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성능이 높아지고 입출력(I/O) 게이트 숫자가 늘어나면서 업계는 작은 면적에 많은 I/O(와이드 I/O)를 구현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반도체 내 전자 이동 속도를 높이기 위해 패키지 내 전극 길이도 최대한 줄여야 했다.

 

이를 위해 인터포저(Interposer)가 쓰이기 시작했다. 반도체를 기기의 시스템에  실장해 다른 칩⋅부품과 신호를 주고 받기 위한 서브스트레이트(Substrate)는 초록색 인쇄회로기판(PCB)이 주로 쓰였다. 와이드 I/O를 구현하에 PCB는 공정, 소재면에서 한계가 있다. 인터포저가 칩 다이(Die)와 서브스트레이트의 가교 역할을 한다.  

 

 

PCB 한계 뛰어넘는 특성 보유

 

기판에 구멍(홀)을 뚫어 전극 길이를 줄이고 3차원으로 쌓는 기법은 PCB에서 먼저 사용됐다. PCB는 수십 마이크로미터(μm) 크기 홀을 뚫고 적게는 2층, 많게는 40층을 쌓아 만든다. 

 

1마이크로미터(μm)부터 수 나노미터(nm)의 구멍(홀)을 뚫어 전극을 형성할 수 있다. 실리콘, 유리 등이다. 기존 PCB는 유리섬유와 에폭시 등을 섞은 소재다. 현재 PCB 제조에 쓰이는 비아 홀(via hall) 장비와 소재는 10μm 이하로 구멍을 뚫기 부적합하고, 방열 성능도 다소 떨어진다.

 

인터포저는 최신 기술은 아니지만 최근 들어 점점 쓰임새가 넓어지고 있다. 특히 실리콘관통전극(TSV)을 응용한 패키지는 거의 필수적으로 인터포저를 쓴다. 

 

특히 반도체 다이를 여러 개 넣어 한꺼번에 패키지 하는 시스템인패키지(SiP) 수요가 늘었다. SiP에는 메모리⋅로직 등을 수직으로 쌓아 올린 3D TSV 구현이 어려워 등장한 변형형태인 2.5D 패키지가 포함된다.   

 

현재 2.5D 패키지는 이미 상용화된 3D TSV 메모리와 로직을 인터포저를 이용해 연결하는데 주로 쓰인다. 수백만 개 I/O를 불량 없이 수직으로 연결해야 하는 3D에 비해 구현하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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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D 반도체에서 인터포저의 역할 / 자료=KIPOST.

 

 

 

실리콘⋅유리, 기판 소재로 뜬다

 

인터포저는 쓰임새가 다양하다. 우선 퓨어(pure)웨이퍼나 유리는 TSV 공정용 캐리어로 사용한다. via middle형 TSV는 웨이퍼 두께를 30 내지 50μm로 갈아내는 ‘그라인딩(Grinding)’ 공정을 거친 뒤 웨이퍼끼리 또는 웨이퍼와 PCB를 연결한다. 50μm 두께의 300mm 웨이퍼는 너무 얇아 종잇장처럼 휘어지기 때문에 이 웨이퍼를 붙잡아 주는 인터포저를 쓴다. TSV 공정이 끝나면 캐리어는 버려진다.

 

수동(passive) 인터포저는 PCB 등 기존 기판(Substrate)을 대신할 수 있다. 특히 반도체 칩 외부에 붙던 수동 소자들을 반도체 전공정을 이용해 실리콘웨이퍼에 실장해 보드 전체 공간 효율성도 높아진다. 

 

김구성 강남대 교수는 “지금은 PCB 기판과 칩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지만 나중에는 PCB를 대체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12인치 실리콘 웨이퍼가 장당 20만원에 육박하는 반면 PCB는 비슷한 크기 기판이 10만원 이하다.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PCB를 쓰는 게 유리하다.

 

하지만 점점 I/O 수가 많아지고, 기판과 칩을 연결하는 솔더볼 크기도 작아지면 PCB에 회로를 구현하는 것도 반도체 수준의 장비가 필요하다. 이미 장비를 보유하고 있는 반도체 전공정 업체는 실리콘이나 유리를 기판으로 사용할 수 있고, 신규 투자 부담도 덜하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전공정 업체들이 via middle TSV를 적용하면서 고사양 패키지를 내재화 하려는 것도 기술 진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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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포저 소재에 따른 비교. /자료=Yole.

 

 

 

인터포저 소재로 가장 많이 쓰이는 소재는 실리콘이다. 유리는 무선주파수(RF) 칩용 기판으로 연구가 되고 있지만 아직 상용화된 건 TSV 공정용 캐리어 정도다. 

 

코닝, 아사히글라스 등이 글래스 인터포저를 개발해 속속 내놓고 있다. 물성이 좋은 실리콘과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유리, 기존 PCB의 가격⋅성능⋅면적을 각각 비교해 최적의 소재가 쓰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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