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차량 카메라는 주변 상황을 관찰하는 단순 역할에 그쳤지만, 지금은 안전주행을 구현하는 핵심 부품으로 급부상했다.


구글과 애플이 추진 중인 무인자동차 프로젝트에도 카메라 기술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제 HD급 영상에 들어선 차량 카메라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진화할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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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EQ900. / 자료: 제네시스모터스 제공

 


차량 카메라 화소 진화 가속도 


종전까지 차량 카메라는 VGA급(30만 화소)가 주로 쓰였다. 그러나 올해부터 HD급(100만 화소) 카메라가 신차에 본격 채택된다. 


현대기아차는 올 연말부터 신차에 HD급 카메라를 본격 장착한다. 우선 고급 차량에 일부 채택한 후 점차 확산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해외 완성차 업체들도 고급 차량 카메라 채택에 적극적이다. 혼다는 최근 신형 어코드에 사이드 미러 카메라를 장착해 사각지대를 없앤 레인워치 시스템을 구현했다. 닛산도 차량 위쪽에 네트워크 카메라를 달아 차량 주변에 있는장애물을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대부분 HD급 카메라가 채택됐다. 


폴크스바겐과 테슬라도 사이드 미러를 대체할 수 있는 HD급 카메라를 개발했다. 사이드 미러 대신 카메라를 채택하면 운전자 편의성 및 안전성이 높아질뿐 아니라 자동차 공기 저항이 줄어 연료 효율이 높아진다.


카메라 화소가 진화하면 활용도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기존 30만화소 카메라는 전방 70m 밖에 인식할 수 없지만, 100만화소 카메라는 100m 이상 가능하다. 360도 어라운드 뷰, 차선이탈 경보, 전방 추돌 경고 등 다양한 기능을 구현하는데 카메라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HD급 차량 카메라 확산...전장 부품 시장에 파급효과


차량 카메라 성능 개선은 다른 전장 부품에도 파급 효과가 미친다. 차량 내 통신 기술뿐 아니라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고급 전장 부품 수요 확대에도 영향이 갈 수밖에 없다.  


현대기아차는 HD급(100만 화소) 카메라 채택을 계기로 영상 전송 및 출력을 아날로그 방식에서 디지털 방식으로 바꿨다. 현재 이더넷 등 다양한 통신 표준을 놓고 어떤 것을 밀지 고민 중이다.

 

차량 디스플레이 시장에는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관측된다. 외부 모습을 촬영한 고화질 영상을 구현할 디스플레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HD급 차량 카메라 출시 움직임에 맞춰 HD급 차량 디스플레이도 잇따라 공개되고 있다. 


기아차 K9 일부 차종에는 계기판, 센터인포메이션디스플레이(CID), 뒷자석(RSE, Rear Seat Entertainmant), 앞 유리(HUD, Head Up Display) 등 5개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다. 


이미 주요 고급차에는 2~3개 디스플레이가 탑재되고 있다. 자동차 안전성과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보다 많은 디스플레이가 앞으로 장착될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 등 글로벌 업체들은 룸미러와 사이드 미러에도 디스플레이를 장착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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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자료 종합. /자료: KIPOST


차량 디스플레이는 기본적으로 심한 진동과 많은 먼지, 큰 온도변화 등에 노출된다. 기존 디스플레이보다 훨씬 높은 안정성과 신뢰성이 요구된다.

 

대신 일단 시장에 진입하면 높은 수익과 안정적인 매출을 올릴 수 있다. 가전제품용 디스플레이는 5% 마진율에 불과하지만, 차량 디스플레이는 3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차량 디스플레이 시장은 2009년 11억 달러에서 지난해 45억 달러로 성장했다. 매출 및 출하량 기준으로 연평균 30% 넘는 성장률을 기록했다.





차량 디스플레이 LCD에서 OLED로...한국 업체에 기회

 

향후 차량 디스플레이는 LCD에서 화질, 디자인 자유도 등에서 강점이 있는 OLED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LG디스플레이는 차량 내 디스플레이를 OLED로 바꾸기 위해 힘쓰는 회사 중 하나다.   


LG디스플레이는 벤츠 차세대 스마트카에 탑재될 플라스틱 OLED를 공급하기 위해 신뢰성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차량 디스플레이 시장은 재팬디스플레이 샤프 등 일본 업체들이 선점해 왔지만, 최근 대만 이노룩스, CPT 등 업체들이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면서 팽팽한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현재 LG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등 국내업체들은 4~5위권 수준이다. 


그러나 차량 디스플레이 시장이 LCD에서 OLED로 바뀌면 국내 업체들의 약진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대만 디스플레이 업체들에 비해 OLED 양산 기술이 앞서 있기 때문이다. 

 


 

부상하는 차량 카메라 시장 잡으려면...신뢰성과 안정성 확보 중요



지난해부터 국내 모바일 카메라모듈 업체들이 차량 카메라 시장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하지만 엠씨넥스, LG이노텍을 제외하면 뚜렷한 성과를 내는 업체는 많지 않다. 모바일 시장과 자동차 시장은 접근 방식 자체가 다른데, 대다수 업체들이 이를 간과하고 있는 탓이다. 


차량 카메라는 모바일용 카메라모듈보다 수십배 이상 가혹한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 한 순간의 오작동이 안전과 직결되는 만큼 신뢰성과 안전성이 까다롭다.


우선 영하 40도부터 100도까지 정상 작동해야 한다. 자동차는 시베리아 설원 위도 달리고, 사막도 달려야 한다. 차량 카메라의 기본 조건이다. 


방수 등급도 IP69 등급을 받아야 한다. 일정 수압에서도 견딜 만큼 차량 카메라는 튼튼해야 한다. 전자파 발생량도 줄여야 한다. 일정 이상 전자파가 발생하면 차량 내 전자 제어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HD급 차량 카메라 확산을 계기로 방열 성능도 중요해질 것으로 분석된다. 카메라 화소수가 늘어나면 정보처리량이 많아져 반도체에서 상당한 열이 발생한다. 현대기아차는 차량 카메라에 플라스틱 케이스 대신 알루미늄 소재를 써서 방열 성능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향후에는 마그네슘 등 방열 효과가 뛰어난 소재가 쓰일 가능성도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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