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 Industry Post(kipost.net)] 한중일 소재 업체들이 전기차 리튬이온배터리용 분리막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동안 리튬이온 배터리용 분리막은 일본 업체들이 선점하고 있었지만, 한중 소재 업체들이 자체 기술 확보로 일본 업체에 도전하고 있다. 경쟁우위를 점하기 위해 한중일 소재 업체간 합종연횡도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분리막 소재 업체, 한국 안방 시장 공략 잇따라 

 

현재 분리막 시장 1위 업체는 아사히카세이로 거의 모든 분리막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올 초 세계 3위 기업 미국 폴리포어인터내셔널을 인수하면서 사업 경쟁력을 배가했다. 

  

▲2차전지용 분리막 확대 사진. /자료: 삼성SDI 제공

 

일본 분리막 소재 업체들은 최근 한국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LG화학와 삼성SDI 두 회사가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빠른 속도로 약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세계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은 일본 파나소닉, 중국 BYD 등 일본과 중국 업체들이 선점하고 있다. 

하지만 내년부터 한국 배터리 업체들이 양산 투자를 계기로 선두권으로 급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 생산 공장을 확보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도 보이고 있다. 스미토모화학은 약 800억원을 투자해 국내에 연간 7000만 제곱미터 생산능력을 갖춘 전기차 배터리용 분리막 생산 공장을 건립 중이다. 현재 세계 전기차 배터리용 분리막수요의 10% 수준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스미토모화학은 국내 공장 설립을 기회로 세계 전기차 배터리용 분리막 시장에서 선두권으로 진입한다는 목표다.  

세계 2위 업체 도레이는 올 초 30억엔(약 286억원)을 투자해 분리막을 주로 생산하는 LG화학 오창 공장을 인수했다. 추가로 100억원을 투자해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인력도 보강한다는 계획이다. 도레이는 오창 공장 인수를 계기로 선두 업체 아사히카세이를 넘어선다는 복안이다. 현재 세계 분리막 시장은 아사히카세이가 48%, 도레이는 22%로 2위를 차지했다. 


일본 분리막 업체들의 한국 시장 공략...국내 업체들의 역습 시작된다

국내 소재 업체 중 전기차 배터리용 분리막 시장 진출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SK이노베이션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0월 가동을 중단한 청주 분리막 공장을 최근 재가동했다. 일부 보완 투자를 단행한 다음 내 달 중 양산에 돌입한다는 목표다. 

SK이노베이션은 청주공장 1~3호, 충북 증평공장 4~9호 등 총 9개 리튬이온 배터리 분리막용 생산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청주공장 1호 생산라인은 연 1800만 제곱미터 규모 분리막을 생산할 수 있다. 가동할 수 있는 생산 라인을 모두 합하면 SK이노베이션 분리막 생산능력은 연 2억5000만 제곱미터에 이른다. 현재 세계 분리막 수요의 20% 비중을 담당할 수 있다. 


오창 공장을 도레이에 매각하면서 분리막 사업을 사실상 접은 LG화학도 차세대 제품은 꾸준히 개발하면서 향후 내재화를 노린다. LG화학은 세라믹 코팅으로 내열성이 높고 수명이 긴 분리막을 양산할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했다. 일본 우베막셀과 중국 선전시니어테크놀로지에 기술을 수출할 정도로 분리막 제조 역량이 뛰어나다. 향후 중대형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능력이 늘어남에 따라 분리막 등 핵심 소재를 직접 생산할 가능성이 높다. 


LG화학과 삼성SDI 등 국내 업체들은 중국 소재 업체와 손잡고 분리막 합작사를 설립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특히 LG화학이 기술 수출을 맺은 중국 선전시니어테크놀로지는 중국 내 건식 분리막 1위 소재업체다. 향후 한중, 중일 소재 업체간 합작사 설립 논의가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분리막 업체들은 합작사 설립을 계기로 현지 생산 능력을 조기에 확보해 중국 전기차 시장에 적극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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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배터리용 분리막, 향후 기술 방향은?


분리막(Separator)은 양극과 음극이 접촉해 단락되는 것을 방지하고 리튬 이온이 통과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배터리 안정성 및 출력과 직결될 정도로 중요한 소재다. 


분리막 품질이 떨어지면 양극과 음극이 물리적으로 접촉돼 이온 움직임이 빨라지고, 과부하로 발열이나 폭발이 일어날 수 있다. 


분리막은 주로 폴리에틸렌(PE) 및 폴리프로필렌(PP) 필름에 미세한 구멍을 내서 만든다. 생산 방식에 따라 건식과 습식으로 구분된다. 


건식은 필름을 낮은 온도에서 압출, 연신하는 과정 중 표면에 미세 균열을 유도해 만든다. 싸게 만들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선호하는 제품이다. 습식은 필름 생산 과정 중 들어간 가스제를 제거할 때 생기는 미세한 공기 구멍을 이용해 만든다. 건식 대비 30% 이상 비싸지만, 안정성이 높아 세계 분리막 시장의 70%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대세로 자리매김했다. 


건식과 습식 분리막 외 새로운 제품도 점차 상용화되고 있다. 강화막 방식 분리막이 대표적이다. 강화막 방식은 높은 온도에서도 분리막 변형이 일어나지 않게 고안된 소재다. 필름 표면에 세라믹 입자를 코팅해 생산한다. 동진쎄미켐 등 소재 업체들이 이 같은 방식의 분리막 사업을 추진 중이다. 다만 생산 단가가 높아 아직 분리막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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