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Issue] 창립 41주년 맞은 SK하이닉스 HBM 1등 기업으로 우뚝…“AI 메모리로 ‘40+1 르네상스 원년’”
HBM 이어 PIM·CXL·SSD 라인업 강화…"차세대 AI 메모리 주도권 쥘 것"
지난 40여년간 숱한 난관을 겪고 한때 기업의 명운까지 걱정해야 했던 SK하이닉스가 지난 10일 창립 41주년을 맞아 글로벌 인공지능(AI) 메모리 리더로 도약하게 된 혁신의 역사를 뉴스룸에 소개했다.
지난 1983년 반도체 사업을 시작한 SK하이닉스는 기술력으로 일군 40년을 갈무리하고 새로운 1년을 달린 올해에도 AI 메모리 1등 리더십을 공고히 하며 ‘40+1 르네상스 원년’을 만들어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그 저변에는 HBM, PIM, CXL 등 첨단 공정과 패키징 기술이 집약된 AI 메모리가 자리 잡고 있다.
SK하이닉스는 AI가 본격 태동하기 전부터 HBM 개발에 집중하며 내실을 다졌다. 특히 HBM2E를 통해 시장 주도권을 잡고 영향력을 확장했으며, AI 및 고성능 컴퓨팅(HPC)에 최적화된 HBM3로 큰 주목을 받았다. 특히 회사는 이 메모리를 엔비디아에 공급하며 AI 및 데이터센터 시장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했다. 이 무렵 SK하이닉스는 HBM 시장 점유율 과반을 달성하며, HBM 강자로서 위상을 확립했다.
AI 메모리 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위상은 올해에도 이어졌다. 회사는 지난해 최고 성능의 ‘HBM3E(5세대)’를 개발했으며, 올해부터 양산을 시작했다. 초당 1.2TB(테라바이트)의 데이터를 처리하는 이 제품으로 SK하이닉스는 글로벌 1위로서의 입지를 더욱 확고히 다졌다.
이같은 SK하이닉스의 ‘HBM 성공신화’는 지난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회사는 TSV와 WLP 기술이 메모리 성능의 한계를 극복해 줄 것으로 판단하고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했다. 그로부터 4년 후, 이 기술을 기반으로 한 고대역폭 메모리인 1세대 HBM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혁신적인 메모리로 주목받았지만 선풍적인 호응을 얻지는 못했다. HBM이 널리 쓰일 만큼 고성능 컴퓨팅 시장이 무르익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SK하이닉스는 멈추지 않고 후속 개발에 매진했다. 목표는 ‘최고 성능’이었다. 이 과정에서 회사는 열 방출과 생산성이 높은 MR-MUF 기술을 HBM2E에 적용해 시장 판도를 바꿨다. 이후 얇은 칩 적층, 열 방출, 생산성이 모두 탁월한 어드밴스드 MR-MUF 기술을 개발해 HBM3와 HBM3E에 적용했다. 이 기술을 바탕으로 지난해에는 HBM3 12단(24GB), 올해에는 HBM3E 12단(36GB) 양산까지 성공하며 ‘업계 최고 성능’이란 신기록을 잇달아 달성했다.
올해도 SK하이닉스는 AI 리더십을 공고히 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를 이어갔다. 지난 4월에는 미국 인디애나주(州)에서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기지 건설을 위한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 차세대 HBM을 비롯한 AI 메모리가 이곳에서 집중 생산될 예정이다. 같은 달 TSMC와의 기술 협약 또한 체결했다. 이로써 회사는 고객·파운드리·메모리 간 3자 협업 체계를 구축, 메모리 성능의 한계를 넘어서고 AI 시장에서 우위를 가져간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도전과 혁신이 메모리 전 영역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메모리 센트릭’을 비전으로 삼고, 40년간 축적해 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AI 메모리를 개발하는 중이다. 특히 올해는 PIM, CXL, AI SSD 등으로 라인업을 더욱 강화하며 르네상스의 원년을 만들어가고 있다.
PIM(Processing-in-Memory)은 SK하이닉스가 주목하는 지능형 메모리 반도체로, 저장과 연산의 경계를 허문 혁신 제품이다. 연산용 프로세서를 집적한 이 메모리는 AI 연산에 필요한 데이터를 생성하고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SK하이닉스는 자사 PIM 제품인 ‘GDDR6-AiM(Accelerator-in-Memory)’을 이미 출시한 바 있고, 이 제품 여러 개를 연결해 성능을 높인 가속기 카드 ‘AiMX(AiM based Accelerator)’도 지난해 선보였다. 올해는 용량을 2배 늘린 AiMX 32GB 제품을 공개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또한 SK하이닉스는 CXL(Compute eXpress Link) 기술에도 적극 투자하고 있다. CXL은 CPU, 메모리 등 장치별로 다른 인터페이스를 통합하는 기술이다. 이를 활용하면 메모리 대역폭과 용량을 쉽게 확장할 수 있다. 회사는 올해 5월 DDR5 대비 50% 넓은 대역폭과 100% 늘어난 용량을 제공하는 ‘CMM(CXL Memory Module)-DDR5’를 선보였다. 이어 9월에는 CXL 최적화 소프트웨어인 ‘HMSDK’의 주요 기능을 오픈소스 운영체제 리눅스(Linux)에 탑재, CXL 기술 활용의 표준을 정립했다.
이와 함께 SK하이닉스는 AI 서버 및 데이터 센터용 초고속·고용량 eSSD를 개발하는 데도 힘쓰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솔리다임과 합작해 개발한 ‘60TB QLC(Quad Level Cell) eSSD’다. 이 제품은 셀당 4bit(비트)를 저장하면서 전력 소모가 적은 것이 특징이다. 이 밖에도 2025년 출시를 목표로, 300TB 용량의 eSSD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
온디바이스 AI에 대응하기 위한 제품 라인업도 탄탄하다. SK하이닉스는 AI 스마트폰의 성능을 높여줄 저전력 D램 ‘LPDDR5X’를 지난 2022년 11월, 이 제품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LPDDR5T’를 지난해 1월 각각 출시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LPDDR5X를 모듈화한 제품 ‘LPCAMM2’를 공개했다. LPCAMM2는 AI 데스크톱 및 노트북에서 탁월한 성능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는 AI PC용 고성능 cSSD인 ‘PCB01’, AI용 모바일 낸드 솔루션 ‘ZUFS(Zoned UFS) 4.0’ 또한 개발을 마쳤다.
AI가 가져올 미래를 현실화하기 위해 SK하이닉스는 기술적 한계를 끊임없이 극복해 나가고 있다고 역설했다. 다양한 AI 서비스에 발맞춰 각 고객에 최적화된 맞춤형 AI 메모리를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고, 혁신 소자 기반의 차세대 이머징 메모리 또한 개발 중이다. 창립 41주년을 맞은 SK하이닉스는 HBM 1등 리더십을 지키는 가운데, 모든 제품이 AI의 핵심 동력으로 작동하는 ‘The Heart of AI’ 시대를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