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휴대전화 브랜드로 부터 외면받는 미디어텍의 ‘10nm 선택’이 화두다. 이주 TSMC 주문량을 줄인 미디어텍에 포기를 권유하는 언론이 ‘16nm 선택’을 종용하는 것이다.  

​1일 대만 언론에 따르면 미디어텍은 최근 TSMC에 주문한 6~8월 물량의 3분의 1을 줄였다. 이에 대해 바이밍커지(柏铭科技)는 “지금 상황에서 적합한 결정이며 16nm 핀펫(FinFET) 공정을 택하는 것이 퀄컴 등 기업과의 경쟁에 더 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간 계속된 미디어텍의 오판을 지적한 것이다.  


▲미디어텍의헬리오 X30 소개 이미지. /미디어텍 제공



지난해 미디어텍이 중국 휴대전화 브랜드에 힘입어 크게 성장했지만 올해 이 대륙의 혜택을 못입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 나오는 지적이다.


2016년 미디어텍의 주력 제품은 헬리오 P10이었다. 당시 중국의 신흥 휴대전화 브랜드 ‘오포(OPPO)’와 ‘비보(vivo)’가 이 칩을 대거 사들였다. 혜성같이 등장한 오포와 비보의 출하량이 급증하면서 미디어텍의 출하량도 함께 급상승했다. 심지어 일시에 중국 대륙 시장에서 점유율이 퀄컴을 앞지를 정도가 됐다. 헬리오 P10은 TSMC의 28nm 공정을 사용했다.


이어 지난해 3분기 퀄컴의 중급 스냅드래곤625는 삼성전자의 14nm 핀펫 공정을 적용했다. 첨단 공정이 더 나은 성능을 가져왔으며 전력소모를 줄였다. 스냅드래곤625는 옥타코어 A53 아키텍처로 14nm 핀펫 공정의 지원 덕에 우수한 성능과 전력소모를 보여줬다. 큰 용량의 게임 등을 적용해 테스트 시에도 안정적인 성능을 보여줬다.


이어 퀄컴의 중급 스냅드래곤653은 연속으로 TSMC의 28nm 공정을 활용했다. 스냅드래곤653은 쿼드코어 A73과 쿼드코어 A53 아키텍처로 이뤄졌다. A73은 고성능의 저전력소모를 핵심으로 하기 때문에 스냅드래곤653이 비록 스냅드래곤625 보다 더 강한 성능을 갖고 있지만 상당한 발열 문제가 대두됐으며 용량이 큰 게임을 돌릴 때 반도체의 성능을 위해 발열이 지나치게 심화하면서 속도가 저하됐다.


스냅드래곤625의 성능이 잘 나오면서, 퀄컴이 올해 내놓은 중급 반도체 스냅드래곤653의 후속 스냅드래곤660은 이미 삼성전자의 핀펫 공정을 쓰기로 했다. 퀄컴이 전면적으로 첨단 14nm 핀펫 공정으로 옮겨가면서 경쟁사인 미디어텍이 뒤떨어진 28nm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시점에서 미디어텍은 다시 한발 앞서기 위해 용단을 했다. 고급 헬리오 X30과 중급 헬리오 P35 제품에 대해 대만 TSMC의 16nm 핀펫 공정을 뛰어넘고 최신 10nm 공정으로 직행하기로 했다. 첨단 공정을 통해 중고급 시장에서 퀄컴을 뛰어넘겠다는 목표인 셈이다.


여기서 문제가 생겼다.


결과적으로 TSMC의 10nm 공정은 지난해 연말 양산에 돌입하지 못했으며 수율이 낮은 문제로 큰 압박을 받고 있다. 이에 미디어텍 헬리오 X30 출시 역시 연기되면서 중국 휴대전화 브랜드가 줄줄이 탑재를 포기했다. 바이밍커지는 “미디어텍의 헬리오 P35가 만약 2분기에 양산된다면 일부 중국 휴대폰 브랜드에 채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만약 3분기 양산된다면 애플의 A11 프로세서와 10nm 공정 생산설비를 두고 경쟁을 해야 하는데 TSMC가 애플을 최우선 고객으로 삼는 상황에서 헬리오 P35의 양산은 분명 다시 연기될 공산이 크다”고 설명했다. 2분기 양산될 시 다행이지만 3분기를 넘어가면 올해 장사가 큰 타격을 입을 수 있을 것이란 이야기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디어텍은 또 다른 문제에 부딪혔다. 차이나모바일은 앞서 2015년 말 휴대폰 공장과 반도체 공장에 LTE Cat7 이상의 기술을 요구했다. 차이나모바일은 스마트폰 시장의 60%를 차지하며 시장에서 중요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미디어텍이 헬리오 X30과 P35를 출시하기 이전까지 중국 내 모든 휴대폰 반도체는 LTE Cat6 기술만 지원가능했다. 이것 역시 중국 대륙 휴대폰 브랜드가 미디어텍을 포기한 원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


바이밍커지는 “이에 미디어텍은 10nm 공정을 포기하고 TSMC의 16nm 핀펫 공정 혹은 이 공정의 개선 버전인 12nm 핀펫 공정을 채택해야 한다”며 “이 두 기술의 성숙도로 생산 역량이 충분하며 삼성전자의 14nm 보다 선진적이면서 퀄컴과 경쟁도 가능해질 뿐더러 안정적으로 중국 대륙 휴대전화 브랜드 고객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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