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 Industry Post(kipost.net)] 삼성전자가 1y나노(16nm 추정) D램을 양산하면서 또 한번 D램 설계 및 공정 혁신을 이뤄냈다. 이와 더불어 프리미엄 D램 생산 라인을 1y나노 제품으로 전면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양산 제품 중 최신, 최고성능 제품 비중을 대폭 늘린다는 것은 메모리 생산 패러다임의 변화를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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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평택캠퍼스 P1. 삼성은 79만㎡ 규모 부지에 반도체 공장 3~4개를 추가 건설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치킨게임 시대 가고, 성능 시대 도래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내년 출시할 맥북프로에 LPDDR4 D램을 탑재한다. 통상 PC와 노트북에는 DDR를 주로 쓰지만 모바일용 메모리를 사용했다. LPDDR4의 신호처리 속도는 3733Mbps(초당 3733Mb 전송), 동작전압은 1.1V~0.6V로 DDR4가 구현할 수 있는 최고 속도보다 30% 빠르고 전력 소모량도 적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존에는 서버, PC, 스마트폰으로 시장이 구분 됐지만 최근에는 각 분야별로 가리지 않고 최고 사양의 메모리 수요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더불어 스마트폰 시장도 상향 평준화 되면서 애플, 삼성, 화웨이, 오포⋅비보 등 스마트폰 업체가 사용한 D램도 상향 평준화 됐다.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에 따라 약간 차이는 있지만 LPDDR4 최고사양인 3200M~3733Mbps 성능 제품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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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모바일 D램 생산 연도. /KIPOST 취합 

 

서버 업체 역시 AI, 머신러닝 등을 지원하기 위한 프리미엄 D램 수요가 가장 많다. 삼성전자가 내년 생산하는 D램 물량 대부분을 10나노급(1x, 1y나노)으로 채우려는 이유다. 


같은 연유로 삼성은 고대역폭메모리(HBM)2 제품군 중 최고사양인 8GB HBM2 D램 양산 비중을 내년 상반기 50%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전체 수요 중 프리미엄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높다. 


이같은 프리미엄 수요에 맞춰 삼성은 DDR4 D램의 최고 속도를 3600Mbps(초당 3600Mb 전송), 모바일용 LPDDR4 D램은 4200Mbps까지 구현했다. DDR4 D램은 지난 2014년부터 2400Mbps, 2666Mbps, 지난해 초 3200Mbps, 올해 말 3600Mbps까지 2년도 채 안 되는 주기로 성능을 개선했다. 

 

LPDDR4(X) D램 역시 지난 2014년부터 3200Mbps, 3733Mbps, 4266Mbps 로 거의 1년에 한 번씩 성능 개선이 이뤄졌다. 속도는 빨라졌지만 동작 전압은 낮아졌다. DDR3의 동작전압은 1.5V⋅1.35V, DDR4는 1.2V, LPDDR4X는 최저 0.6V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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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D램(DDR) 생산 연도. /KIPOST 취합 

프리미엄 D램 공급부족은 지속   


성능 개선 요구에 더해 용량 수요는 더욱 폭발적이다. 올해 스마트폰 업체들은 6GB램을 장착한 제품을 내놨고, 내년에는 8GB램을 탑재할 예정이다. 360도 회전 촬영(랜더링), AI, 안면인식 등 기능이 추가되면 용량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 전세계 스마트폰 중 8GB램 탑재 기기가 3억대라면 최고사양 모바일 D램 칩 약 24억개가 필요하다.  


서버 시장은 수요가 더욱 견조하다. 올해부터 스마트 스피커 등 AI 데이터량이 늘어나고, 5G 통신망이 상용화 되는 내년부터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시티리서치는 내년에만 서버용 D램 수요가 41%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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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별 D램 수요. /D램익스체인지, 시티리서치

 

 시스코에 따르면 내년 클라우드에서 처리되는 데이터 트래픽 용량은 9.8제타바이트(ZB)다. 서버용 D램을 제외하고라도 현존 최대용량인 16TB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의 내장형 D램 수요만 잡아도 8Gb 칩 기준 100억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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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클라우드 데이터 트래픽 성장 추이. 전체 데이터센터 트래픽의 92%가 클라우드에서 처리된다. /시스코 


 

문제는 고사양, 저전력 프리미엄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업체가 삼성전자밖에 없다는 데 있다. SK하이닉스는 1x나노대 3200Mbps DDR4 칩은 아직 샘플 공급 중이고, 양산 제품은 2666Mbps가 최고 사양이다. 마이크론은 1x나노대 제품 양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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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양산하고 있는 D램 목록. 파란색은 타 업체 양산 최고 사양이다. /KIPOST 취합
 

 

전방 시장이 프리미엄 메모리 수급에 목을 매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의 D램 투자는 지속될 수밖에 없다. 특히 LPDDR4, HBM2 등의 고사양 D램은 삼성의 공급 스케줄에 따라 서버나 스마트폰 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성능, 소비전력을 모두 개선하다보니 신공정이 필요하고, 수요는 신공정에 몰려 신규 팹이 계속 필요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도 D램의 기술 경쟁이 있었지만 목적이 생산성을 높여 용량당 반도체 단가를 깎아 치킨게임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이었다”며 “지금은 전방 산업계에서 요구하는 성능 스펙을 맞추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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