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용 소형 배터리에만 적용됐던 탄소나노튜브(CNT)가 차량용 중대형 배터리로 쓰임새가 확대된다.


▲CNT 구조. /LG화학 블로그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올해 하반기 출시하는 차량용 중대형 배터리부터 CNT를 적용할 계획이다. CNT 가격이 kg 당 50달러 이하로 떨어지면서 가격 대비 성능이 좋아진 덕이다.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전극 반응에 관여하는 양극재(양극활물질)는 부도체이기 때문에 도전재(컨덕터)가 필요하다. 도전 성능을 높이기 위해서는 일정량을 넣어야 하는데, CNT는 기존 도전재 소재인 카본블랙(Carbon Black, 미세한 탄소 분말)에 비해 도전 성능이 좋아 소량만 사용해도 된다. 같은 부피의 배터리라면, 도전재 양을 줄이면 직접 전극반응에 관여하는 활물질 양을 늘릴 수 있다. 곧 1회 충전시 충전 전기량이 늘어난다. 도전성이 좋기 때문에 급속충전도 유리하다.


카본블랙과 CNT는 탄소 분자구조가 다르다. 카본블랙은 탄소가 포도송이처럼 이어진 형태고, CNT는 탄소 원자 6개가 벌집모양으로 이어진 원통형 튜브구조다.


탄소면이 한 겹으로 이어진 싱글월(SW) CNT는 이론적으로 전기 전도도가 구리보다 1000배 높다. SW  CNT가 kg당 1000달러 이상으로 고가인 까닭에 배터리에는 멀티월(MW) CNT를 사용하는데, 기술이 개발되면서 점차 가격 대비 전기전도도 성능이 대폭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 관계자는 “IT용 소형배터리와 마찬가지로 기존 카본블랙에 CNT를 섞어 쓰면서 점점 비중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400마일, kWh당 100달러 균형점을 찾아라 


지금 2세대 배터리 전기차는 한번 충전하면 200마일(약 322km)까지 달린다. 전기차 업계의 목표는 1회 충전에 400마일(약 644km) 이상 달릴 수 있는 차를 내놓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배터리 전체 용량의 80%까지 10~15분 내로 충전시키는 급속충전도 가능해야 한다. 


충전 수명을 늘리기 위해 에너지 밀도가 높은 활물질(양극은 니켈, 음극은 실리콘 등)을 다량 사용하거나 도전재나 바인더(접착제 역할) 양을 줄여 같은 부피 내에 활물질을 더 넣는 방법이 있다. 


특성을 개선하면서 배터리 셀 가격은 kWh당 100달러 이하에 공급해야 한다. CNT 가격이 떨어지는 만큼 사용량도 늘어나는 구조다.  


▲다양한 탄소 동소체. /신코


업계는 도전재 양을 줄이기 위해 CNT 도입 외에 그래핀도 검토하고 있다. 그래핀은 CNT와 육각형 구조라는 건 동일하지만 평면으로 이어져 더욱 얇고 전도도가 좋다. 현재 기술로는 단층 막은 생산하기 힘들고, 다층막만 상용화 됐다. 업계 관계자는 “그래핀 박막 층(레이어)이 5~10층 정도 수준으로 얇아지면 배터리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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