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3D 뎁스(Depth) 센서로 광풍… 시장은 무궁무진


데이터센터에 쓰이던 수직캐비티표면광방출레이저(VCSEL)가 모바일 기기, 드론 등 일반 소비자 가전으로 확장되고 있다.


특히 애플이 3차원(3D) 뎁스(Depth) 센서를 스마트폰 전면부에 탑재한 뒤 모바일 시장에서의 수요가 급격히 커지자 각 반도체 업계와 광(光) 업계도 관련 솔루션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욜(Yole)은 지난해 3억3000만달러(약 3750억원)에 불과했던 VCSEL 시장 규모가 오는 2023년 총 35억달러(약 3조9785억원)로 커질 것으로 예측했다.


▲VCSEL 시장은 지난해 3억3000만달러에서 오는 2023년 총 35억달러로 커질 전망이다.(단위: 백만달러)/Yole, KIPOST 재구성



3D 뎁스 센서로 열린 시장, SL에서 ToF로



VCSEL은 발광다이오드(LED)처럼 반도체 기판 표면에 수직 방향으로 빛을 방출하는 광원이다. 단일 점 형태(1D)나 여러 개를 어레이(array) 형태(2D)로 만들 수 있고 전력 소모량이 적고, 노출된 측면이 없어 광량도 높다. 


갈륨아세나이드(GaAs) 기판에 구조를 성장하고 주로 양성자 주입(Proton implantation)을 활용해 제작된다. 


▲표면방출레이저의 개념도./Vertilas


2000년대 초반 가장 먼저 상용화된 건 850㎚ 파장대로, 기지국 내 네트워크 장비간 데이터 전송용으로 쓰였다. 


그러던 VCSEL이 다시 주목받은 것은 애플이 3D 뎁스 센서를 아이폰X에 넣고서다.


애플이 아이폰X에 사용한 3D 뎁스 센서는 ‘구조광(SL, Structured Light)’ 방식이다. VCSEL 어레이를 3만개의 점으로 된 격자 무늬로 구성, 쏘아준 뒤 빛이 물체에 닿아 일그러지는 정도를 파악해 사용자를 인식한다. 


이미지를 한 번에 읽어들여야해 글로벌 셔터 방식의 이미지센서가 필수고, 이 값을 계산하는 알고리즘도 필요하다. 애플은 3만개의 레이저를 쏘지만 읽을 때는 3만8000여개의 빛을 인식하도록 알고리즘을 고도화했다.


하지만 SL 방식은 알고리즘은 물론이거니와 도트 프로젝터 등 부품을 제조하기도 어렵다. VCSEL이 어레이 형태로 탑재되기 때문에 비용도 만만치 않다. 


이 때문에 나온 게 비행시간차(ToF) 센서다. ToF 센서는 단일 VCSEL 소자에서 적외선(IR)을 원뿔 형태로 쏘고 이 빛이 사물에 맞아 반사되는 시간을 측정, 3D 화상을 만든다.


기존 적외선(IR) 센서는 신호 강도만 측정하고 사물의 반사율에 영향을 받기 쉽지만, ToF 센서는 비행 시간으로 거리를 계산하기 때문에 더 정밀한 값을 얻을 수 있다. 아직 SL 방식만큼 감도가 높지는 않지만 비용이나 제조 측면에서는 월등히 유리하다.



ams·ST마이크로, 소비자용 ToF 센서 시장 겨냥



현재 ToF 센서 업체들은 소비자 가전용과 자동차용, 산업용 등 다양한 시장을 겨냥해 제품을 내놓고 있다. 


업계 1, 2위를 다투는 멜렉시스(Melexis)와 TI는 차량용 및 산업용 시장에 집중하고 있고, ams가 인수한 헵타곤(Heptagon)과 애플이 인수한 프라임센스(PrimeSense), ST마이크로는 소비자 가전과 로봇 등의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애플에 3D 뎁스 센서를 공급한 ams는 헵타곤(Heptagon)을 인수, 기술력을 확보했다. SL방식은 물론 2개의 카메라를 활용해 입체 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적외선 일루미네이터 'BELICE', ToF 센서까지 전 제품군을 갖추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스위스 안면 인식 소프트웨어 업체 '키레몬(KeyLemon)'도 인수했다.


ST마이크로는 이번 ‘반도체대전(SEDEX) 2018’에서 3세대 ToF 센서를 선보였다.  가로, 세로, 높이가 각각 4.9㎜, 2.5㎜, 1.56㎜로 작고 전력소모량도 적어 사물인터넷(IoT) 기기부터 PC, 로봇까지 적용 가능하다. 단일 광 애발란치 다이오드(SPAD) 감지부(Detector)와 940나노 파장을 가진 VCSEL 소자가 내장됐다.


▲조삼래 ST마이크로 부장이 ‘SEDEX 2018’에서 ToF 센서 및 모듈을 소개하고 있다. ST마이크로의 국내 모듈 협력사는 크루셜텍이다./ST마이크로


색깔이나 반사 정도에 관계 없이 물체를 감지할 수 있다. 유리(Cover glass) 아래에서도 최대 4m 이내의 사물을 인식한다. 이미지를 총 16개(가로·세로 4×4)로 나눠 계산하는데, 2세대와 달리 관측 시야(FoV)를 조정할 수 있고 한 화면 안에 있는 여러 사물도 인식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3D 감지 센서가 오작동해 물체를 잘못 인식하거나 없는 물체를 있다고 판단하게 되면 오히려 신뢰성이 떨어진다. 이를 감안, 비나 눈 등 장애물로 사물을 판단할 수 없을 때는 이를 시스템에 알려주도록 했다.


조삼래 ST마이크로 부장은 “라이다(LiDAR) 등 자동차는 물론이고 스마트폰, 로봇, 드론 등으로 활용도가 무궁무진하다”며 "고글처럼 얼굴에 써 앞을 확인할 수 없는 가상현실(VR) 기기를 착용한 여러 명이 서로 부딪히지 않고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시대도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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