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신기술 및 정책소식] 韓 연구팀, 성능 100배 수준 '전자파 차폐 기술' 개발

2025-10-31     KIPOST

◇ CKD 전기차 10% 관세, 10년 걸쳐 완전 철폐… 한-말레이시아 FTA 타결

한국과 말레이시아가 새 자유무역협정(FTA)을 타결하면서 자동차와 철강 등 주력 수출 품목의 관세가 대폭 낮아진다. 전기차 조립용 부품세트(CKD)의 10% 관세는 10년에 걸쳐 완전히 철폐되고, 완성 전기차 SUV 관세는 30%에서 15%로 줄어든다. 냉연·도금강판 등 주요 철강 제품도 5~15% 수준이던 관세가 추가로 인하돼 수출 여건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산업통상부는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 26일(현지시각)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뜽쿠 자프룰(Tengku Zafrul) 말레이시아 투자통상산업부 장관과 ‘한-말레이시아 FTA 협상’을 최종 타결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협정은 한국이 체결한 27번째 FTA다.

이번 협정으로 한국은 전체 품목의 94.8%, 말레이시아는 92.7%를 자유화한다. 말레이시아는 총 682개 품목, 우리는 288개 품목에 대한 관세를 한-아세안 FTA,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대비 추가 인하 또는 철폐할 예정이다. 특히 자동차 부문에서 관세 인하 폭이 크다.

 

◇ 韓 연구팀, 성능 100배 수준 '전자파 차폐 기술' 개발

GIST(광주과학기술원)는 연한울 신소재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주영창 서울대 교수, 김명기 고려대 교수, 이성수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 박사 연구팀이 공동으로 '맥신'(MXene) 소재를 활용한 초박막 전자파 차폐 기술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연구 성과는 네이처에 30일 온라인 게재됐다. 

연구팀은 기공을 만들지 않고 기존 반도체 패키징 공정 장비만 이용해 금속과 맥신 박막을 층층이 쌓는 'EXIM 차폐막' 구조를 새롭게 제시했다. 

EXIM 구조에서는 금속 박막이 전자파를 가두는 '벽' 역할을 한다. 내부에 있는 맥신 박막이 전자파의 산란과 흡수를 유도한다. 이를 통해 두께 2μm(마이크로미터·머리카락 굵기의 약 50분의 1 수준) 미만에서도 전자파 약 99%를 차단하는 성능을 보였다. 이는 기존 차폐막 대비 100배 이상 높은 성능이다. 

맥신 두께를 1μm에서 200nm(나노미터·머리카락의 약 500분의 1 수준)로 줄여도 성능이 거의 유지됐다. 하지만 금속-맥신 계면에 4nm 두께의 유기막만 삽입해도 성능이 급격히 줄었다. 차폐 성능의 핵심이 '금속-맥신 이종접합 계면의 품질'에 있음을 밝혀낸 셈이다. 

 

◇ 동국대, '규조토' 활용해 OLED 효율 향상…"친환경 광소재 기술"

동국대 물리학과 류승윤 교수 연구팀은 자연에서 얻은 미세광물 규조토(diatomite)를 활용해 유기 발광다이오드(OLED)의 발광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복잡한 자연 미세구조를 가진 규조류를 이용해 차세대 대면적·유연 OLED의 성능을 높일 수 있는 저비용·친환경 기술을 개발한 것이 골자다.

해당 기술은 규조토 농도 최적화 조건에서 가장 높은 발광 효율을 달성했으며, 비싼 나노소재나 복잡한 공정을 거치지 않고도 전류 및 전력 효율을 기존 방식 대비 크게 향상시켰다. 

연구팀은 전산 시뮬레이션을 통해 규조토의 다공성 구조가 다중 산란을 유발하고 광추출 효율을 높이는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 아주대 연구팀,지능형 머신비전 기술용 신소자 개발

28일 아주대는 서형탁 교수(첨단신소재공학과·대학원 에너지시스템학과) 연구팀이 지능형 이미지 처리가 가능한 AI 머신 비전용 뉴로모픽 광센서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아주대 연구팀은 정지 화면과 이동 피사체를 구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정보 저장 시간의 조정 또한 가능한 광 감지 메모리 센서 개발에 나섰다. 정보 저장 시간을 조정할 수 있다는 것은, 피사체 움직임의 지속 시간이나 강도에 따라 영상을 메모리에 저장하는 시간이 달라진다는 뜻으로 에너지 효율적 처리를 가능하게 한다. 이러한 광 감지 특성은 생체 망막을 비롯한 인체의 기능을 모사한 것으로, 생체 망막 내의 광수용체는 빛의 변화를 통해 주변 환경의 움직임에 반응하는 역할을 하며 포착된 시각 정보는 그 중요도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진다.

이번에 개발된 광 감지 메모리 센서는 생체 망막과 같이 전압 조절을 통해 모션(이벤트)이 있는 화상을 정전형 전류 스파이크가 촉발한 단기 메모리(0.001초 이내) 형태로 저장한다. 그 외의 배경 정지 화상은 정적인 광전류로 출력해 구분할 수 있다.

 

◇ 순천향대 교수팀, 폐배터리 속 리튬·니켈 분리 신기술 개발

순천향대는 에너지공학과 조용현 교수 연구팀이 폐배터리 속 리튬, 니켈, 코발트를 한 번의 공정으로 동시에 분리해내는 전기화학 기반 신기술을 개발했다고 31일 밝혔다. 기존의 금속 회수는 여러 단계를 거치는 복잡한 화학 공정이 필요했지만 연구팀은 '원스텝 전기화학 분리 시스템'을 통해 이 과정을 단 한 번의 전기화학 반응으로 단축했다. 

이 기술을 적용한 시스템에서는 리튬 98.3%, 니켈 78.0%, 코발트 77.3%를 효율적으로 분리할 수 있었으며, 에너지 소비량은 기존 공정보다 80% 이상 줄어드는 우수한 효율을 보였다.

 

◇ '영원한 화학물질' 과불화화합물 1천배 빠르게 없앤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강석태 교수 연구팀은 부경대 김건한 교수, 미국 라이스대 마이클 S. 웡 교수, 버클리국립연구소, 네바다대, 영국 옥스퍼드대와 함께 기존 소재보다 최대 1천배 빠르게 물속 과불화화합물(PFAS)을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과불화화합물은 탄소(C)와 플루오린(F)이 결합한 화학물질로, 프라이팬 코팅제, 방수 의류, 윤활유, 반도체 공정 등 다양한 산업에 널리 쓰인다.

사용·폐기 단계에서 유출되면 수돗물과 하천을 오염시키고 인체에 쌓여 건강을 위협할 수 있지만 자연에서 거의 분해되지 않아 '영원한 화학물질'로 불린다.

이에 유럽연합(EU)은 산업 전반에서 PFAS 사용을 단계적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미국은 지난해부터 PFAS 대표 물질인 PFOA(퍼플루오로옥탄산)·PFOS(퍼플루오로옥탄산)의 음용수 기준을 4ppt(4조분의 1g) 수준으로 강화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개발한 역수성가스전환반응용 신촉매./사진=에너지연

◇ 이산화탄소로 '친환경 연료' 만드는 촉매 양산 추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수소연구단 구기영 박사 연구팀이 이산화탄소를 친환경 연료의 핵심 원료로 탈바꿈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역수성가스전환반응용 촉매를 개발하고, 이의 양산화에 들어간다고 30일 밝혔다.

역수성가스전환반응은 이산화탄소를 수소(H₂)와 반응시켜 일산화탄소(CO)와 물(H₂O)을 만드는 기술이다. 여기서 나온 일산화탄소는 남은 수소와 혼합해 합성가스로 전환시켜 이퓨얼(E-Fuel) 같은 합성연료나 메탄올 원료로 활용할 수 있다.

역수성가스전환반응은 800도 이상의 고온 환경에서 주로 니켈 기반 촉매를 사용한다. 그러나 이 촉매는 고온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입자가 응집돼 활성도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또 저온에서는 메탄 등의 부산물이 생성돼 일산화탄소 생산성이 떨어진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할 방안으로 값싸고 공급이 쉬운 구리에 마그네슘과 철을 혼합한 산화물 촉매를 개발했다. 

 

◇ AI로 전자기기 열 식히는 고성능 복합소재 개발

부산대 응용화학공학부 김채빈 교수와 이재근 교수, 전남대 석유화학소재공학과 안효성 교수 연구팀은 '데이터 기반 설계(data-drivenengineering)' 방식을 적용해 고분자 소재 내부에서 열이 전달되는 경로를 정밀 분석하고, AI가 스스로 최적의 구조를 찾아내도록 했다.

그 결과 알루미나(Al₂O₃) 미세입자와 실리콘 고무(PDMS)를 혼합한 복합소재의 열전도도(thermal conductivity)가 기존 대비 2배 이상 향상된 6.89 W/m·K를 기록했다.

핵심은 AI의 '최적 조합 탐색'이다. 연구팀은 베이지안 최적화(Bayesian Optimization) 알고리즘을 통해 입자 크기와 혼합 비율을 수백 차례 시뮬레이션하고 실험한 끝에, 90μm·20μm·3μm·0.6μm 크기의 입자가 가장 조밀하게 맞물리는 조합을 도출했다. 이 구조가 열이 빠르게 전달될 수 있는 경로를 형성하며 방열 효율을 극대화한 것이다.

 

◇ 리튬 차곡차곡 쌓아 전기차 '폭발' 막는다

포스텍은 박수진 화학과·배터리공학과 교수, 한동엽·이가영 연구원이 문장혁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 박성수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연구원과 공동연구를 통해 리튬금속 배터리 수명과 안전성을 동시에 높이는 3차원 다공성 구조체를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연구팀은 고분자에 탄소나노튜브와 은 나노입자를 섞어 전기가 잘 통하게 만들고 구리 기판 위에 은층을 입혀 리튬이 바닥부터 자라도록 유도했다. 그 결과 리튬이 아래에서 위로 차곡차곡 쌓이는 '상향식(bottom-up)' 증착이 이뤄졌고 위험한 가지돌기 발생이 완전히 억제됐다.

개발한 기술을 적용한 배터리는 무게 기준 398.1와트시(Wh)/kg, 부피 기준 1516.8Wh/L의 높은 에너지 밀도도 달성했다. 현재 전기차에 주로 쓰이는 'NCM811', 'LFP 양극재'와 결합한 파우치형 전지에서도 적은 양의 전해액과 낮은 음극-양극 비율이라는 까다로운 상용 조건에서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NCM811은 니켈·코발트·망간 비율이 8:1:1인 삼원계 리튬이온 배터리, LFP 양극재는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