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더한 솔루션으로 승부수

계측 업계가 자동차 시장을 새 먹거리로 점찍었다. 스마트폰 이후 미래를 이끌 산업으로 여겨지는 시장인 만큼 시장 선점에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완성차(OEM) 업체들은 새롭게 적용되는 기술에 대한 테스트를 추가로 요구하는 한편 조건도 더 까다롭게 제시하는 추세다. 차량 부품용 소프트웨어 테스트도 필수로 자리잡았다.

 

 

IT 계측 업체들, ‘솔루션’으로 공세

 

 

키사이트테크놀로지스, 내쇼날인스트루먼트(NI) 등 IT 기반 계측 업체들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솔루션으로 시장 공략에 나섰다.

 

▲키사이트는 반도체에서부터 모듈에 이르기까지 각 단계별 테스트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통합 솔루션을 제공한다./키사이트

 

키사이트테크놀로지스는 고객사가 만들고자 하는 기기에 맞춰 자사의 제품을 결합, 맞춤형 솔루션으로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이더넷(Ethernet)’을 구성하고 싶다고 하면 ECU, 이더넷용 반도체(칩) 부터 모듈, 전체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각 단계별 테스트 기기 및 소프트웨어를 통합해 판매한다.

 

이전에는 대부분의 고객사가 원하는 솔루션을 단품으로 구매했지만 최근에는 각 단계별로 성능을 검증하려는 수요가 늘었다. 국내에서는 자동차용 솔루션 중 무선주파(RF) 계측용 ‘스펙트럼 분석기’가 베스트셀러다.

 

정진수 키사이트테크놀로지스 차장은 “부품 업체들도 대부분 전자제어장치(ECU)의 성능 전반만 검사하다가 최근에는 RF 신호 등 추가되는 기능도 함께 테스트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레이더 솔루션을 찾는 업체도 늘었다”고 말했다.

 

▲NI의 전기차 도로환경·주행 가상환경 테스트 솔루션 ‘NI HIL 시뮬레이션’은 신차 개발 기간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NI

 

NI는 ADAS에 쓰이는 센서를 각 센서 별로, 혹은 통합해 검증할 수 있는 솔루션을 내놨다. ADAS 시스템에는 초음파, 카메라, 레이더, 라이다 등 4가지 종류의 센서가 활용되는데, ADAS 기능마다 쓰이는 센서가 다르다. 이 솔루션 하나로 센서부터 모듈, 시스템까지 검증할 수 있는 셈이다.

 

또 소프트웨어 기반 계측 플랫폼이라는 점을 앞세워 연구개발(R&D)에서부터 양산에까지 모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전까지 완성차(OEM) 업체는 자동차를 모두 결합한 뒤 성능을 측정했지만, 시스템이 고도화하고 전자부품이 늘어나면서 양산 라인 중간 중간에 테스트를 진행한다. 검증 항목만 1만5000개 이상이라 하드웨어 기반 계측기로 검증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가상환경에서 도로환경·주행 테스트를 할 수 있는 ‘NI HIL(Hardware-in-the-Loop) 시뮬레이션’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김종우 한국NI 과장은 “NI의 솔루션을 기반으로 SCM 전체의 계측 플랫폼을 갖추려는 완성차 업체도 있다”며 “국내외 시험인증기관과 협력, 완성차 업체의 요구를 반영한 부품 성능 검증 테스트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소프트웨어, ‘서브’에서 ‘메인’으로 

 

 

부품 테스트 중 일부, 그것도 선택적으로 적용됐던 내장형(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검증도 필수 항목이 됐다. 자동차 부품의 오작동을 막기 위해서다. 

 

차량용 검증 소프트웨어 시장은 영국 PRQA, 미국 그라마텍, 벡터소프트웨어 등이 점령하고 있다. 국내 업체로는 슈어소프트테크의 제품이 현대차 공식 소프트웨어 테스트 툴로 인정받았다.

 

슈어소프트테크는 자동차 전장용 테스트 소프트웨어를 자체 개발, 제공하고 있다. ECU용 임베디드 소프트웨어를 적용 전에 분석, 테스트해 코드 상의 오류를 미리 잡아낸다. 

 

현대차는 2002년 슈어소프트테크 설립 초 투자를 단행, 9.6% 지분을 확보했는데 지난해 이를 19.46%로 확대했다. 

 

계측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와 IT가 결합되고, 여러 기능이 추가되면서 통합 성능 평가 플랫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5세대(G) 이동통신과 함께 계측 업계 차세대 먹거리의 양대 산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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