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Issue] SK하이닉스, 인텔 낸드 인수 마무리...기업용 SSD 사업 가속도

2차 대금 지급 마무리…낸드 IP, R&D·생산시설 인력 소유권 획득 총 88억달러 투자해 국내 인수합병(M&A) 사상 최대 규모 AI 수요 증가속 기업용 SSD 사업 확장 속도

2025-03-29     KIPOST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 절차를 모두 마무리했다. 인텔로부터 낸드 사업의 전권을 넘겨받은 만큼 구체적인 운영 전략을 수립해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사업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를 위해 1단계로 2021년 66억1000만달러, 2단계로 이날 22억4000만달러를 각각 납입했다고 28일 공시했다. 총 인수 금액은 88억4400만달러(당시 환율 11조 1205억원)다. 해외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 금액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이날 2단계 인수대금을 납입 완료하면서 SK하이닉스는 인텔의 낸드 설계 자산(IP), 연구개발(R&D) 조직, 생산시설과 인력을 모두 넘겨받았다. 최초 계약을 체결한 지 4년 5개월 만이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 2020년 10월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 계약을 맺었다. D램에 집중돼 있던 SK하이닉스의 사업을 낸드 분야로 넓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서였다. 당시 인텔은 기업용 SSD 시장에서 삼성전자 다음으로 높은 점유율을 보유한 기업이었으며, SK하이닉스는 그동안 이 시장에서 다소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SK하이닉스는 인수 1단계 절차 종결 시점이었던 2021년말 인텔의 중국 다롄 생산공장과 SSD 사업부를 먼저 이관받았다. 같은 해 12월에는 미국 자회사 ‘솔리다임’을 새롭게 출범하고 SSD 사업을 맡겼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최종 인수 전까지 인텔 낸드사업 접근이 제한적으로 이뤄졌다. 낸드 IP, 연구개발(R&D) 및 생산시설 운영 인력은 인텔 자회사를 통해 관리돼 왔다. SK하이닉스 낸드 시장 점유율을 상승했지만 R&D 협력에 제약이 있었던 것이다.

이번 최종 거래 종결은 SK하이닉스 자회사 솔리다임이 인텔 자회사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SK하이닉스는 솔리다임을 통해 인수한 모든 자산을 통합 관리하게 된다.

이에 따라 향후 SK하이닉스와 자회사 솔리다임 간 기업용 SSD R&D 협력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SK하이닉스는 인텔이 갖고 있던 핵심 자산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한 만큼 낸드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 수립과 운영에도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날인 27일 열린 제77기 주주총회 질의응답 시간에서도 인텔 낸드 인수 후 전략과 중국 사업 운영 방안이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올해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무역 갈등이 이어지고 있지만 중국 공장은 우리에게 꼭 필요한 핵심 생산 거점”이라며 “이제 인수가 마무리된 만큼 구체적인 운영 전략도 곧 나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근 시장에서는 빅테크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투자를 확대하면서, SSD가 고대역폭메모리(HBM)에 이어 또 다른 핵심 제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AI 기술 확산과 함께 낸드와 SSD 수요도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SK하이닉스의 낸드 사업 매출은 2019년 약 5조원에서 지난해에는 19조1000억원으로 성장했다.

SK하이닉스는 앞으로도 AI 반도체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고대역폭과 초고용량을 지원하는 기업용 SSD 등 AI 데이터센터용 차세대 제품을 선제적으로 준비한다는 전략이다.

올해 기업용 SSD 시장은 2023년 대비 3.5배 성장이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전체 SSD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41.7%로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이어 SK하이닉스 33.2%, 마이크론 10.8%, 키옥시아 9.4% 순이다. SK하이닉스의 키옥시아 지분율이 최대 34%인 점을 고려하면 SK하이닉스·키옥시아의 점유율은 삼성전자와 맞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