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편광판 사업 1.1조원에 매각 '배터리⋅전자재료 사업 강화'
인수자는 중국 우시헝신광전재료유한공사 LG화학 이어 삼성SDI도 관련 사업에서 철수
LG화학에 이어 삼성SDI도 편광판 사업에서 철수한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주력 생산품을 LCD에서 OLED로 전환하면서 편광판 수요가 크게 줄어든데 따른 대응이다. 사업 매각으로 조달한 현금은 배터리⋅전자재료 등 신성장 사업에 투입될 전망이다.
삼성SDI는 전자재료 사업부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편광판 사업을 중국 우시헝신광전재료유한공사에 1조1000억원에 양도하기로 했다고 10일 공시했다. 회사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관련 결의를 마쳤으며, 당국 승인을 거쳐 최종 양도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로써 충북 청주, 경기도 수원 사업장 내 편광판 제조시설과 영업권, 중국 우시법인 지분이 새 주인을 찾게 됐다.
삼성SDI 편광판 사업을 양수하는 우시헝신광전재료유한공사는 눠옌(NY) 캐피털과 HMO의 합자회사다. NY 캐피털은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분야 40여개 관계사를 운영 중이며 HMO는 편광판 제조·판매사다.
삼성SDI의 편광판 사업 철수는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의 주력 생산품 변경과 관계가 깊다. 편광판은 빛의 진동 방향을 가지런하게 배열하는데 사용하는 소재다. LCD에는 두 장의 편광판이 필요하지만, OLED에는 한 장의 편광판만 필요하다. 특히 삼성SDI 최대 고객사인 삼성디스플레이는 OLED 사업에서 대형 보다는 중소형에 방점을 찍고 있다. 면적 기반으로 매출이 결정되는 편광판 사업 특성상 향후 국내 사업 성장성은 한계가 뚜렷하다.
삼성SDI의 편광판 사업은 제일모직 시절 시작됐다. 제일모직이 삼성SDI에 합병되기 이전인 2007년 편광판 전문업체 에이스디지텍 지분 23%를 654억원에 인수한 게 출발이다. 이후 제일모직은 2011년 에이스디지텍을 흡수합병했다. 2014년 제일모직이 삼성SDI에 합병되면서 현재 전자재료 사업부 내에서 운영되고 있다.
앞서 LG화학 역시 지난 2020년 편광판 사업을 중국 편광판 제조사 샨샨에 매각한 바 있다. LG화학은 샨샨과 3 대 7 비율로 합작회사를 설립한 후 LCD 편광판 사업을 이관한 다음 보유 지분을 상대에 처분하는 방식으로 해당 사업에서 철수했다. 당시 매각가는 11억달러(약 1조3000억원)로 책정됐다.
삼성SDI 관계자는 “전자재료 사업 분야에서 반도체·OLED·배터리 등 차세대 소재 개발에 핵심 역량을 집중해 경쟁력을 제고하고, 지속적인 투자로 배터리 사업과 시너지를 극대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