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LT EV 1대당 660달러 절감

▲쉐보레 볼트(BOLT) EV. /쉐보레 제공

 

 

전기차 생산량 확대에 힘입어 매분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던 국제 코발트 가격이 2분기 이후 하락세가 뚜렷하다. 리튬이온배터리가 적용된 제품 수요는 여전히 늘고 있지만, 신규 코발트 광산이 속속 개발되면서 수급 균형을 찾았다는 분석이다.

 

급등한 코발트 가격 탓에 수익성 저하에 시달리던 배터리 셀 업체 입장에서는 향후 배터리 사업 흑자 구조를 도모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BOLT EV 한 대당 LG화학 660달러 더 남겨

 

 

▲국제 코발트 거래가격. /인포마인 제공

 

 

매달 오르기만 하던 국제 코발트 가격에 브레이크가 걸린 것은 지난 3월이다. 1톤당 9만5000달러에 거래되던 코발트 가격은 이후 내림세를 지속했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는 1톤당 7만달러까지 가격이 빠졌다. 넉달만에 25% 이상 거래가가 하락한 셈이다.

 

따라서 LG화학⋅삼성SDI 등 대규모로 코발트를 소비하는 업체들로서는 향후 수익성 확보에 청신호가 켜졌다. 매년 떨어지는 배터리 가격에 비해 쉼없이 오르기만 하는 코발트 값 탓에 박한 마진 구조를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2차전지 핵심 소재로 꼽히는 코발트는 배터리 제조 원가 중 얼마를 차지할까. LG화학의 중대형 배터리 분야 주요 고객사 중 하나는 미국 쉐보레다. LG화학은 쉐보레에 볼트(BOLT) EV용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볼트 EV에는 60kwh 크기의 배터리가 장착된다. 이 배터리 1기에 사용되는 코발트 함량은 26.4㎏이다. 

 

지난 3월 코발트 최고점 가격(9만5000달러/톤)을 적용하면 볼트용 배터리 1기에는 2508달러어치의 코발트가 들어간다. 그러나 최근 코발트 가격(7만달러/톤)을 대입하면 1848달러로 크게 줄어든다. 같은 볼트 EV용 배터리라도 코발트 값을 차 1대당 660달러씩 절감할 수 있는 셈이다. 볼트 EV는 지난해 세계적으로 3만대 가량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쉐보레 BOLT EV 금속류 사용량 추정. /자료=SNE리서치 및 KTB투자증권

 

 

쉐보레 브랜드 자동차를 생산하는 제너럴모터스에 따르면, 지난해 GM이 LG화학으로부터 구매한 배터리 평균 가겨은 1kwh 당 145달러다. 따라서 볼트 EV용 배터리 가격은 8700달러 정도로 추산된다. 코발트 가격 25% 하락으로 LG화학은 7.5% 정도의 마진을 추가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는 쉐보레 브랜드 한 곳에서만의 계산이고, 폴크스바겐⋅닛산 등 기존 타 고객사들에 공급하는 물량까지 계산하면 손익에 끼치는 영향은 막대하다. BMW⋅아우디를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는 삼성SDI 역시 마찬가지다.

 

삼성SDI 권영노 부사장은 지난 2분기 실적발표 후 가진 컨퍼런스콜에서 “하반기에도 배터리용 원자재 가격은 안정세를 보일 전망”이라며 “이는 수익성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LCO 등 하이(high) 코발트 계열은 더 이익

 

 

코발트 가격이 쉐보레 볼트 EV에 미치는 영향은 타 제품에 비하면 비교적 적은 편이다. 볼트 EV용 배터리는 양극재 중 니켈⋅코발트⋅망간이 ‘6:2:2’ 비율로 들어가는 ‘NCM622’ 제품이기 때문이다. 

 

전동공구 등 소형 2차전지로 많이 쓰이는 리튬코발트(LCO) 타입은 양극재의 60%가 코발트다. 그만큼 코발트 가격 변동에 취약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이 밖에 니켈⋅코발트⋅망간이 ‘1:1:1’로 들어가는 ‘NCM111’ 배터리 역시 최근 생산량은 많지 않으나 코발트 가격에 더욱 민감하다. 

 

▲NCM 계열 양극재를 적용한 배터리 종류. /바스프 제공

 

 

다만 최근 이 같은 코발트 가격 변동이 당장 올 하반기 배터리 업체들의 실적에 100% 반영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각종 원재료를 장기공급계약을 통해 들여오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공급가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가격 하락세가 장기적으로는 원자재 가격에 반영되고 일부 스폿 물량값에는 즉시 반영되기 때문에 손익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업체별로 원자래 수급 루트를 다양하게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원자재 가격 하락이 곧바로 손익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결국 장기공급계약 가격도 스폿 가격 트렌드를 추종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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