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와 삼성전자의 미세 공정 파운드리 기술 개발에 잇따라 큰 공을 세운 대만 출신의 반도체 전문가가 중국 파운드리 회사 SMIC로 이적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파운드리 공정 기술이 핵심 기술진에 의해 중국으로 흘러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대한 대만과 한국의 긴장 역시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25일 중국 언론 지웨이왕(集微网)은 지난해까지 삼성전자 부사장을 지낸 량멍쑹(梁孟松)씨가 오는 5월 SMIC의 CTO 혹은 COO로 이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SMIC는 현재 COO를 맡고 있는 자오하이쥔(赵海军)을 장쑤창뎬(江苏长电) CEO로 임명하는 인사 변화를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량멍쑹 전 삼성전자 부사장은 TSMC의 공정기술 개발을 이끈 공신 중 하나로, 앞서 대만 TSMC 출신의 장상이(蒋尚义) 이사가 SMIC로 이적한 이후 또 다시 불거진 중국의 ‘기술 브레인 스카우트’에 대만 반도체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량멍쑹씨는 삼성전자 재직 이전 TSMC에서 첨단 공정 연구개발을 이끌다 삼성전자로 스카우트 됐다. 이어 삼성전자로의 ‘핀펫(FinFET)’ 기술 공정 이식 여부와 관련해 양측이 4년 간 소송을 이어가다 결국 TSMC가 승소했다.

 

량멍쑹씨는 TSMC에서 2011년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로의 이적 당시 이미 기술유출 논란에 한 차례 휩쓸렸다. 중화권 언론은 지난해 3분기 삼성전자에서 퇴사하기 전 량멍쑹씨가 삼성전자의 14nm FinFET 공정에 상당 부분 기여했다며 이같은 논란을 언급했다. 지웨이왕은 “이(기술유출의 사실 여부)에 대해 이견이 있지만 이후 삼성전자는 14nm 기술이 빠르게 진척됐고 퀄컴의 주문까지 받았다”며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와 TSMC의 FinFET 공정 특징이 유사하며 량멍쑹시의 기술 유출이 사실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 가운데 SMIC의 인재 영입은 계속되고 있다. ARM 글로벌 총재와 창업자인 튜더 브라운(Tudor Brown)과 EDA의 케이던스(Cadence) CEO 천리우(陈立武) 씨 등도 연이어 영입했다.


대만 언론은 앞서 SMIC로 자리를 옮긴 장상이씨가 TSMC의 연구개발을 주도했던 핵심 기술 임원이었음을 재차 언급, 량멍쑹씨의 이적 소식에 또 다시 표정이 어두워진 상황이다. 현지 전문가들은 반도체 파운드리 업계의 핵심 공신이 잇따라 중국으로 자리를 옮기는 상황에 적지 않은 우려를 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량멍쑹씨는 앞서 지난해 수 차례 SMIC 이적설이 돈 바 있다. 당시 정황상 SMIC로 이른 시일 내 이직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함께 제기되기도 했다. 삼성전자에서 7nm 공정 연구개발이라는 중책을 맡았던 만큼 이적 자체가 쉽지 않을 것이란 예측도 나왔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량멍쑹씨가 앞서 지난해 3분기 삼성전자에서 퇴사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SMIC로의 이적설에 힘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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