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분기 사상 최대 실적 기록… 투자 유연성 확대

메모리 가격 상승폭이 확연히 꺾이고 있다. 하지만 더이상 판매단가(ASP)로만 메모리 시장을 판단해선 안 된다. 고용량·고성능 제품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메모리 가격 상승폭이 줄어들고 있지만 SK하이닉스의 분기 매출이 연이어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이유다. 


▲SK하이닉스 M15 반도체공장 준공식(클린룸 완공)./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대표이사 부회장 박성욱)는 지난 3분기 매출액 11조4168억원, 영업이익 6조4724억원, 순이익 4조6922억원 으로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25일 밝혔다.


전분기보다 매출액은 10%, 영업이익은 16% 증가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56.69%에 달했다. 올해 누적으로는 매출액 30조5070억원, 영업이익 16조4137억 원, 순이익 12조1421억원을 냈다.

지난해처럼 시장 상황이 좋아서가 아니다. 연초보다 고객이 D램 재고를 정상 수준으로 확보한데다 고 공급부족도 완화되면서 D램 ASP는 겨우 1% 올라가는데 그쳤다. 가격 정점을 찍은 데다 수요도 급증한 낸드플래시 ASP는 오히려 10% 떨어져 가격 급증 전(2016년 상반기) 수준으로 돌아왔다.


호실적을 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출하량 증가다. D램은 서버 시장 수요와 중국 모바일 시장 수요에 적극 대응하면서 전분기보다 출하량이 5% 늘었고, 낸드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및 모바일 고용량화로 출하량이 19% 증가했다.

이를 통해 SK하이닉스의 3분기 낸드 전체 매출 중 SSD 비중은 20% 중반까지 확대됐다. 기업용 SSD(Enterprise SSD) 매출은 전 분기 대비 3배 이상 증가, 전체 SSD 매출 중 20% 중반대를 차지했다.

내년 말까지도 시장 상황은 여의치 않다. 미·중 무역 갈등과 금리 상승 등의 문제가 맞물리면서 수요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당장 국경절 수요도 이전만 못했고 중국 스마트폰 업계도 4분기, 내년 1분기 계획에 이를 반영할 예정이다. 서버 업체들도 단기적으로 필수적인 양만 메모리를 수급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 또한 투자나 제품군 출하량 조정 등을 분기별로 결정해 집행하기로 했다. 올해 투자는 공급 부족 해소에 초점을 맞췄지만 내년부터는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한다는 전략이다. M15, 우시 C2 등 신규 시설투자 속도 조절 여지도 남겨뒀다.


SK하이닉스는 우선 D램은 2세대 10나노급(1y나노) 미세공정 기술 개발 및 우시 C 클린룸 확장도 연내 마무리해 내년 2분기부터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생산 제품은 1x 나노 D램이다.


낸드는 72단 비중을 연말 50% 이상으로, 3차원(3D) 낸드 비중은 7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달 초 클린룸을 완공한 M15는 장비 반입 중으로 빠르면 내년 1분기 말부터 양산에 돌입한다. M11과 연계해 운영되는 M15는 기존 2D(M11) 낸드 생산량을 72단 3D낸드로 전환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일반 서버 대비 50%의 많은 메모리를 사용하는 인공지능(AI) 서버와 엣지 컴퓨팅(Edge) 등 고용량 메모리를 요구하는 신규 기술 도입에 따라 서버 시장 수요 성장세는 변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모바일 또한 트리플 카메라와 3D 센서 등의 고급 기능들이 중저가 스마트폰까지 확산되면서 메모리 탑재량이 지속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명영 SK하이닉스 부사장은 “메모리 시장에 대한 가시성이 낮아진 것은 맞지만 최고의 기술력과 분기별 유연한 투자로 변동성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시황이 힘들다고 하지만 ASP 하락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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