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와 함께 대만 주요 파운드리 기업으로 꼽히는 UMC가 12nm 이하 공정 연구개발 중단을 발표했다. 이미 주요 파운드리 기업의 미세 공정 개발 수준이 크게 앞서간 상황이라 투자 대비 회수율을 봤을 때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중국 언론은 SMIC 역시 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고 우려했다.


중화권 언론에 따르면 UMC는 지난해 7월 공동 CEO 제도로 전환한 이래 새 경영진을 주축으로 성장 전략을 재편, 무모한 기술 경쟁을 하지 않겠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기술 경쟁에 한번 뒤처질 경우 투자를 늘려도 회수가 매우 어려운 파운드리 업계 특성을 고려해서다. 투자를 늘릴 수록 원가는 높아지는데, TSMC 등 선두 기업의 공정은 이미 성숙해 제품 가격을 내리면서 후발 주자의 경쟁력이 떨어져 손실을 입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TSMC가 20nm, 16nm, 10nm 공정 양산에 나서는 동안 UMC는 지난해 14nm 공정 양산을 시도하는 데 그치면서 두 회사의 격차가 크게 벌어진 것도 이번 결정에 큰 이유가 된 것으로 분석됐다. UMC의 매출은 TSMC 매출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인 만큼, 실익을 고려해 기술 경쟁에 나서지 않겠다는 판단이다.



▲UMC 로고. /UMC 제공



이에 UMC는 12nm 이하 공정에 더 이상 투자를 중단하고 회사의 수익 구조를 개선하는데 초점을 맞추기로 결정했다. 상반기 기준 12nm 이상급 시장에서 UMC의 점유율은 9.1%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현 매출 수준(약 50억 달러)을 고려할 때, 이 시장 점유율을 15%로 늘리면 매출을 80억 달러 수준으로 높일 수 있을 것이란 계산이다.


UMC 측에 따르면 향후 14nm 공정을 개조한 12nm에 투자할 수는 있지만 7nm와 5nm 투자에는 나서지 않을 전망이다.


중국 언론은 UMC의 이같은 결정이 비단 대만 파운드리 기업의 문제가 아닌 중국 최대 파운드리 기업 SMIC에도 해당되는 문제라고 우려했다. 2분기 SMIC의 매출에서 28nm 생산으로 거둔 비중이 8.6%에 그쳐 시장 점유율 역시 낮기 때문이다. 대부분 매출은 40nm와 55nm 공정에서 나왔다. SMIC 측은 28nm 매출 비중이 낮은 이유로 공급 과잉을 들었지만 업계에서는 쉽게 납득하지 못한 분위기다.


UMC와 달리 SMIC의 경우 지속적으로 첨단 공정 연구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중국 최대 파운드리 기업으로서 정부의 지원이 뒷받침된다는 점에서 UMC와는 조건이 다르다. SMIC는 이미 극자외선(EUV) 장비를 도입, 7nm 공정 연구개발에 돌입한 상태며 14nm 공정 제품을 고객에 인도해 내년 초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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