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만에 가격 30% 급등

반도체 후공정(패키지)용 필수 재료인 리드프레임 공급부족 현상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최근 일부 리드프레임 업체들이 사업을 종료하면서 공급이 제한적인데다 원재료 수급 문제까지 겹치면서 물량을 대기가 벅찬 탓이다.

이 때문에 일부 제품들은 주문부터 출하까지 10주 이상 대기해야 하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1년 전보다 가격 30% 올라


리드프레임은 반도체와 인쇄회로기판(PCB)을 연결시키기 위해 고정시키는 버팀대다. 반도체 칩과 기판 사이 전기 신호를 전달하고 칩을 외부 충격이나 습기로부터 보호한다.

리드프레임 가격이 오르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2분기 이후부터다. 품목별로 편차는 있지만, 평균적으로 공급가격이 30% 정도 인상됐다. 대만 디지타임스도 지난 4월 대만 내 리드프레임 업체들이 2분기부터 공급가격을 15% 인상할 예정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반도체용 리드프레임. /vantech



매 분기 가격이 깎이는 반도체 후공정 재료 시장에서 단가 인상은 극히 드문 일이다. 그 만큼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뜻이다. 한 패키지 업체 관계자는 “리드프레임 가격이 오르면서 패키지 재료비에 전가되는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최소한 올해 연말까지 수급이 풀릴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리드프레임 가격이 급격히 오르는 것은 공급 업체, 특히 하이엔드 패키지용 공급업체가 제한적인데다 원재료(구리) 수급 이슈까지 겹치면서다.

세계적으로 리드프레임 공급업체는 40여개에 달하지만, 자동차 반도체 등 고부가가치 제품용 리드프레임을 공급하는 곳은 손에 꼽는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리드프레임 시장은 미쓰이하이텍(이하 시장점유율 11.8%), 신코(9.9%), SDI(8.8%), ASM퍼시픽(8.7%), 창와테크놀러지(8.6%), 해성디에스(7.2%) 등이 주도하고 있다.

이 중 국내업체는 해성디에스 한 곳이다. 지난 2015년 LG이노텍이 관련 사업을 정리했고, 아큐텍반도체는 지난 2004년 성우테크론이 인수한 이후 리드프레임 사업이 크게 축소됐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 제공



여기에 원재료인 구리 합금 수급 상황도 좋지 않다. 히타치⋅고비⋅미쓰비시 등 구리 합금 공급사들이 리드프레임 시장 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커넥터 시장으로 눈을 돌리면서 양질의 구리 합금을 구매하기가 어려워졌다. SEMI에 따르면 리드프레임 업체들이 구리 합금을 구매하기 위해 기다려야 하는 기간은 40~50일 정도로, 커넥터용 구리 합금의 리드 타임(30~40일) 대비 더 길다.


최장 10주 이상 대기해야


이처럼 리드프레임 및 원재료인 구리 합금 공급이 제한된 상태에서 지난해 반도체 시장이 초호황을 맞이하면서 급격한 수급 불균형이 진행됐다.

특히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인피니언(Infineon),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가 자동차와 전력반도체용 패키지 소재를 대량으로 발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하이엔드급 리드프레임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주문부터 인도까지 최장 10주 이상 대기해야 할 정도다. 공급부족 사태가 벌어지기 전 4~6주 정도 걸리던 것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대기 시간이 길어졌다.

문제는 단기간에 리드프레임 공급부족 사태가 해결될 조짐이 보이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그동안 리드프레임 시장이 장기 침체를 겪어온 탓에 업체들의 투자여력이 부족한 탓이다. 최근 업황이 좋아졌다고는 해도 이 같은 흐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에 대한 확신도 부족하다.



▲글로벌 리드프레임 시장 규모 전망. /SEMI 제공



한때 세계 최대 리드프레임 공급업체였던 일본 스미토모메탈마이닝은 지난 2016년 관련 사업을 창와테크놀러지와 진린에 매각할 정도로 업황이 좋지 않았다. SDI와 지린은 올해 생산능력을 확대할 예정이지만, 30% 안팎에 그쳐 시장 요구를 충족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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