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간 협업해야 4차 산업혁명 대응 가능

“이제 반도체 제조사와 장비·소재 업체간 협력(collaboration) 없이는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혁신을 이끌어낼 수 없다”


정은승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사장은 11일 ‘나노코리아 2018’ 기조연설에서 말했다. 그는 연초 열린 ‘세미콘 코리아 2018’ 기조연설에서도 업계 간 협력을 강조한 바 있다. 


▲정은승 삼성전자 부사장이 나노코리아 2018 행사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KIPOST


그가 재차 이를 강조한 이유는 이전까지의 연구개발(R&D) 방식으로는 기술 혁신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전까지 반도체 기술 발전을 주도한 것은 반도체 제조사가 개발한 설계·공정 기술이다. 


회로 패턴이 복잡해지자 이중 패터닝(DPT) 등 다중 패터닝 공정을 고안했고, 2D 트랜지스터 구조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3D 핀펫(FinFET) 구조를 만들었다. 소재·장비는 성능·생산성을 개선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설계·공정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최첨단 공정의 반도체 회로 선폭은 10년만에 45나노에서 7나노로 줄었다. 단순 계산으로 해마다 3나노 이상 감소했지만, 지금부터 3년 후 2020년 양산될 공정은 1나노가 아닌 3나노다.


반면 저전력·고성능·고속 반도체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센서 네트워크의 복잡성, 엑사바이트(EB)급 데이터 처리 능력, 짧은 지연시간 등 4차 산업혁명의 3가지 도전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최근 들어 반도체 기술 발전의 중심 축이 소재·장비로 이동하고 있는 이유다.


정 사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반도체는 저전력·고성능·고속이어야 하고, 마치 인간처럼 작동해야한다”며 “이론적으로는 1.5나노까지 선폭을 줄일 수 있지만, 그 이후인 ‘비욘드 무어(Beyond Moore)’ 시대에는 이같은 수요를 만족하는 새로운 반도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계 반도체 업계는 극자외선(EUV) 노광용 펠리클·마스크 등 소재 기술이나 원자층식각(ALE) 장비, 이온빔 식각 장비 등 소재·장비 기술을 서로 협력해 개발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국내외 장비·소재업체와의 공동개발프로젝트(JDP) 건수가 이전보다 4배 늘었다. 업계 최초로 28나노 임베디드 자성메모리(eMRAM)를 양산할 수 있었던 것도 협력사가 개발한 자기터널접합(MTJ) 소재 덕이었다고 정 사장은 설명했다.


정 사장은 “반도체는 나노 기술을 없이 만들 수 없고, 반도체 없이는 4차 산업혁명도 불가능하다”며 “인간의 꿈을 현실로 만들어 줄 반도체를 개발하려면 업계 간 협업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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