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하반기 D램·낸드 투자 속도 조절… SK하이닉스는 앞당겼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신규 투자 속도를 조절한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계획됐던 D램과 낸드플래시 신규 투자를 내년으로 미뤘다. 

보완·전환 투자에 집중, 수익성 확보에 전념하겠다는 전략이다. 

 

SK하이닉스는 하반기 D램보다 낸드 투자에 집중할 전망이다. D램은 보완·전환 투자를 위주로 집행하고 낸드는 신규 투자를 앞당기기로 했다.

 

 

수요 불분명한 D램, 신규 투자 속도 조절

 

 

삼성전자는 당초 3D 낸드플래시 공장으로 지어진 평택 공장 2층(P-2)에 1x나노(18나노) 및 1y나노(16나노) D램 생산 라인을 구축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라인. 당초 3D 낸드플래시용으로 지어졌지만 1층은 낸드, 2층은 D램을 만드는 복합단지형 공장이 됐다./삼성전자

 

올해 투자를 집행, 서쪽에는 월 300㎜ 웨이퍼 투입량 기준 5~6만장 규모의 1x나노 D램 및 3D 생산 라인을, 동쪽에는 7~9만장의 1y나노 생산 라인을 꾸릴 계획이었지만, 이 중 완료된 것은 1x나노 D램 뿐이었다.(2018년 6월 28일 KIPOST <삼성전자, 1y 나노 D램 투자 시기 재검토> 참고>

 

공정 난이도가 증가하면서 비트그로스(Bit growth) 상승률이 이전의 절반 밖에 되지 않았고, 수요도 한정적이기 때문이었다. 

 

인공지능(AI)이나 그래픽, 서버 시장에서는 그래픽D램(GDDR)보다 20나노 D램 기반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선호한다. 자율주행 시장은 아직 열리지도 않았다.

 

내년 5세대(5G) 이동통신을 준비해야하는 모바일 시장에서도 1x나노 기반 저전력D램(LPDDR)4 및 4X로 충분하다. 삼성전자가 개발한 LPDDR5도 1x나노 기반이다.

 

그 결과 동쪽엔 현재 웨이퍼 이송 장치(FOUP) 등 기초 설비만 구축됐다. 장비 반입이 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속도가 한참 느리다. 아직 주요 장비 업체들은 구매의향서(PO)를 받지 못했다. 

 

통상 PO가 나온 뒤 3~6개월 내 장비가 반입되고, 라인 구축(Set up) 및 시생산, 양산 체제 전환에 2~3개월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달(9월)에 PO를 내도 장비 투자는 빨라야 연말부터 진행되는 셈이다.

 

SK하이닉스 또한 하반기 D램으로는 우시 2공장(C2) 건설 인프라 확충 및 전환·보완 투자를 진행한다. C2는 클린룸 내장재 작업부터 배관 등 인프라까지 6개월 정도가 소요, 연내 확장 작업이 끝날 전망이다. 전환·보완 투자 규모는 크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예측했다.

 

장비 업계 관계자는 “양사 모두 생산량(capa)보다 수율을 높이고 전환·보완 투자를 진행,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낸드 투자, 삼성은 늦추고 SK하이닉스는 당겼다

 

 

중국 메모리 반도체 업계가 낸드 플래시 생산 라인을 구축하기 시작하면서 일각에서는 업계가 생산량을 대폭 늘려 중국 메모리 업계의 진입을 사전에 차단할 것이라는 얘기가 돌았다.

 

▲SK하이닉스 M14 전경./SK하이닉스

 

하지만 이같은 소문이 무색하게 삼성전자는 3D 낸드플래시 투자도 6~9개월 미루겠다고 일부 장비 업계에 통보했다. 

 

신규 투자 대신 쿼드러플레벨셀(QLC) 4세대(64단) 및 5세대(96단) 3D 낸드 수율을 높이고, 전환 투자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택한 셈이다. 

 

프리미엄 낸드를 원활하게 공급할 수 있는 메모리 업체가 사실상 삼성전자 뿐인데도 시장 가격이 오를 기미를 보이지 않자 제값 받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재 삼성전자는 낸드 플래시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며 “낸드 플래시 업체들도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 중국 업체들의 시장 진입과는 무관하게 수익성을 챙기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낸드 플래시 시장 점유율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는 SK하이닉스는 앞서 2분기 실적 발표 당시 설명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청주 M15 장비 입고 시기를 2~3달 앞당긴다. 

 

하반기부터 장비 반입을 시작, 빠르면 내년 2월께부터 양산 체제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장비업계 관계자는 “중국 메모리 업계가 장비를 반입하고 있지만, 시생산을 위한 라인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규모가 적다”며 “양산 체제로 전환하는 데는 1~2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시시각각 변하는 시장, 복합단지(Complex)를 짓는 이유

 

이처럼 공정 난이도 증가에 따른 수익성 확보도, 시장 상황을 예측하기도 어려워지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양산 일정은 물론, 투자 계획도 탄력적으로 조정하고 있다.

 

3D 낸드, D램, 시스템반도체까지 모두 생산할 수 있는 복합단지(Complex) 형태의 생산 공장을 선호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평택 제2공장(P2)과 SK하이닉스의 청주 M16 공장도 마찬가지로 복합단지 형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AI, 자율주행 등으로 메모리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생산량 투자는 불가피하지만, 아직 시장이 본격화되지 않았다”며 “일단 부지를 확보해놓고 시황에 따라 수익성을 감안, 투자 계획을 수립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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