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Issue] D램 시장, 가격 급등세에 ‘패닉바잉’ 현상도 등장…메모리 업체들 잇따른 가격 인상속 공급 계약 늦추기도

2025-11-08     KIPOST
▲D램 현물 평균가격 동향=트렌드포스.

 

메모리 반도체 시장 전반에 걸쳐 가격 상승세가 꺾이지 않는 가운데, 특히 D램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더 오르기 전에 구매하려는 ‘패닉바잉(Panic Buying)’ 현상마저 등장하고 있다. 이처럼 가격이 급등하자 주요 메모리 업체들은 고객사와 공급 계약을 유보하면서 협상 우위에서 계약을 저울질하는 모습도 나타난다.

업계와 시장조사업체, 외신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일부 고객사와의 반도체 DDR5 고정거래가격 책정 협상을 미뤘다. DDR5는 차세대 컴퓨터용 반도체 메모리로, 고성능 데이터 처리에 쓰이는 주력 품목이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도 최근 같은 방식으로 가격 책정을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동시에 목전에서 공급 가격 인상도 나타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과 다음달에 이뤄지는 D램 공급계약에서 전분기보다 가격을 40% 가량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삼성전자외에도 마이크론은 지난 9월 선견적을 제시하며 고객사에 35~40% 가격 인상을 요구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0~25% 오른 가격을 내건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호황 분위기속에 메모리 업체들이 공급 협상을 잠정 중단한 건 D램 가격이 계속 급등함에 따라 시장 추이를 본 뒤 높아진 시장 가격에 대응하겠다는 의도다. 최근 시장에서 현 시점의 D램 가격을 최저가로 판단하고, 일부 기업들이 매수에 나서며 가격이 급등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 소매시장에서 PC용 D램은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데, 대형 CSP가 공격적인 메모리 확보에 나서는 것이 주요인으로 보인다. 여기다 D램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자금 여력이 부족한 구매기업들이 무작정 물량 확보를 위해 현물 시장에 몰리면서 가격 상승세를 부채질하고 있다.

패닉바잉과 같은 현상은 시세에서 나타난다. 시장조사 업체인 트렌드포스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4일 DDR5 16Gb(2Gx8) 4800/5600의 현물거래 최고가는 24달러, 평균가는 16.125달러였다. 현물거래는 특정 하루 동안 실제 형성된 거래 가격으로, 시장 심리를 즉각 반영하는 지표로 평가된다. DDR5 16Gb는 지난 10월 현물 가격 기준으로 전년 동기보다 2배가 상승한 15.50달러를 기록해 한 달 새 2배 이상 올랐다.

DDR5 현물 최고가가 하루에 1달러씩 높아지면서 연내에 30달러를 넘길 가능성도 엿보인다. 이런 추세라면 이달 말에 발표될 기업 간 고정거래가격도 15달러를 넘기고 연중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란 전망에도 힘이 실린다.

이처럼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세가 꺽이지 않고 공급 협상이 잠정 보류되는 분위기가 이어지면 PC·스마트폰 등 완제품 가격과 수급 상황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