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메모리 치킨게임에 대비하기 위한 원가 절감 전략에 착수했다.  가장 빨리 미세 공정에서 반도체를 양산해 생산단가를 낮추는 것만으로는 중국의 물량 공세를 당해내기 힘들다는 분석에 이은 조치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플립칩 칩스케일패키지(FC-CSP)와 와이어본딩으로 나뉘어 있던 패키지 기술 중 단가가 높은 플립칩 비중을 줄이고 와이어 본딩 비중을 높이기로 했다. 한편 솔더볼 대신 핀(Pin)을 사용한 핀그리드어레이(PGA)도 다시 도입한다.

 

이를 위해 메모리 패키지사업부는 차세대 와이어본딩 기술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28나노미터(nm) 이하 미세공정 기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연동할 모바일 D램에 와이더본딩을 적용한다는 목표다. 

 

 

 

wire.jpg

▲와이어 본딩 패키지/ 앰코테크놀러지 제공

 

메모리 패키지 기술은 와이어본딩, FC-CSP, TSV로 진화해왔다. 와이어본딩은 반도체 다이(Die)와 리드프레임을 금속 선으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입출력(I/O) 밀도가 늘어나면 일일이 와이어를 연결할 면적을 확보하기 쉽지 않고 I/O 밀도가 낮더라도 솔더볼을 범핑해 기판에 실장하는 플립칩에 비해 넓은 면적이 필요하다. 또 와이어 길이 때문에 신호 전달 속도가 느려 특히 28nm급 AP용 메모리에는 대부분 플립칩이 쓰였다.

 

어떻게 보면 모바일 D램 시장에서는 가격 메리트를 일정정도 포기하고 플립칩을 사용해왔다.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플립칩이 대세를 점한 이유는 치킨게임 종식 후 메모리 시장이 안정화된 덕이 크다.

 

플립칩을 대체할 기술로 AP와 메모리를 쌓아 만든 TSV가 등장했지만 수직으로 구멍을 뚫어 전극을 형성해야 하는 TSV는 양산 단가가 높다. 업계 관계자는 “집적도를 2z 나노급으로 높인 LPDDR4 이상 D램은 TSV 패키지를 써도 가격 경쟁력이 있지만 기존 D램은 TSV를 적용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모바일 시장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비싼 플립칩을 계속 고수할 수는 없다. 최신 주요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고가가 1000달러 이하로 떨어졌고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약진하면서 메모리 가격 인하 요구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중국 BOE가 오는 2020년 삼성 메모리를 제친다는 전략을 제시하면서 대대적인 투자를 시작한 것도 부담이다.

 

핀그리드어레이는 1990년대 PC용 메모리에 주로 쓰이던 패키지 기술이다. 솔더볼 대신 핀 형태로 전극을 형성하면 소재 양은 덜 쓰면서 신호 전달 속도는 빨라질 수 있는 기술이 다시 주목 받고 있다. 소재는 구리와 주석 합금을 주로 쓴다.  

 

 

flipchips_montage.jpg

▲플립칩 패키지/ 스태츠칩팩 제공

 

 

삼성전자 내부 관계자는 “플립칩이 적용되던 모바일 D램을 면적이나 성능 저하 없이 와이어본딩으로 대체하자는 게 목표”라고 전했다. 

 

플립칩과 와이어본딩 패키지 양산단가는 5~10% 가량 차이난다. 와이어본딩 소재는 금, 은, 구리가 쓰이는데 80% 이상이 여전히 금을 원료로 한다. 최근 금값이 떨어지면서 양산 단가는 더 벌어질 여지가 생겼다. 

 

 

41278_03_micron_displays_hyrbid_memory_cube_at_sc14_as_hmcc_spec_is_finalized.jpg

▲TSV/ 마이크론 제공

 

“고성능이 필요한 플래그십 스마트폰, 서버는 TSV를 쓰고 AP와 연결된 I/O가 수백개 수준인 중저가 스마트폰에는 와이어본딩 기술을 발전시켜 쓸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저작권자 © KIPOST(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