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배터리 제조사 로모스, 돌연 생산 중단
최근 중국 국가민용항공국(国家民航局, 민항국)이 6월 28일부터 ‘3C(중국 제품 인증 시스템, China Compulsory Certification)’ 마크가 없는 제품을 중국 국내선 항공기 탑승시 반입 금지하면서 그 여파를 직격탄으로 맞은 업체가 생산 중단을 결정했다.
중국 증권시보망(证券时报网) 등 다수 매체는 보조배터리 제조사 로모스(罗马仕, Romoss)가 지난 6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갑자기 생산 중단 및 일제 휴가를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로모스 경영진은 이날 새벽 1시에 다음달 7일부터 6개월동안 조업이 중단된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직원들에게 보냈다. 회사 운영에 필요한 최소한의 직원 외에 나머지 직원들은 다음달부터 현지 최저임금 기준의 80% 수준의 임금만 지급하기로 해 사실상 구조조정에 나섰다.
민항국은 최근 로모스, 앤커(安克创新)를 비롯한 몇 개 보조배터리 브랜드에 대해 화재 위험에 대비해 리콜을 결정했다. 리콜 대상 보조배터리는 중국 내에서만 100만개 이상 팔렸다.
로모스는 6일 전까지 전 직원을 고객 서비스 업무에 배치하는 등 대응 노력을 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직원들에 따르면 이미 지난달 초부터 이 회사는 대규모 감원을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민항국이 리콜 결정을 하기 이전부터 다수 대학들이 로모스 보조배터리를 학내에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면서 향후 사업 전망이 불투명했다는 것이다.
로모스는 지난 2012년 설립돼 가성비가 높은 보조배터리로 알려지면서 연간 최다 판매량이 1000만대를 돌파할 정도로 점유율이 높았다. 한국에서도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유통망을 구축하는 등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왔다.
한편 보조배터리 화재 문제는 배터리 셀 업체들이 양극재 및 분리막의 조성을 변경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강슝(熊康) 앤커 부사장은 리콜된 보조배터리를 해체해 분석한 결과 양극재 내 니켈, 코발트, 망간 비율이 시기에 따라 차이가 있었고, 분리막 인장 강도와 열수축 성능도 시기별로 달랐다고 밝혔다. 양극재에서 일부 금속 이물질이 기준량을 초과해 함유됐다는 것도 밝혀냈다. 앤커는 배터리 셀 공급 업체들에 이와 관련한 책임을 묻는 것으로 리콜에 대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