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전자파(EMI) 차폐 장비 발주를 늦어도 4월 안에 완료할 전망이다. 스프레이 방식이 처음 도입돼 애플 ‘아이폰8(가칭)’부터 적용된다.
생산성이 좋은 스프레이 방식이 상용화 되면 스마트폰∙스마트워치 등에 그동안 널리 쓰이던 알루미늄 실드 캔(Shield Can) 방식을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더불어 관련 기술을 보유한 국내 주요 장비사가 주로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스프레이방식 EMI 차폐 반도체 공정 기술을 승인했다. SK하이닉스는 3월 중순부터 장비 주문을 시작, 4~6월 양산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EMI 차폐 공정은 넓게 보면 필름마운터부터 패키지 언로더(Un loader)까지 이어지는 약 6~7 단계로 이뤄진다. 필름 마운터, 칩 커팅, 패키지 로더, 플라즈마 세정(클리닝), 스프레이 차폐, 오븐 경화(큐어링), 패키지 언로더가 포함된다.
이 중 가장 핵심인 차폐 존(zone)은 플라즈마 세정부터 오븐 경화까지 3단계다. 은(Ag) 페이스트를 분사한 다음 고온 처리를 하면 반도체 표면에 약 5~10마이크로미터(μm) 막이 형성된다. 이 때 은 입자를 칩 옆면에도 꼼꼼하게 입혀야 하는데, 노즐 기술이 중요하다.
플라즈마 클리닝, 스프레이, 오븐 큐어링 장비는 프로텍이 공급한다. 이 회사는 지난해부터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EMI 차폐 장비 개발을 하면서 경기도 안양에 2000평 남짓한 사옥을 마련하고 제조 시설을 구축했다.
이 외에 칩을 잘라 스프레이 장비까지 이송해주는 로더와 언로더 장비 공급사는 제너셈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제너셈은 지난해 EMI 차폐 시스템을 삼성전자에 1개 라인, SK하이닉스에 2개 라인 각각 테스트를 진행해왔다. 한미반도체가 로더∙언로더 부문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지만 전체 시스템을 구축해 납품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제너셈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와 달리 기존에 구비해 놓은 물리기상증착(PVD, 스퍼터) 기술을 그대로 활용할 계획이다. 투자에 따른 감가상각을 고려해야 하는데다 소재 개발이 더딘 탓이다. 삼성전자와 EMI 차폐용 은 페이스트를 공급한다고 알려진 업체는 한솔케미칼과 한화케미칼이 있는데, 개발에 난항을 겪으면서 최근 공급 논의가 중단된 것으로 전해진다.
가장 큰 수요처인 자사 '갤럭시S' 시리즈가 개별 칩 차폐 대신 알루미늄 캔 차폐 방식을 쓰고 있다는 점도 한 이유다. 삼성은 '갤럭시S8'의 주요 부품을 알루미늄 캔으로 보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