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신기술 및 정책소식] '고속 충전 반복해도 성능 유지' 배터리 음극소재 개발
◇ 공정위, 반도체·車 등 기술탈취 빈발 업종 기술심사 전문성 강화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기업 특허 등의 기술을 허가 없이 무단으로 사용하는 사건에 대한 전문성을 강화를 위해 기술심사자문위원회를 재편했다고 25일 밝혔다.
공정위는 전기전자, 기계, 자동차 분과 등을 세분화하고 최신 기술 관련 전문성이 높은 신규 자문위원을 위촉하는 등 7개 기술 분야(10개 세부 분과) 전문가 40명을 향후 2년간 제5기 기술심사자문단의 자문위원으로 위촉했다.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원사업자는 수급사업자에게 정당한 사유 없이 기술자료를 요구할 수 없다. 수급사업자의 기술자료를 자기 또는 제3자를 위해 사용하거나 제3자에게 제공하는 행위 등도 금지하고 있다.
기술유용 사건의 특수성을 감안해 공정위는 기술에 대한 전문성을 강화하고 사건처리 신속을 위해 기술심사자문위원회를 구성·운영하고 있다. 제 5기 기술심사자문위원회의 경우 기술탈취가 빈번한 업종을 중심으로 전문성을 강화했다.
◇ 반납의무없는 전기차 배터리도 환경부 거점수거센터서 관리
앞으로 2021년 이후 출시된 전기차에서 나온 사용후 배터리도 폐차장 대신 정부가 운영하는 미래폐자원 거점수거센터에서 관리할 수 있게 된다.
환경부는 23일 경기도 시흥에 있는 수도권 미래폐자원 거점수거센터에서 한국환경공단, 한국자동차해체재활용업협회와 함께 '비반납 대상 사용 후 배터리 유통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에 따라 수도권, 영남권(대구 달서구 소재), 호남권(전북 정읍시 소재), 충청권(충남 홍성군 소재)의 4개 미래 폐자원 거점수거센터에서 비반납 사용후 배터리의 입고, 성능평가, 보관, 매각 등의 업무를 처리할 계획이다.
◇ '고속 충전 반복해도 성능 유지' 배터리 음극소재 개발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고속 충전을 반복해도 성능을 유지하는 배터리 음극 소재를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강석주 교수·고려대교 곽상규 교수·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안석훈 박사 연구팀은 흑연과 유기 소재를 섞어 하이브리드 음극 소재를 만들었다.
배터리 충전은 리튬이온이 전자와 만나 음극 소재 안에 리튬 원자로 저장되는 과정인데, 고속 충전 시에는 리튬이온이 음극 내부로 미처 들어가지 못하고 표면에 금속 리튬 형태로 쌓이는 '데드 리튬'(dead lithium)이 발생해 배터리 수명이 줄어든다.
연구진이 개발한 하이브리드 음극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됐다.
◇ GIST, 전기차 배터리 화재 사전 감지 기술 개발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정현호 교수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전자공학부 송영민 교수 공동 연구팀이 나노광학 온도 시각화 센서를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이 센서는 배터리 내부 온도가 위험 수준에 도달하기 전인 80도 이하에서 열폭주 위험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사용자에게 직관적으로 경고할 수 있다.
연구팀은 단원소 물질인 '텔루륨(tellurium)'의 특이한 광변조 특성에 주목해 10나노미터 두께의 텔루륨 초박막(ultrathin film)을 활용한 열변색 나노광소자를 개발했다.
텔루륨은 상온에서 80도로 온도가 상승할 때 고체 상태에서 준액체 상태로 녹으며, 가시광 영역에서 굴절률이 0.7 이상 변화하는 우수한 광변조 특성이 있어 1억분의 1초 단위로 초고속 온도 감지가 가능하다.
◇ 폐태양광 패널로 수소·배터리 소재 동시 생산
암모니아에서 순도 100% 수소를 분리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수소 생산의 경제성을 높이고 폐태양광 패널 재활용이라는 두 가지 중요한 과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어 혁신적인 성과로 평가된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백종범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암모니아에서 순수한 수소만을 분리해내는 '볼 밀링(ball milling) 공정'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암모니아는 무게 대비 수소 함량이 17.6%에 달하고 이미 저장·운송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 차세대 수소 저장 매체로 주목받아 왔다. 하지만 400~600℃의 고온 분해와 복잡한 정제 과정을 거쳐야 수소를 얻을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공정은 단 50℃ 수준에서 반응이 일어나 에너지 소모를 획기적으로 줄인다. 직경 수 밀리미터(mm) 크기의 밀폐 용기 속에 실리콘 분말과 암모니아 기체를 함께 넣고 흔들어 충돌과 마찰을 일으키는 방식이다. 그러면 실리콘이 활성화되면서 암모니아가 빠르게 분해되고 수소가 방출된다.
◇ 철도연, 열차 內 배터리 화재 대응 '비상소화장치' 개발
배터리 탑재 개인형 이동장치(PM) 이용 증가로 관련 화재 위협도 증가하는 가운데,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관련 신속 대응 기술을 개발·시연했다.
철도연은 지난 24일 철도연 의왕시험동에서 PM 배터리, 휴대형 보조 배터리 화재에 신속 대응하기 위해 개발한 비상소화장치 '화이어큐브' 성과 시연회를 개최했다고 25일 밝혔다.
지난해 GTX-A 개통과 함께 지하철이 대심도화 돼 화재사고 안전에 관심이 더욱 높아짐에 따라 열차 내 배터리 화재 발생시 승객 보호 및 열차 운영 차질 방지를 위한 설비가 요구된다. 이에 철도연과 롭스가 공동으로 '화이어큐브'를 개발했다.
화이어큐브는 배터리 폭발에서 승객을 보호하면서 불타는 물체를 포획·이동시키는 포획문, 소화수를 방출시키는 함체로 구성된다. 화이어큐브 소화함은 승강장이나 대합실 등에 설치할 목적으로 개발됐으나, 옥내소화전을 활용해 소화수를 공급할 수 있다. 철도시설 이외에도 다양한 다중이용시설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원자 무게, 전기차 배터리 안정성 좌우"…경북대가 규명
전기차 배터리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설계 원리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으로 밝혀졌다.
경북대학교 화학교육과 이원태 교수는 성균관대 윤원섭·김종순 교수, LG화학과 공동연구로 전이금속 원소인 나이오븀(Nb)과 탄탈륨(Ta)을 활용한 실험에서 원자의 무게가 배터리 소재의 구조 안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23일 밝혔다.
전기차 배터리에 주로 쓰이는 고(高)함량 니켈 기반 층상구조 소재(하이니켈 양극재)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지만 고온이나 고전압에서는 구조가 쉽게 붕괴되고 산소가 방출돼 수명이 짧으며 화재 위험이 크다.
연구팀은 이온 반경과 산화수가 같은 Nb와 Ta을 실험에 사용했다. 두 원소는 화학적 성질은 비슷하지만 원자 질량이 2배 가까이 차이가 나 질량 차이만이 구조 안정성에 미치는 효과를 검증할 수 있는 최적의 조합이다.
◇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새 길 열었다…이온 전도도 획기적 향상
한국연구재단은 고려대학교 강용묵 교수 연구팀이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앞당길 새로운 전략을 제시했다고 23일 밝혔다. 연구팀은 고체전해질 내 리튬이온 원자의 진동과 움직임을 정밀하게 추적하고 제어하는 방식으로 이온 전도도를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
안전성과 에너지 밀도가 높아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의 핵심은 리튬이온의 통로 역할을 하는 고체전해질의 이온 전도도 향상에 있다. 기존의 결정 구조 분석으로는 무질서 구조가 이온 이동에 미치는 영향을 밝히는 데 한계가 있었지만, 강 교수팀은 리튬이온 원자의 이동과 진동 같은 동적인 특성에 초점을 맞췄다.
연구팀은 분광학적 분석과 머신러닝 기반 포논 해석 기법으로 원자의 진동 변화를 추적했다. 그 결과, 산화물계 고체전해질에 첨가되는 탄탈럼(Ta) 도핑이 격자 내 무질서를 증가시키고 비조화 포논을 활성화하여 여러 이온이 동시에 움직이는 '집단적 이동'을 촉진함을 실험적으로 입증했다.
◇ 중앙대 연구팀, AI가 데이터 '망각'하게 하는 방법 개발
중앙대는 김호기 산업보안학과 교수가 제1저자로 참여한 연구팀의 논문이 세계 최고 권위의 인공지능 학회인 'NeurIPS 2025'에 채택됐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네이버 클라우드, 대검찰청 등과 공동연구로 진행됐으며 연구팀은 인공지능 모델이 특정 학습 데이터를 '망각'하도록 만드는 새로운 최적화 프레임워크를 제안했다. 기존 기법은 잊어야 할 데이터를 완전히 제거하지 못하거나 유지해야 할 데이터의 성능을 저하시킨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Unlearning-Aware Minimization(UAM)'이라는 새로운 최소-최대(min-max) 최적화 방식을 제시했다. 망각 대상 데이터에서 높은 손실을 유발하는 가중치를 찾아내고, 이를 활용해 유지 데이터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학습을 조정하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