을 동시에 안정화하는 '이중 보호막' 역할을 한 것이다.

연구팀은 개발한 기술을 적용해 실제 전기차 구동 환경에 가까운 조건에서 실험했다. 55°C의 높은 온도와 적은 전해액, 얇은 리튬 음극이라는 까다로운 조건에서도 전지는 208회 충·방전 후 처음 용량의 80%를 유지하며 안정적으로 작동했다. 

 

◇ DGIST, 리튬-황 전지 성능 높이는 새 '전극 소재' 개발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에너지공학과 유종성 교수 연구팀은 리튬-황(Li-S) 전지의 성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새로운 전극 소재를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티타늄일산화물(TiO) 나노입자와 질소(N)를 포함한 벌집 구조의 고흑연화 다공성 탄소(TiO-NGPC)를 하나의 공정(마그네슘 환원법)으로 간단하게 제조한 것이 핵심 성과다.

DGIST 연구팀이 개발한 TiO-NGPC 소재는 탄소 구조가 벌집처럼 다공성이면서도 높은 전기전도성을 가지고 있어 황을 안정적으로 보관하고 전하 전달을 원활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또 이 소재는 극성(Polar) 성질을 가진 티타늄일산화물(TiO)과 질소(N)가 함께 포함돼 있어 전지 반응 중 생성되는 극성 리튬 폴리설파이드 물질을 강하게 붙잡아두는 흡착 능력이 뛰어나다. 

이와 함께 반응을 빠르게 일으키는 촉매 역할까지 수행해 황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막고 전지 반응 효율을 높여 전지의 성능과 수명을 동시에 향상시킨다.

 

◇ KAIST 권영진 교수팀, CPU 없이 버그 탐지 기술로 구글어워드 수상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전산학부 권영진 교수 연구팀이 구글이 수여하는 '리서치 스콜라 어워드' 시스템 분야에서 수상했다고 21일 밝혔다.

권 교수팀은 애플 M3와 같은 최신 ARM CPU 기반 서버에서 발생하는 동시성 버그를 자동으로 탐지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동시성 버그란 CPU가 여러 작업을 동시에 처리하는 과정에서 작업 순서가 꼬여 발생하는 오류로 컴퓨터가 갑자기 멈추거나 해커가 시스템을 공격하는 통로가 될 수 있는 심각한 보안 취약점이다. 그러나 기존 테스트 방식만으로는 이러한 오류를 찾아내기 매우 어려웠다.

권 교수팀의 핵심 성과는 실제 칩 없이도 CPU 내부 동작을 가상 환경에서 그대로 재현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CPU를 분해하거나 실제 칩을 사용하지 않아도 명령이 어떤 순서로 실행되는지, 어디에서 문제가 생기는지 소프트웨어만으로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다.

 

폐수 속 구리를 회수하고 다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전자·에너지산업 핵심 금속 구리, 폐수에서 회수하는 캡슐

한국연구재단은 최재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복잡한 조성의 산업폐수에서 구리를 효과적으로 회수할 수 있는 흡착제를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연구팀은 표면에서만 금속이 붙는 기존 흡착제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구리 이온이 캡슐 내부로 들어와 머무르고 자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연구팀은 구리 이온이 2차원 표면에서 3차원 결정으로 자라나는 핵심 메커니즘을 규명하고 이 과정을 그대로 구현하는 ‘구리 재배 캡슐’을 설계하는 데 성공했다. 쌀알 크기 캡슐 내부에 3차원 방사형 구조를 다층적으로 배치했다. 

구리 재배 캡슐을 흡착제로 사용하니 구리 이온이 빠르게 흡착된 뒤 캡슐 안에서 구리 결정으로 성장하도록 유도됐다. 개발한 캡슐은 기존 소재 성능 대비 약 2배 향상된 흡착용량 1602.3mg/g(1g당 흡착할 수 있는 mg양)을 기록했다. 7회 반복 사용 후에도 성능 저하는 6.4% 이내에 불과했다. 50일 연속 운전에서도 구조적 및 기능성 안정성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