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버에 장착, 동영상 서비스 개선… FPGA 다음 ASIC 유력

네이버가 자체 인공지능(AI) 반도체를 개발한다. 


▲인공지능(AI) 기술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는 네이버가 이번에는 자체 칩을 만든다./네이버


이르면 연내 개발, 서버에 도입해 동영상 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다. 프로그래밍 가능한 반도체(FPGA)는 물론 전용 반도체(ASIC)까지 검토하고 있다. 향후 자율주행 및 로보틱스 등에도 적용할 가능성이 크다.



네이버, AI용 하드웨어 가속기 개발 착수



네이버는 최근 인공지능(AI) 연산을 담당할 반도체(가속기)를 개발하기로 하고 FPGA를 기반으로 할지, ASIC을 기반으로 할지 검토하고 있다.


이를 위해 반도체 설계 엔지니어도 모집 중이다. 개발은 네이버의 연구개발(R&D) 자회사 네이버랩스가 주도한다.


반도체 설계 경험이 없는 만큼 첫 번째 칩은 FPGA가 유력하다. 


FPGA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 일부 영역을 제외한 나머지의 성능이나 역할을 고객사가 프로그래밍으로 제어할 수 있는 반도체다. 


용도에 따라 회로나 프로그램을 바꿀 수 있고, 무엇보다 개발 시간이 짧다. 범용 프로세서인 그래픽처리유닛(GPU)보다 전력소모량 부담도 적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와 글로벌 FPGA 업체가 초기 개발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반도체 설계 기술이 부족한 만큼 FPGA를 먼저 개발한 후 ASIC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FPGA, 그 다음은 ASIC



네이버가 별도 AI 칩을 개발하는 이유는 기존 중앙처리장치(CPU)만으로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AI 칩은 AI 알고리즘 구현에 필요한 연산에 특화된 반도체로, 사용 목적에 따라 범용 GPU, FPGA, ASIC 방식으로 개발할 수 있다. 


▲각 반도체 형태별 차이./KIPOST 정리


이 중 범용 GPU는 개발된 제품을 사오는 것이라 개발비용도, 설계 과정도 필요없다. 하지만 ‘연산’보다 ‘그래픽’ 처리에 최적화돼있어 전력소모량과 발열량이 많다. 서버에 냉각기까지 합치면 유지보수 비용이 급증한다.


업계 관계자는 “서버 업체들이 GPU 도입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가 발열”이라며 “냉각 시스템을 추가로 설치하기엔 데이터센터의 여유 공간이 없고, 전력 소모량도 커 매월 수백억원의 전기요금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최근에는 FPGA와 ASIC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FPGA가 밑그림이 그려진 도화지라면, ASIC은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은 맨 종이다. 보통 FPGA를 개발, 성능과 동작을 테스트한 뒤 ASIC으로 넘어간다.


ASIC은 설계 능력만 가지고 있으면 원하는 기능을 얼마든지 구현할 수 있지만 한 번 기능을 정하고 나면 이를 바꿀 수 없고, 개발 기간이 오래 걸린다. 하지만 셋 중에서는 성능 대비 전력 소모량이 가장 적다. 


구글을 필두로 바이두, 페이스북, 아마존 등 글로벌 IT기업들도 ASIC으로 자체 AI 칩을 만들었다. SK텔레콤도 최근 자체 인공지능 가속 솔루션(AIX, AI Inference Accelerator)을 개발했다.


팹리스 업계 관계자는 “성능 최적화를 위해서는 ASIC이 가장 적합한 솔루션”이라며 “네이버가 이미 지난해 기술 스타트업 투자·지원 프로젝트 ‘D2 스타트업 팩토리’를 통해 투자한 AI 시스템 반도체 설계 업체 퓨리오사AI(Furiosa AI)와 협업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자율주행·로보틱스 등 다양한 솔루션에 적용 가능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AI 칩을 서버를 시작으로 자율주행, 로보틱스 등 AI 기능이 필요한 다른 솔루션과 접목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네이버랩스가 선보인 자율주행 로봇 어라운드(AROUND)./네이버랩스


네이버랩스는 AI 기술을 활용, 웨어러블형 키즈폰 ‘아키(AKI)’,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어웨이(AWAY)’를 선보인 바 있다. 향후 자율주행 플랫폼에도 AI 알고리즘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ASIC 기반 AI 칩은 어떤 기능이 들어가야하는 지가 특정돼있어 설계 일부와 공정만 바꾸면 다른 기기나 시스템에 적용하기 쉽다. 대량 양산 시 FPGA나 범용 프로세서보다 비용도 저렴하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설계 경험이 없기 때문에 타사와 협력, 구공정에서 제품을 만든 후 완성도를 높여갈 것”이라며 “카카오 등 다른 업체들도 자체 AI 칩을 만드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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